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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어울리는 책 ‘산토리니, 주인공은 너야’
홍성욱 | 2015.10.01 13:01


[스포츠타임스=홍성욱 기자] 만약 당신이 지중해의 외딴 섬에 사는 친구에게 편지를 받는다면? 그 친구가 당신이 삶에 지치고, 힘겨워한다는 것을 알고는 그곳에 와서 잠시 쉬었다가라고 한다면? <산토리니, 주인공은 너야>의 저자 남상화의 여행은 친구가 보낸 편지 한 통에서 시작됐다.

몇 년 전 지중해를 오가는 페리에서 하룻밤 짧게 스쳐간 인연으로 친구가 된 ‘그리스인 조르바’를 닮은 사내. 그 친구를 찾아 떠난 여행은 유라시아의 가교 터키를 거쳐 지중해의 작은 섬 코스까지 이어진다. 친구를 찾아가는 오랜 여행 속에서 다시 여럿의 친구를 만나고, 그 친구들을 통해 저자는 여행의 진정한 의미에 눈뜬다. 산토리니의 붉은 노을을 보며 여행자의 일은 열심히 잘 노는 것이고, 여행도, 인생도 주인공은 자신이란 것을 깨닫는다.

친구를 찾아 떠난 여행에서 덤으로 얻은 많은 것들을 감성적으로 서술한 <산토리니, 주인공은 너야>가 발간됐다. 저자 남상화씨는 길 위에서 가장 빛난다. 100일이 훌쩍 넘는 여행도 몇 차례, 길고 짧은 여행을 반복해 왔다. 최근 몇 해 동안 해외정책연수를 기획하고 운영해 왔다. 일로 떠나는 여행은 ‘빡세게’, 그러나 혼자 길을 나설 때는 ‘샨티샨티’ 느린 걸음과 긴 호흡으로 여행한다. 홍대 언저리에 살고 있는 30대 비혼 여자이며, 여행은 물론 영화, 나무, 요가, 카페, 글쓰기를 좋아한다.

<산토리니, 주인공은 너야>에는 이런 저자의 감성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오래 다니던 회사를 관둔 저자에게 날아온 친구의 편지 한 통. 지중해 파란 바다에 떠 있는 작은 섬에 사는 친구의 초대다. 떠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그녀에게는 시간이 아주 많이 생겼으며, 여행 전 방을 빼야할 일도, 월세 걱정을 할 일도 없기 때문이다.

불확실한 미래와 알 수 없는 인생에서 흔들리기도 하지만 때로는 그것이 우리를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계기가 된다고 믿는 저자의 여행은 그렇게 시작됐다. 끊임없이 이동하고 머무는 ‘여행’을 반복하며, 누군가를 만나고, 느린 걸음과 긴 호흡으로 여행을 즐길 수 있기까지 그녀가 겪었던 여행의 성장통은 읽는 이들로 하여금 공감과 성찰을 준다.

여행은 터키 이스탄불부터 시작한다. 동서양의 교차로이자 수천 년 역사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이스탄불은 저자에게도 추억이 깃든 도시다. 그곳을 떠나 샤프란볼루에서 ‘두 번째 가족’을 만난다. 친구의 친구 집에서 말도 통하지 않는 친구의 엄마와 함께 했던 시간들. 그때가 물 한 모금 마실 수 없는 라마단 금식기간이었지만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속을 여행하며 깊은 친밀감을 나눈다.

터키의 수도 앙카라와 ‘스머프의 집’ 같은 바위가 있는 카파도키아, 지중해의 낭만이 가득한 페티예, 유령의 도시 카야쿄이, 신들의 휴양지 올림푸스를 거쳐 마침내 ‘그리스인 조르바’를 닮은 친구의 집이 있는 코스 섬으로 간다.

그곳에서 다시 만난 친구와 친구의 친구들, 그리고 너무도 사랑스러운 친구의 딸과 함께 한 시간들…. 저자는 여행이 계속될수록 사람 속으로의 여행으로 점점 빠져든다. 만남의 끝은 이별. 다시 혼자가 되어 산토리니의 붉은 노을에 물들고. 지중해 문명의 고향 크레타 섬에서는 히피처럼 떠돈다. 그러나 여행은 아직 끝이 아니다. 지상에서 가장 먼 곳, 저자의 여행은 다시 그곳에서 시작된다.

저자가 들고 다닌 카메라에 투영된 일상이 책 속에 그림처럼 펼쳐진다. 깊은 가을 좁은 방 안에서 넓은 세계를 맛보고 싶을 때 권하고 싶은 책이다. 도서출판 꿈의지도가 펴냈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사진=산토리니, 주인공은 너야 표지. ?꿈의지도]

 

홍성욱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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