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타임스=홍성욱 기자] 경기도 성남시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 제니스의 선수단 숙소 맨 끝방에서는 밤마다 특별과외 시간이 시작된다.
주인공은 세터 이효희와 라이트 문정원. 띠동갑인 두 선수가 룸메이트가 된 시간은 고작 한 달여다. 이효희가 이적 후 인천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선발되면서 팀을 떠나있었기에 문정원은 넓은 방에서 혼자 지냈던 것.
이효희가 금메달을 손에 들고 복귀하면서 둘 사이의 쉴 새 없는 대화는 시작됐다. 수다도 많지만 배구 얘기는 자연스레 섞인다. 역할과 상황에 따른 움직임에 대해 얘기가 오가다보면 어느새 한 시간이 후딱 넘어가기 일쑤다. 이효희는 어느새 과외선생으로 열변을 토하고, 문정원은 고개를 끄덕이며 상황을 그린다.
둘은 경기 전날에도 얘기를 많이 나눴다. 이효희는 “정원이는 왼손잡이고, 외국인선수와 겹치는 자리라 마음고생도 많았을 것 같다. 그래도 레프트로 들어가면 정원이가 해야 할 것들에 대해 얘기를 많이 했다”며 특히 “리시브나 디그 등에서 기본적으로 해줘야 하는 것에 대해 얘기했다”고 했다.
8일 현대건설전은 특별했다. 팀이 2연패에 빠지면서 서남원 감독이 라이트 문정원을 선발로 출전시켰던 것. 문정원은 거침없는 강서브와 자신감 넘치는 공격으로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고, 서브리시브와 디그에서도 팀에 공헌하며 팀의 3-1 역전승을 뒷받침했다.
경기 후 이효희와 문정원은 나란히 인터뷰실에 들어왔다. 문정원에게 질문이 먼저 쏟아졌지만 “파이팅 넘치게 하려고 했다. 자신 있었다”는 반복된 답이 돌아오며 인터뷰실에는 폭소가 터졌다.
이어 이효희가 “전날 연습 때 정원이가 볼을 올릴 때마다 잘 때려줬다. 체공력이 좋다. 수비도 좋은 선수다. 오늘 경기 때 서브와 공격도 좋았지만 리스브나 디그를 잘해줘 정말 예쁘다”라고 거들고 나서자 문정원은 “와~ 언니 진짜 말 잘한다”라며 큰 눈을 더 동그랗게 떴다.
두 선수를 룸메이트로 맺어준 건 센터 정대영이다. 이효희가 대표팀에 선발되며 빠져 있는 사이 룸메이트를 재편성하면서 친하게 지내는 것 같아 보여 배정했다는 것. 이 덕을 톡톡히 보는 건 문정원이다.
도로공사는 3연패 위기에서 역전승을 거두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선수단은 웃음을 되찾았고, 없던 힘까지 나고 있다. 경기 후 숙소 맨 끝방에서는 어김없이 과외공부 시간이 열렸다. 웃음꽃도 활짝 피었다.
“정원아 오늘 잘했어”라는 이효희의 칭찬에 “언니 고마워요~”라며 화답하는 문정원은 10일 IBK전에서도 승리를 다짐했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사진=이효희와 문정원. 스포츠타임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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