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타임스=오사카(일본), 홍성욱 기자] 오승환 하면 ‘돌직구’가 떠오른다. 그의 트레이트 마크다. 돌직구 하나로 경기를 끝낸 날도 있다. 확실한 주무기가 있기에 그가 오늘 한국 야구를 넘어 일본 무대 최정상에까지 다다를 수 있었다.
삼성의 오승환, 대한민국의 오승환에서 한신의 수호신으로 떠오른 오승환이다. 일본 진출 첫 해에 39세이브를 기록하며 센트럴리그 구원왕에 올랐고, 선동열 KIA 감독의 한국인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까지 갈아치웠다. 대성공이다.
오승환은 12일 끝난 클라이막스시리즈 퍼스트스테이지에서 이틀 연속 등판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차전에서 히로시마 클린업트리오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세이브를 기록했고, 다음날 2차전에서는 무려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오사카는 물론이고, 도쿄에서도 반응이 뜨거웠다.
그가 던지는 구종은 돌직구 말고도 세 가지(투심, 슬라이더, 포크볼)가 더 있다. 세밀하게 구분하면 슬라이더가 두 가지 타입이라 돌직구를 포함해 모두 다섯 가지다. 오승환을 만나 그립과 구종에 관한 솔직한 얘기를 들었다.
▲ 돌직구(포심패스트볼)

오승환의 주무기다.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공이다. 뻔히 들어올 줄 알면서도 때려내지 못하는 바로 그 공이다. 그립의 특징은 검지와 중지가 붙어있다는 점이다.

위에서 돌직구 그립을 보면 검지와 중지가 붙어있는 것이 확연히 드러난다. 이는 손가락의 길이에 따라 실밥을 잘 이용하기 위한 것이다.

옆에서 본 돌직구 그립. 오승환은 손가락 전체보다 끝부분으로 공을 꽉 쥔다. 돌직구의 비밀 가운데 하나다. 받쳐주는 엄지손가락의 위치도 다르다. 물론 엄지는 투수들의 개성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오승환의 돌직구가 위력적인 건 흔히 말하는 볼끝이 좋기 때문이다. 이는 회전력에서 기인하는데 손가락 끝에 쏠린 힘이 회전력을 좌우한다.
오승환은 올시즌 돌직구의 구위에 만족하지 못한다고 했다. 그러나 내년에는 더 좋아질 것이라고도 했다. 벌써부터 비시즌 플랜을 다 만들어놨다고 언급했다. 치밀한 오승환이다. 올시즌을 앞두고 일본야구로 넘어오면서 새로운 리그와 새로운 나라에 적응하느라 세밀한 컨디션 조정에는 애를 먹었지만 이제는 기본적인 적응이 끝났다. 한 시즌을 뛰면서 타자들의 성향 파악도 끝이 났다. 더 강한 돌직구를 계속 볼 수 있게 됐다. 더구나 한신 포수들이 돌직구 위주의 성향을 파악했다. 이제 그에 맞춰 오승환에게 사인을 내고 있다.
▲ 변형 투심
투심패스트볼은 오승환의 신무기다. 그의 투심 앞에는 변형이라는 접두어가 따라다닌다. 변형 투심이 된 이유는 그립의 위치 때문이다. 공을 잡는 위치가 보통의 투심 그립과 다르다. 포심과 비교할 때 엄지와 중지가 벌어진 것도 특징.

오승환은 올시즌 투심이 더 좋아졌다고 했다. 돌직구는 만족하지 못하지만 투심의 만족도는 높아졌다. 일본에 와서 투심으로 승부를 했을 때 타자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돌직구와 함께 투톱이 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다.
▲ 슬라이더

오승환의 슬라이더는 두 가지 타입이 있다. 직구처럼 날아가다 커터처럼 휘는 스타일 하나와 구속은 덜하지만 슬러브처럼 떨어지는 것으로 나뉜다. 이대호와 맞붙었던 5월 24일 교류전에서 오승환은 안타를 허용했지만 세이브를 추가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승환은 슬라이더를 던졌다고 했고, 이대호는 커터를 때렸다고 했다. 다른 타자들도 커터로 판단했다. 타자 눈에는 커터로 보이는 것이다.

빠른 슬라이더와 낙폭이 큰 슬라이더의 변화는 감각으로 한다. 검지와 중지의 힘을 달리하는 방식이 있고, 검지에만 힘을 쎄게 주는 방식이 있다. 양쪽에 힘을 주기도 한다. 때론 손목을 비티는 정도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아직 매뉴얼화 시킬 만큼 정리되지는 않았다.
▲ 반포크볼
오승환이 구사하는 반포크볼은 실제 포크볼이지만 손가락이 짧기에 자연스럽게 반포크볼 형태로 변형됐다.
이 공의 그립은 당분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이른바 습관(쿠세) 때문이다. 그립을 잡을 때 튀어나오는 부분이 생겨 구종이 읽힐 수 있다. 오승환은 이 구질을 좀더 완성시켜보고 싶다고 했다. 돌직구를 더 강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옵션인 셈이다.
오늘부터 오승환의 소속팀 한신은 도쿄돔에서 요미우리와 맞붙는다. 클라이막스 파이널스테이지다. 6일 연속 경기에 모두 원정이다. 그 가운데 4번을 이겨야 한다. 오승환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가 무표정한 얼굴로 마운드에 서서 어떤 공을 던지며 타자를 요리하는지 구질을 지켜보는 것도 또다른 재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사진=오승환의 그립. 홍성욱 기자]
홍성욱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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