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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며 미소 짓는 유해란. [게티이미지/AFP=연합뉴스] |
유해란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KPMG 여자 PGA챔피언십(총상금 1천300만 달러) 정상에 오르며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유해란은 29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채스카의 헤이즐틴 내셔널 골프클럽(파72)에서 막을 내린 KPMG 여자 PGA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에 보기 3개로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 합계 13언더파 275타를 기록한 유해란은 리더 보드 가장 높은 곳에 이름을 올리며 우승 상금 195만 달러(약 29억 9천만 원)를 받았다.
지난달 크로거 퀸시티 챔피언십에서 준우승하며 시즌 마수걸이 우승에 바짝 다가섰던 유해란은 마침내 시즌 첫 승리를 메이저 대회인 KPMG 여자 PGA챔피언십에서 따내고 개인 통산 4승째를 달성했다.
2023년 LPGA 신인왕 출신인 유해란이 메이저 대회 정상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불어 한국 선수가 이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것은 2024년 양희영 이후 2년 만이다.
이 대회는 한국 선수들의 우승 텃밭으로도 유명하다. 박세리가 3차례(1998, 2002, 2006년) 우승 소식을 알린 가운데 박인비가 2013년부터 내리 3년 연속 우승했고, 이후 박성현(2018년), 김세영(2020년), 전인지(2022년), 양희영(2024년)에 이어 유해란이 '한국인 챔피언 계보'를 이었다.
이번 시즌 LPGA 투어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한 것은 이미향(1승), 김효주(2승)에 이어 유해란이 세 번째다.
KPMG 여자 PGA챔피언십은 역대 여자 대회 최대 규모의 총상금을 놓고 치러졌다. 최근 끝난 US여자오픈(총상금 1천250만 달러)보다 총상금 규모는 커졌지만, 우승 상금은 US여자오픈(250만 달러)보다 적었다.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악천후 때문에 최종 라운드 티오프 시간이 3시간 30분 가량 밀리면서 선수들은 컨디션 유지에 애를 먹었다.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나선 유해란은 1번 홀(파4)을 보기로 시작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3번 홀(파5)에서 첫 버디를 잡아낸 유해란은 4번 홀(파3) 파 퍼트가 홀을 맞고 나오며 보기를 적어내더니 5번 홀(파4)에서도 티샷이 벙커에 빠지는 어려움 속에 연속 보기를 범해 공동 2위로 떨어지는 위기를 맞았다.
6번 홀(파4)을 파로 막은 유해란은 7번 홀(파5)에서 투온에 성공한 뒤 이글 퍼트가 홀 바로 앞에 멈추는 아쉬움 속에 버디를 잡아내 다시 공동 1위로 올라섰고, 9번 홀(파4)에서 4.4m 버디 퍼트를 떨어뜨려 다시 단독 선두를 꿰찼다.
강풍으로 어려움을 겪은 전반에 유해란은 버디 3개와 보기 3개를 맞바꾸는 안정적인 플레이가 돋보였다.
유해란은 후반 들어 상승세로 바뀌었다. 유해란은 12번 홀(파4)에서 티샷이 러프로 향했지만 투온에 성공한 뒤 4.3m 버디 퍼트를 넣어 2위 헨더슨과 격차를 2타로 벌리며 우승을 예감했다.
선두 경쟁을 펼치던 헨더슨이 13번 홀(파4)에서 보기를 범해 한 타를 까먹었고, 파로 마무리한 유해란은 3타 차 선두로 간격을 벌렸다.
유해란은 16번 홀(파4)에서도 파 세이브에 성공하며 우승에 한발짝 더 다가섰다.
마지막 18번 홀(파4). 헨더슨이 먼저 파로 경기를 끝낸 뒤 유해란은 홀 바로 앞에서 파 퍼트로 위닝 샷을 마무리한 뒤 활짝 웃음을 지었고, 동료들의 축하 세례 속에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실감했다.
유해란은 우승 이후 기자회견에서 "인생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이 꿈만 같다. 너무 행복하고 정말 꿈이 이뤄진 것 같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메이저 챔피언 유해란'이란 말을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드냐는 질문에 "정말 멋지다. 다음부터 저를 소개할 때 '메이저 챔피언 유해란'이라고 불릴 게 정말 놀랍고 행복하다"고 강조했다.
1964년 케럴 만(미국) 이후 여자 메이저 대회에서 1라운드 종료 뒤 10타 차를 뒤집고 우승한 역대 두 번째 선수가 된 소감에 대해선 "1라운드가 끝났을 때는 주말까지 경기하는 것이 유일한 목표였다"라며 "2라운드에서 버디를 8개나 잡고 보기 없이 끝내는 놀라운 경기를 했다. 지금도 정말 꿈만 같다"고 말했다.
그는 "1라운드를 마치고 코치께서 '너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없으니 너의 샷을 믿고 캐디를 믿고, 코스 위의 너를 믿어라'라는 말씀을 해주셨다"라며 "그 조언이 정말 큰 힘이 됐다"고 돌아봤다.
유해란은 "9∼10번 홀에서 브룩 헨더슨과 버디를 주고받고 응수하며 접전을 예상했다"라며 "저는 제 플레이만 하려고 했다. 압박감을 느끼지 않고 저를 믿었던 게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우승을 확정하고 어머니와 크게 포옹한 유해란은 "어머니가 축하해주시며 울려고 하셨다"라며 "제가 '울지마! 좋은 일이잖아. 내 인생에 정말 좋은 일이니까 울지마'라고 이야기했다. 저를 챙겨준 동료들에게 고맙다"라고 강조했다.
1라운드와 2라운드를 선두로 마쳤던 윤이나는 최종 합계 11언더파 227타로 단독 2위를 기록한 가운데 대화를 마쳤다.
첫날 버디 9개를 잡고 63타를 치는 '볼꽃타'를 보여줬던 윤이나는 2라운드에서도 3언더파로 선두를 유지했다. 하지만 3라운드에서 유해란에 선두를 내주며 3위로 최종 라운드에 나섰고, 마지막 라운드에서 뒷심을 발휘하며 올 시즌 가장 높은 성적인 준우승을 따냈다.
김세영과 김아림(이상 6언더파 282타)이 공동 8위에 오르며 한국 선수들이 톱10에 4명이나 포진했다.
세계랭킹 1위 넬리 코다(미국·6언더파 282타)는 공동 8위로 마감했다. 셰브론 챔피언과 US여자오픈을 석권한 코다는 시즌 3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에 도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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