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타임스=홍성욱 기자] 개막 이후 9연승이다. 디펜딩쳄프 우리은행의 거침없는 질주가 올 시즌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시즌에도 개막 이후 9연승을 내달렸던 우리은행이다. 단일시즌 체제로 전환된 이후 여자프로농구에서 ‘개막 9연승’은 처음이었다. 올 시즌은 기록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미지수다. 현재로선 막을 팀이 보이지 않는다.
지난 시즌 우리은행은 12월12일 안산 원정길에서 신한은행에 71-74로 패하며 개막 이후 첫 패배를 기록했다. 9연승 과정도 올 시즌과는 달리 순탄치 않았다. 신한은행과의 개막전에서 85-79로 승리했지만 종료 4분 전까지 75-74로 살얼음판 승부를 펼쳤다.
11월 28일 용인 삼성생명전에서는 61-62로 1점 뒤진 상황에서 경기 종료 27초를 남기고 박혜진의 리바운드에 이은 점프슛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만일 이 경기를 놓쳤다면 개막 5연승으로 만족했어야 했다.
접전이 많았던 지난 시즌과는 달리 올 시즌은 완승 퍼레이드가 이어지고 있다. 그야말로 난공불락(難攻不落)이다. 지난 달 3일 시즌 첫 경기 용인 삼성전에서 53-35로 앞서다 56-55까지 추격을 허용했지만 60-56으로 경기를 마쳤다. 임영희의 점퍼와 박혜진의 자유투 득점으로 흐름을 내주지 않았다.
이후 경기에서도 우리은행은 주도권을 쥐고 경기를 펼쳤다. 상대가 추격해도 여유있게 다시 치고 나갔다. 작년 우리은행보다 훨씬 강해졌다. 분석해보면 네 가지 이유가 꼽힌다.
첫 번째는 외국인 선수의 변화다. 샤샤 굿렛은 그대로 뛰고 있다. 다른 한 명이 바뀌었다. 노엘 퀸 대신 샤데 휴스턴이 들어왔다. 퀸이 수비만 잘하는 반쪽짜리 선수였다면 샤데 휴스턴은 공격형 선수다. 수비조직력보다 공격에서 활로를 뚫어주고 있다. 여기에 기존의 샤샤 굿렛도 진일보했다. 골밑 안정감에서 최고다.
국내 선수의 짜임새에서 타 팀을 압도하는 우리은행은 용병 매치업에서도 우위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두 번째는 가드 이승아의 득점 가담이다. 슛폼을 교정한 이승아는 중요한 고비마다 3점슛을 터뜨리고 있다. 여기에 특유의 돌파까지 더욱 살아났다. 임영희와 박혜진이 건재한 가운데 공격 옵션이 늘어난 상황이다. 상대 팀 입장에서는 임영희와 박혜진을 포기하고 이승아에게 헬프 디펜스를 갈 수는 없는 노릇. 결국 이승아의 득점기회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세 번째는 식스맨의 활약이다. 가드 이은혜, 포워드 박언주와 김단비가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들 3명이 투입 됐을 때 스코어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 결국 5~6명이 하는 농구에서 9~10명이 하는 농구로 확정된 우리은행이다.
이들 3명의 역할의 활약에 우리은행은 모든 포지션의 백업구축이 완성됐다. 용병 2명과 양지희 강영숙이 교대로 나서는 센터진에 이어 포워드와 가드까지 풑타임 없이 쉬어가며 경기에 나서는 상황이다.
중요한 건 기존 주전 선수들이 벤치에 앉아있으면서도 마음이 편해졌다는 사실이다. 이전에는 들어오자마자 다시 나갈 준비를 해야했고, 5반칙 퇴장이라도 당하는 날에는 죄인처럼 가시방석위에 앉아있었지만 올 시즌 마음 편히 물도 마시고 경기 흐름을 보면서 호흡을 가다듬을 수 있는 상황이 됐다.
네 번째는 선수들의 자신감이다. 우리은행 선수들은 이구동성으로 “자신감이 늘어났다”고 했다. 주장 임영희는 “2년 동안 우승하면서 개인적으로도 팀 전체로도 가장 많이 바뀐 점은 자신감”이라고 했고, 박혜진도 “자신감이 늘어나면서 선수단 분위기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겨도 이긴 것 같지 않던 분위기는 사라졌고, 승리를 만끽하며 다음 경기를 대비하는 여유있는 분위기까지 감지되고 있다.
이제 관심은 과연 어느 팀이 우리은행의 연승행진에 제동을 걸 수 있을지 여부다. 일단 가능성 측면에서는 신한은행이 꼽힌다. 지난 시즌에도 우리은행 연승행진을 막아섰고, 현재 2위에 올라있는 만큼 가능성이 가장 높다. 가드 최윤아와 김규희의 컨디션 상승이 필요조건이다.
외곽슛이 좋은 KB스타즈도 있다. 변연하의 부상 공백이 있긴 하지만 강아정, 정미란, 홍아란까지 3점포가 터지는 날에는 대어를 낚을 수도 있다. 접전 상황을 두 차례나 만든 삼성도 가능성은 있다.
우리은행 자체적으로도 고비는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 기나긴 시즌을 치르다보면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는 법. 내리막 상황에서 상대팀의 포텐이 터지는 날이라야 연승 행진이 멈춰설 것으로 보인다.
확실한 1강 체제를 구축한 우리은행 한새. 마땅한 적수가 없는 상황에서 개막 이후 연승행진이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사진=지난달 30일 9연승을 기록한 우리은행 선수들. WKBL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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