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타임스=나고야(일본), 홍성욱 기자] 20년 만에 경사였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농구 금메달 말이다.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때 대표팀 막내였던 전주원(우리은행 코치)은 이번 대표팀에서 코치로 합류했다. 강산이 두 번 바뀔 동안 번번이 실패했던 여자 농구 아시안게임 정상 쾌거를 이뤄낸 전주원 코치와 임영희(우리은행 주장)가 전지훈련지인 나고야에서 추억을 더듬었다.
임영희(이하 임) : 코치님 20년 전 얘기 좀 해주세요. 그 때 분위기는 어땠어요?
전주원(이하 전) : 그 때는 내가 막내였어. 나보다 어린 선수는 (정)선민이 한 명 밖에 없었거든. 언니들이랑 뛰었지. 역시나 중국이랑 일본이 힘든 상대였는데 중국을 예선에서 30점 차이로 이겼어. 센터가 (정)은순 언니였구, 포워드는 (유)영주 언니랑 (천)은숙 언니가 뛰었지. 가드는 나랑 (박)현숙 언니였어.
임 : 결승전은 일본이랑 했어요?
전 : 그랬지. 이번이랑은 순서가 반대였어. 사실 쉽게 이길 줄 알았는데 선민이가 맹장염 때문에 뛰지 못했어. 영주 언니두 전반에 5반칙으로 나갔거든. 계속 끌려가다가 마지막에 주장이던 (윤)영미 언니가 3점슛을 넣어서 77-76으로 이겼어. 그 땐 진짜 펑펑 울었어.
임 : 그 때도 지금처럼 훈련은 많이 했나요?(웃음)
전 : (미소를 지으며)당연하지. 그 때 정주현 선생님이 감독님이셨고, 김태환 선생님이 코치님이셨는데 태능선수촌에서 슈퍼 서키트 뛸 때는 정말 장난 아니었어. 특히나 아시안게임 전에 열린 ABC대회에서 일본에 20점을 졌었거든. 꼭 이겨야 하는 부담이 있었기 때문에 훈련 강도가 엄청났었어.
임 : 선수로 우승했을 때와 코치님으로 우승했을 때 어떤 차이가 있던가요?
전 : 우승이야 다 똑같이 좋지. 그런데 이번에 대표팀에 처음 코치로 들어와서 우승했기 때문에 그게 의미가 있는 것 같아.
전 : 영희는 국제대회 금메달은 처음이었지? 느낌이 어땠어?
임 : 네. 처음 금메달이었어요. 처음이자 마지막이지만요. 소속 팀에서도 우승을 해봤지만 금메달을 따는 순간에는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 올라오더라고요. 5월부터 대표팀을 함께해서 선수들끼리 함께 고생한 부분도 있었고요.
전 : 영희는 4년 뒤에도 가능하지 않을까? 자카르타 가야지(웃음).
임 : 해마다 한 해 한 해가 마지막으로 생각하고 하고 있어요(알 듯 모를 듯한 미소로).
전 : 그렇게 한 해 한 해 하다보면 40살 까지 하는 거야. 선수 때가 좋은 거야. 코치는 나중에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선수는 그렇지 않거든.
임 : 그런가요? 그런데 작년하고 다른 것 같아요. 작년에는 힘들어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많았는데 올 해는 작년보다는 조금은 힘든 것 같아요.
임 : 코치님은 금메달 많지 않나요?
전 : 나도 국제대회 금메달은 히로시마 대회 때 하나 밖에 없어. 장식장 잘 보이는 곳에 보관하고 있지.
임 : 저도 이번 금메달을 장식장 중앙에 놔뒀어요.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선수들만 받지 말고 감독 코치님두 금메달을 받으면 좋겠어요.
전 : 그래도 이번에는 모임 만들었으니까 해마다 추억할 수 있을 것 같아.
임 : 그러게요. 감독님이 매년 쏘신다고 했는데 시즌 후에 만남이 벌써부터 기대되요.
임 : 전 이번 대회 직전에 돼지가 마당에 들어오는 꿈을 꾸었어요. 원래 꿈을 잘 꾸지 않거든요. 그래서 금메달 꿈이겠구나 생각했죠. 20년 전에도 혹시 꿈 꾼 기억이 있으세요?
전 : 나도 꿈을 원래 잘 꾸지 않아. 근데 그 때 돼지가 목에 피를 흘리는 꿈을 꿨어. 메달을 걸은 것처럼 목에 빨간 피가 있었어. 그래서 금메달이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갑자기 떠오르네. 피 때문인 것 같아(웃음).
임 : 같은 돼지꿈이었네요(웃음). 이번에 대표팀에 오래 나가있어도 감독님 코치님 동료들까지 여럿이 함께여서 나가 있었다는 느낌은 덜해요.
전 : 나도 그래. 같은 목표를 갖고 해서 의미가 깊었던 것 같아. 지금부터 시즌 준비 또 잘해보자.
임 : 네 그래야죠. 시즌 전부터 기분 좋게 출발이라 느낌이 좋아요. 파이팅!
정리=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사진=전주원 코치(오른쪽)와 임영희. 홍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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