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흥국생명 테일러와 기업은행 맥마혼. (C)KOVO |
[스포츠타임스=홍성욱 기자] ‘천적(天敵)인가, 아니면 난적(難賊)인가.’
올 시즌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은 11일 현재 똑 같은 12승 6패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승점 차는 크다. 흥국생명이 32점으로 3위인 반면, 기업은행은 37점으로 2위다.
이유는 간단하다. 맞대결 성적 때문. 흥국생명은 IBK기업은행만 만나면 유독 힘을 쓰지 못했다. 세 번 겨뤄 모두 패했다. 그나마 지난해 12월 13일 3라운드 경기에서 한 세트를 건진 것이 위안거리였다. 결국 기업은행에 승점 9점을 빼앗기는 동안 단 1점도 가져오지 못해 나머지 4개 팀에 거둔 승점 마진(현대건설 +2, 도로공사 +7, GS +2, KGC +8)을 홀랑 까먹고 말았다.
그런 흥국생명이 12일 오후 5시 홈코트인 인천 계양체육관으로 IBK기업은행을 불러들인다. 오늘 대결은 상위권 판도의 바로미터다. 홈팀 흥국생명이 이긴다면 천적 관계가 깨짐과 동시에 선두 다툼은 3파전 양상으로 바뀐다.
반면 기업은행이 또 다시 승리한다면 흥국생명은 도리없이 3위 지키기로 전략 수정을 해야 한다. 아울러 16일 김천 도로공사전에도 비상이 걸린다. 기업은행과의 천적 관계 또한 시멘트가 굳어지듯 단단해진다. 여러 모로 흥국생명 입장에선 물러설 수 없는 승부다.
기업은행도 마찬가지다. 전날 도로공사가 선두 현대건설을 3-0으로 잡으면서 선두 탈환의 길이 조금씩 열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쉬운 상대였던 흥국생명전을 잘 넘기면 오는 18일 현대건설과의 맞대결을 통해 대반전을 꿈꿀 수 있다.
현재 두 팀 모두 상승세다. 흥국생명은 3연승 휘파람을 불고 있고, 기업은행은 파죽의 6연승을 내달리고 있다. 상승탄력을 제대로 받은 분위기가 정면충돌하는 날이다. 지는 팀은 연승이 끊기면서 내리막 반전으로 접어들 수 있는 만큼 더욱 사력을 다해야 하는 날이다.
오늘 경기의 포인트는 우선 외국인 선수 대결에서 찾을 수 있다. 최근 두 팀이 잘나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흥국생명 테일러 심슨과 기업은행 리즈 맥마혼은 원톱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테일러는 지난해 12월 31일 현대건설전 22득점(성공률 51%)에 이어 3일 KGC전에서도 27득점으로 승리의 주역이 됐다. 맥마혼도 5일 도로공사전 47득점(성공률 59%)에 이어 9일 KGC전 22점 활약으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
이 두 선수는 팀 공격을 주도하며 상대 블로킹을 달고 다닌다. 수비 포메이션도 두 선수에 대응하는 것이 첫 번째 옵션이다. 결국 대포싸움의 우위는 승패와 직결될 수밖에 없다.
또 기업은행에 토종 쌍포 김희진과 박정아가 있다면 흥국생명에는 이재영이라는 걸출한 신무기와 김수지-김혜진으로 이어지는 속사포가 있다. 이 싸움도 불을 뿜을 것으로 보인다.
하나 더 생각할 것은 리시브와 수비 대결이다. 기업은행은 채선아와 전새얀이 번갈아 투입되며 아킬레스건이던 서브리시브에서 안정감을 찾고 있다. 한 명이 흔들리면 다른 한 명이 메워주는 분위기.
흥국생명은 끈끈한 수비가 장점이다. 무너질 듯 무너지지 않는 이유도 수비의 힘이다. 주예나가 리베로로 나서면서 수비라인은 더 단단해졌다. 따라서 오늘 경기도 몸을 던지는 수비를 통해 의지를 보여주는 쪽이 힘을 얻을 전망.
승부의 세계에서, 특히 시즌을 치르는 상황에서 계속 이겼던 팀에게는 잡히면 안된다는 건 당연지사다. 한 번 무너지면 만만해지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오늘 IBK기업은행은 타이틀을 방어하는 챔피언의 입장이다. 천적을 다시 한 번 입증하기 위해 코트에 나선다.
반면 흥국생명은 기업은행이 이기기 힘든 난적이지만 천적은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칼을 갈고 체육관에 들어선다. 죽을 수는 있어도 패할 수는 없다는 수사불패(雖死不敗)의 정신으로 단단히 무장했다.
놓칠 수 없는 오늘 승부는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펼쳐진다. 현장에서 선수들의 움직임을 지켜보는 재미는 쏠쏠하다. SBS 스포츠나 네이버 스포츠를 통해서도 생중계된다. 승리의 기쁨과 패배의 아픔 사이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린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저작권자 © 스포츠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