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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차두리, “컴컴한 터널 지나며 소중한 것 깨달았다”
김가을 | 2015.11.08 05:54


[스포츠타임스=상암, 김가을 기자] “은퇴 기자회견을 정말 많이 했는데, 이제는 정말 끝이네요.”

정든 그라운드를 떠나는 차두리(FC서울)가 시원섭섭한 마음을 드러냈다.

차두리는 7일 오후 3시 5분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서울과 수원의 2015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36라운드 경기에서 은퇴식을 치렀다. 3월 31일 뉴질랜드와의 친선경기를 끝으로 대표팀을 떠난 차두리는 이날 프로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공식 기자회견장에 참석한 차두리는 “은퇴 공식 회견을 정말 많이 했는데, 이제는 정말 끝인 것 같다. 마지막이라는 게 실감 난다”며 웃었다.

그는 “새로운 삶에 대한 기쁨도 있지만, 4~5살 때부터 사랑했던 축구를 다시는 그라운드 위에서 할 수 없다는 생각에 아쉬움이 든다. 슬프다. 정말 열심히 하려고 했다. 덕분에 지금 이 순간을 후회 없이 맞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5살 때 처음 축구를 시작한 차두리는 독일 분데스리가와 스코틀랜드, K리그를 돌며 프로 생활을 했다. 고려대 시절이던 2001년 11월 8일 세네갈과의 친선전에서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A매치 76경기에 나서기도 했다.

화려한 선수 생활을 한 차두리는 마지막까지 팬들의 박수를 받으며 그라운드를 떠났다. 그러나 차두리는 “많이 좌절했었다”고 축구 인생을 돌아봤다.

한국 축구의 전설 차범근의 아들로 태어난 차두리는 아버지와 끊임없이 비교됐다. 차두리는 “내 기준은 차범근이었다. 아버지보다 잘하고 싶었고, 뛰어넘고 싶었다. 그러나 나이가 들고, 유럽 무대를 경험할수록 차범근이란 선수가 얼마나 대단한지 알게됐다”고 했다.

그는 “독일 분데스리가에 가자마자 강등을 맛봤다. 새삼 아버지의 대단함을 느꼈다. 이전에는 유망주였다면, 20대 중반 이후에는 차범근이라는 벽을 넘을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차두리는 좌절의 순간 새로운 세상을 경험했다. 그는 “생각해보니 나는 참 많은 것을 가진 사람이었다. 태어나 보니 아버지가 차범근이었고, 축구를 하다보니 월드컵 4강에도 갔다. 그것을 잊고 살았던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축구를 하는 만큼 즐기려고 노력했다”며 미소 지었다.

2013년 서울의 유니폼을 입고 한국 무대에 데뷔한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차두리는 “처음에 한국에 온다고 했을 때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나 역시 바닥에 주저앉은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처음부터 모든 것에 햇살이 비치는 좋은 날씨는 아니었다. 어두컴컴한 터널을 지나야만 했다. 터널을 지나면서 밝은 빛이 보였고, 소중한 것이 뭔지 깨달을 수 있었다. 인생 살면서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축구 인생의 1막을 마친 차두리는 2막을 위해 도전에 나선다. 차두리는 “아직 무슨 일을 할지 정확히 모르겠다. 다만 그라운드 가까이에 있고 싶다는 생각에 감독 자격증을 따려고 한다. 분명한 것은 그동안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돌려드리고 싶다”고 말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길었던 축구 선수 인생에 마침표를 찍은 차두리는 이제 새로운 축구 인생을 위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는다.

김가을 기자 spec2@thesportstimes.co.kr


[
사진=차두리, (C) 한국프로축구연맹]

김가을  spec2@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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