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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는 극복될까’ 흥국생명 vs IBK기업은행
홍성욱 기자 | 2018.01.14 01:05
흥국생명 크리스티나(왼쪽)와 IBK기업은행 메디. (C)KOVO

[스포츠타임스=홍성욱 기자] 프로배구 경기에 있어 승패에 작용하는 쌍방의 힘은 복잡하고 미묘하게 얽혀 있다. 갈고 닦은 실력이 축이지만 개개인의 능력이 모여 이룬 조직력과 소통 능력 또한 중요한 요소다.

긴 시즌을 치르다보면 선수들은 크고 작은 부상을 달고 산다. 지속적인 재활여부와 당일컨디션도 빼놓을 수 없다. 여기에 정신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수치화시키기 어렵지만 실로 크다고 하겠다.

14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선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이 4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두 팀의 이번 시즌 세 차례 승부에선 IBK기업은행이 3연승을 거두며 압도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승리했던 IBK는 심적 우위 속에서 흥국생명을 상대하고 있다.

데이터를 펼쳐보면 쏠림현상은 상당기간 축적됐다. 흥국생명은 IBK기업은행과 역대 통산전적에서 7승 32패다. 홈에서도 3승 16패로 저조한 승률이었다. 이 정도면 트라우마(trauma)가 생길 법하다.

과연 흥국생명은 IBK기업은행에 승리를 거둘 수 있을까. 이를 풀어보려면 승패의 의외성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이번 시즌으로 국한해 세 차례 맞대결 수치를 보면 우선 IBK기업은행이 9세트를 뽑으며 승점 7점을 따냈고, 흥국생명은 4세트를 따내며 승점 2점을 챙겼다. 득점(공격+블로킹+서브)에선 흥국생명이 200점으로 IBK(198점)보다 2점이 많았고, 공격득점도 161점으로 IBK의 148점보다 우위였다.

블로킹(30-26)과 서브(20-13)는 IBK가 우위를 보였고, 세트(157-146), 리시브(99-95), 디그(303-270)에선 흥국생명이 앞섰다. 범실은 흥국생명이 71개로 IBK(67개)보다 4개가 많았다. 승패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20점대 이후 범실은 흥국생명이 17개로 IBK(18개)보다 1개 적었다.

이런 수치라면 흥국생명이 1승 정도는 거뒀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과연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흥국생명은 패배 후 원인을 어디서 찾았으며, IBK기업은행은 승리의 원인을 무엇으로 꼽고 있을까. 트라우마가 작용한 것은 아닐까.

이번 시즌 여자부 개막전이었던 10월 14일 1라운드 경기는 흥국생명에게 상당히 아쉬운 패배였다. 1세트를 25-11로 손쉽게 따낸 뒤, 2세트와 3세트를 내줬지만 4세트를 잡아내며 파이널세트로 승부를 몰고 가는 뒷심을 보였다.

5세트에선 10-10 동점에서 이재영의 공격 득점에 조송화의 블로킹 득점과 테일러 심슨의 백어택 득점으로 13-10까지 앞섰지만 이후 연속 5실점으로 패했다.

11월 25일 열린 2라운드 경기는 아쉬움이 더했다. 흥국생명은 외국인선수 없이 경기에 임했기에 정신 무장을 단단히 했고, 선수들의 책임감 또한 그 어느 때보다 강했다. 1세트를 25-17로 손쉽게 따낸 뒤, 2세트를 내줬지만 3세트도 25-15로 잡아내며 희망의 불씨를 이어갔다. 4세트가 두고두고 아쉬웠다. 22-24로 세트포인트에 몰린 상황에서 이한비의 강타에 이은 상대 메디의 범실로 듀스를 이뤘지만 김나희의 서브 범실이 나왔고, 이한비의 공격은 김희진의 손에 가로막혔다.

파이널 세트에서도 13-13까지 잘 버텼지만 이재영의 공격범실과 조송화의 범실로 경기를 내줬다.

12월 2일 어렵사리 영입한 대체 외국인선수 크리스티나가 첫 선을 보였지만 아직 시차적응도 되지 않은 상태라 조직력 또한 아쉬움이 남았다. 경기는 0-3 완패로 끝났다.

그리고 43일 만인 1월 14일 네 번째 맞대결을 펼친다. 흥국생명 입장에선 절치부심(切齒腐心)의 자세가 필요하겠고, IBK기업은행 입장에선 방심 없이 연전연승(連戰連勝)을 이뤄가는 것이 중요하겠다.

현재 원정팀 IBK는 12승 6패 승점 35점으로 2위다. 오늘 경기에서 승점 3점을 챙긴다면 선두 한국도로공사(승점 39점)에 1점 차로 다가설 수 있고, 동시에 3위 현대건설(승점 33점)과의 격차도 벌릴 수 있다.

홈팀 흥국생명은 5승 13패 승점 19점으로 5위다. 승패에 따라 순위가 바뀌는 건 아니지만 반드시 승리해서 그 동안 쌓인 IBK기업은행에 대한 공포감을 털어내야 할 타이밍이다.

오늘 경기는 1세트가 아닌 경기장에 도착한 선수들의 표정을 읽는 것에서 시작된다. 특히 흥국생명 선수들의 표정을 유심히 살펴봐야 할 것 같다.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보이는지를 우선적으로 살펴보면 더 흥미로울 것 같다.

지난해 챔프전에서 만났지만 지금은 상위권과 하위권으로 나눠진 가운데 일방적 승패 구도 속에서 다시 대결을 펼치는 두 팀의 승부라 더욱 관심이 쏠린다.

경기는 오후 4시.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펼쳐진다. 중계방송은 KBSN스포츠와 네이버스포츠를 통해 이뤄진다. 휴일날 서울과 수도권에 있는 팬들에게는 볼만한 대결이 될 것 같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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