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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이정훈 2군 감독 “실패의 메시지를 기억하자”
홍성욱 | 2014.10.10 08:52


[스포츠타임스=미야자키(일본), 홍성욱 기자] 선수만 바뀌었을 뿐, 감독은 3년째 똑같다. 일본 미야자키 가을리그에 참여하고 있는 한화 이글스 이정훈 2군 감독 말이다.

 

이정훈 감독은 지난 6일부터 이곳 미야자키에서 피닉스리그로 명명된 가을리그에 참가하고 있다. 올해도 일본 프로야구 모든 구단과 한국의 구단들이 함께 뭉쳤다. 한화를 비롯, 두산과 LG도 참가했다. 국내 팀끼리는 격돌하지 않는다.

 

이 감독은 선수 25명과 코치 5명으로 선수단을 꾸렸다. 선발 기준은 ‘한화의 미래’를 책임질 선수들이다. 고졸 육성 선수들이 다수 포함됐다.

 

이 감독은 기대주로 5명을 지목했다. “1번 타자인 노수광은 대졸 3년차인데 기대가 크다. 내야수 노태형은 고졸 1년차인데 성장이 빠르다. 포수 엄태용도 주목할 선수다. 투수 장민제와 조지훈은 내년 선발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8일 오릭스와의 경기에서 한화는 8-5로 역전승을 거뒀다. 3-3에서 엄태용이 7회말 역전 홈런과 8회말 2사 만루에서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때려냈다. 선발 투수로 이가와 게이가 나왔지만 3회까지 7안타를 허용했다.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한화 타선에 고전했다.

 

이가와는 일본 국가대표를 거쳐 메이저리그 뉴욕양키스에서 활약하다 2012시즌부터 오릭스에서 뛰고 있는 경험 많은 투수다.

 

한화는 9일 이대호의 소속팀 소프트뱅크와 맞붙을 예정이었지만 우천으로 취소됐다. 이정훈 감독은 상당히 아쉬워했다. 아니 울상이었다. “오늘 조지훈이 선발로 나올 예정이었다.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이런 타선을 언제 만나겠는가. 얻어맞더라도 얼마나 많이 배우겠는가. 취소 얘기에 점심도 걸렀다. 밥이 넘어가지 않더라. 이정도면 할 수 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소프트뱅크는 클라이막스시리즈 파이널스테이지를 앞두고 화려한 타선이 총출동해 한 타석 이상씩을 점검할 예정이었다. 이대호를 비롯해 우치카와 세이치, 야나기타 유키, 마쓰다 노부히로, 나카무라 아키라, 이마미야 겐타, 하세가와 유야 등 강타자들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조지훈에게는 아쉬운 취소다.

 

더구나 일본에 체류중인 김성근 전 고양원더스 감독까지 경기 취소 소식에 발길을 돌렸다. 아쉬움이 더 커지는 순간이었다.

 

이 감독은 “이기려고 온 것이 아니다. 배우려고 왔다. 해마다 많이 배워간다. 배워서 이기려 한다. 올 때마다 느끼는 건 투수들 수준이 높다는 점이다. 선수들에게 승부욕을 키워 주다보니 8일 오릭스 게임도 역전승을 거두는 등 성과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강력한 리더십으로 유명한 이 감독은 올 시즌 퓨쳐스리그 지휘 방침에 변화를 줬다. 크게 바뀐 건 두 가지. 지난해까지 정신력을 강조했다면 올해는 인성과 밝은 분위기에 초점을 맞췄다. 분위기가 좋아야 이길 수 있고, 이겨야 분위기가 더 좋아진다는 것.

 

1군에 있다가 잠깐 2군에 내려왔던 이양기가 “얘들아 분위기가 왜 이렇게 좋아”라며 깜짝 놀랄 정도였다.

 

이 감독은 “경기가 끝나면 선수들은 다 내 아들이다. 그렇지만 경기 때는 잔인해져야 한다. 상대가 나를 죽이려고 달려든다. 잔인해야 이길 수 있다”며 힘을 줬다. 이어 “우리는 실패의 메시지를 기억해야 한다. 이겼을 때의 영광이나 기쁨과는 다르다. 아플 때 찾아오는 메시지가 있다. 그걸 기억해야 반전시킬 수 있다”며 선수들을 다독였다.

 

‘악발이’ 이정훈 감독의 강력한 리더십이 한화 이글스에 퍼지고 있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사진=이정훈 감독. 홍성욱 기자]

 

홍성욱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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