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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규시즌 4연패 후 기념촬영에 나선 선수단. (C)WKBL |
[스포츠타임스=홍성욱 기자] 우리은행이 7일 춘천 홈에서 KB스타즈에 승리하며 24승 4패로 일찌감치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었다. 지난 2012-2013 시즌 이후 4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아올린 것.
점점 기억에서 희미해지고 있지만 4년간의 우승 이전에 우리은행은 4년간의 꼴찌를 경험했다. 불미스러운 사건도 있었고, 연패는 일상적이었다. 2008-2009시즌 7승 33패를 시작으로 이후 9승이 최다 승일 정도로 팀은 만신창이가 됐다.
결국 상처는 위성우 감독 부임 이후 봉합 국면으로 전환됐다. 그해 지옥 같은 여수 체력훈련을 필두로 엄청난 훈련이 이어졌다. 위 감독도 “그렇게 다시 하라면 못할 것 같다”고 말할 정도다. 선수들은 이구동성으로 “상상하기도 싫은 기억”이라면서도 “당시 훈련이 우승의 밑거름이 된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그 때 우리은행의 목표는 ‘탈꼴찌’였고, 좀더 욕심을 부려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꿈을 그리는 정도였다. 그러기 위해서는 강력한 체력이 필요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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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장 양지희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고 있다. (C)WKBL |
위성우 감독은 “이전 우리은행은 잘 싸우다가도 종료 2분 전부터 집중력이 흔들리며 역전패가 많았다. 체력적인 보강을 통해 이를 극복해야 했고, 패배의식에서 빨리 벗어나야 했다. 연습경기 때도 패하면 호통을 쳤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선수들도 ‘지면 안된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최고참 임영희는 이전 인터뷰에서 “지면 더 많이 뛰어야 했기 때문에 무슨 수를 써서라도 연습경기부터 집중해 이겨야 했다”고 회상했다. 주장 양지희는 “이기지 않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선수들이 알고 있었다. 일단 이겨야 했다”고 덧붙였다.
그런 우리은행에게 전환점이 된 경기가 있었다. 2012년 10월 12일 KDB생명과의 시즌 개막전이다. 당시 외국인선수 없이 치른 초반라운드 경기에서 우리은행은 임영희, 김은혜(은퇴), 양지희, 박혜진, 이승아 등 5명이 교체 없이 풀타임을 소화하며 65-56으로 승리를 거뒀다. 40분 동안 존프레스로 상대를 압박한 결과였다. 이 경기는 우리은행의 이전 4년과 이후 4년을 가르는 상징으로 남아있다.
강력한 체력을 기반으로 상대를 무너뜨린 우리은행은 그해 기적 같은 우승을 거머쥔다. 통합 6연패 위업에 빛나던 임달식 감독의 신한은행도 2라운드에서 74-52로 쓰러뜨리며 거침없이 내달렸다.
여자프로농구가 주목받는 시즌이기도 했다. 만년 꼴찌가 갑자기 순위표 맨 위에 이름을 올리면서 사람들의 관심이 쏠렸다.
이처럼 우리은행의 첫 우승이 체력과 수비농구에 기반 했다면 두 번째 시즌은 박혜진이라는 해결사 등장에 초점을 맞출 수 있다. 수비 전술과 함께 공격 전술이 꽃 피우기 시작했다는 것. 2012-2013 시즌 도중 다시 도입된 외국인 선수 제도로 우리은행은 국내 선수들끼리 치른 이전 라운드의 선두 자리를 티나 톰슨과 함께 지켜냈었다.
하지만 그 다음 시즌에 티나 톰슨은 전체 1순위로 KDB생명에 지명됐고, 우리은행은 노엘 퀸과 샤샤 굿렛을 받아들였다. 특히 퀸은 수비형 선수였다. 결국 우리은행은 박혜진과 임영희가 공격 때 해결사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 결정적인 순간 박혜진이 코너를 찾아 뛰고, 나머지 선수들이 민첩하게 움직이며 슛 찬스를 만들어주는 작전으로 연이은 성공을 거뒀다. 2년째 이어진 존프레스는 더욱 강력한 무기가 됐다.
통합 2연패에 오른 우리은행은 2014-2015 시즌 개막 16연승으로 일찌감치 우승을 결정지었다. 그 전 시즌에도 개막 이후 9연승을 내달렸지만 여기에 7연승을 추가한 것. 3라운드까지 무패 행진으로 나머지 팀들을 호령한 우리은행은 가뿐하게 우승을 차지했다.
체력을 기반으로 수비와 공격전술 보강에 나선 우리은행의 변신에 상대 팀들은 원활하게 대응하지 못했다. 격차는 점점 벌어졌다. 우리은행은 고독한 강자의 자리를 노력으로 유지했다.
변형 존프레스로 상대 공격을 무력화시켰고, 공격 전술 다양화와 국내 선수 활용도 상승을 통해 독보적인 팀을 만들어냈다. 양지희가 인사이드에서 상대 4번과 격차를 벌렸고, 이를 바탕으로 외곽 찬스를 통해 득점했다. 임영희의 원드리블 점퍼는 상대 수비수 한 명을 제친 이후 깔끔하게 림을 갈랐다.
올 시즌 우리은행은 초반 2패를 당했지만 이후 13연승을 내달리며 페이스를 찾았다. 우승 문턱에 이르렀음은 물론이다. 중위권 혼전 속에서 군계일학(群鷄一鶴)의 자태를 보인 우리은행은 위기상황을 유연하게 빠져나왔다. 이승아의 부상은 이은혜가 메웠고, 김단비도 공수에서 활약하며 팀 승리에 기여했다.
우리은행의 올 시즌 키워드는 ‘완성도’다. 주축 선수들은 물론 샤샤 굿렛까지 3년째 함께 하다보니 전술 구사는 해를 거듭할수록 발전했다. 우리은행의 훈련과정을 지켜보면 상당히 구체적이다. 처음 공을 잡은 사람과 패스가 나가는 방향, 상대 수비수의 위치나 상황에 따라 두 번째 패스가 나가는 방향까지 세심하게 대처하고 준비한다.
이는 기본이 다져졌기에 가능하다. 동시에 체력적인 우위 또한 바탕으로 한다. 현재 2위 이하 최하위 팀까지 나머지 5팀과 우리은행의 경기력 차이가 큰 것은 다른 팀들이 아직 정상적인 리빌딩을 하지 못한 때문이다. 체력적으로는 어느 정도 높이를 맞춰오고 있지만 전술이나 완성도에서 차이가 크다.
우리은행은 체력을 기반으로 전술을 익혔고, 응용을 통해 완성도를 높였다. 이는 순차적으로 이뤄진 것이다. 하루아침에 이뤄진 게 아니다. 기본으로 돌아가 한계를 뛰어넘으며 이뤄낸 산물이었던 것.
한 계단을 뛰어오르기 위해선 그 전 단계가 원활하게 작동했을 때만이 가능하다. 이런 의미에서 계속 진화를 시도하며 쉬임없이 전진하는 우리은행의 다음 스탭이 더욱 궁금해진다.
정규시즌 4연패 위업을 이룩한 우리은행. 통합 4연패를 향해 날아오르는 한새의 거센 비상에 관심이 모아진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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