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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아웃 회고](6) '코로나 19 여파' 2020년, 비대면 드래프트로 외국인선수 선발
홍성욱 기자 | 2026.06.04 10:37
케이타가 지난 5월 15일 열린 KOVO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KB손해보험에 지명된 뒤 화상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C)스포츠타임스

[스포츠타임스=홍성욱 기자] 2026 KOVO(한국배구연맹)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 및 드래프트가 지난 5월 10일 체코 프라하에서 마무리 됐다. 마지막 트라이아웃 체제 선발이었다.

2015년 여자부가 먼저 도입했던 트라이아웃 제도는 12시즌 동안 외국인선수를 선발하는 시스템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한국 리그 진출을 희망한 제한된 선수 풀 안에서 전년도 성적 역순으로 구슬을 차등 배분하고 순번을 추첨해 팀 1년 농사의 근간인 외국인선수를 선발한다는 건 롱런하기 어려운 제도였다.

특히 선발한 선수의 부상으로 대체 선수를 찾는 상황에서는 이 제도의 아킬레스건이 드러나기도 했다.

그럼에도 트라이아웃 체제가 10년 넘게 유지된 건 KOVO의 구성원인 일부 구단의 변함없는 지지 때문이었다.

중지를 모아 의견을 도출해야 하는 KOVO는 구단들과 심도 깊은 대화를 통해 자유로운 선발로의 전환을 유도했다. 이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였고, 하향평준화되는 외국인선수 수준을 끌어올릴 타계책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2027년부터는 모든 구단이 자유롭게 외국인선수를 선발하게 된다. 선수 모집 이후 기량 테스트를 거치는 시스템이 아닌 구단 역량에 따른 선발로의 전환이다.

스포츠타임스는 2015년부터 2026년까지 12년 동안 한국을 비롯해 미국(2회), 이탈리아, 캐나다, 튀르키예(2회), 아랍에미리트, 체코 등 7개국 8개 도시(서울, 인천, 애너하임, 몬차, 토론토, 이스탄불, 두바이, 프라하)에서 열린 모든 여자부와 남자부 트라이아웃 현장을 취재하고 기사를 송고했다.

이를 바탕으로 프로배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트라이아웃 시대 12년을 시리즈로 정리하며 돌아봤다. <편집자주>

# 코로나 19로 인한 2019-2020시즌 중단, 그리고 트라이아웃 없는 드래프트

2019-2020 V-리그는 ‘코로나 19’로 인해 정규시즌이 조기 종료됐다.

2월 23일 남자부와 여자부 경기가 무관중으로 전환됐고, 3월 3일부터는 리그가 아예 중단됐다. KOVO는 결국 3월 23일 긴급이사회를 열어 리그 종료를 최종 결정지었다.

정규리그 1위는 남자부 우리카드와 여자부 현대건설로 프로배구 역사에 기록됐다. 5라운드를 마쳤고, 6라운드 일부 경기가 치러진 상황에서 내려진 결정이었다.

다만 포스트시즌이 열리지 못하게 되면서 챔피언 팀은 탄생하지 못했다. 유니폼에 별을 달거나 추가하는 팀은 나올 수 없어 아쉬움이 남는 시즌이었다.

이후 KOVO는 4월 19일 V-리그 시상식도 간소하게 치렀다. 중계방송도 없었고, 시상 부문도 대폭 축소했다. 

KOVO는 4월 9일 이사회 및 임시총회를 열어 5월 체코 프라하에서 개최 예정이던 2020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이 전세계적인 ‘코로나 19’ 확산에 따라 열리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6월 말 이전에 어떤 형태로든 외국인선수 선발을 마치기로만 합의했다. 

이 때 남자부와 여자부의 분위기가 달랐다. 남자부는 영상을 보고 선발하기로 실무위원회에서 가닥을 잡았다. 반면 여자부는 6월 하순 트라이아웃 진행을 논의하지는 의견이 더 힘을 얻었다.

결국 KOVO는 합의가 된 남자부 외국인선수 드래프트를 5월 15일 오후 3시 서울 청담동 리베라 호텔에서 먼저 열기로 확정지었다. 

# 남자부 드래프트...KB손해보험 1순위로 케이타 지명 

트라이아웃 도입 후 최초로 구단들은 연습경기 없이 선수들이 제출한 영상과 기록 등 자료만 확인한 후 선발에 나서야 했다.

KOVO는 지난 3월 2일부터 4월 29일까지 신청한 남자부 외국인선수 80명 가운데 전체랭킹 상위 40명과 지난 시즌 V-리그에서 활약한 신청자를 포함해 총 47명의 최종명단을 결정했다.

연봉도 소폭 올랐다. 신규 계약 선수는 31만 달러(세금 별도), 재계약 선수는 36만 달러(세금 별도)로 지난 시즌 대비 1만 달러씩 상승했다. 

지명순위 부여 방식은 동일했다. 2019-2020시즌 최종 성적 역순으로 차등 확률을 부여했다. 7위 한국전력이 구슬 35개, 6위 KB손해보험 30개, 5위 삼성화재 25개, 4위 OK저축은행 20개, 3위 현대캐피탈 15개, 2위 대한항공 10개, 1위 우리카드 5개였다.

KB손해보험 이상열 감독이 전체 1순위로 노우모리 케이타(말리/206cm)를 지명했다. 큰 키에서 뿜어내는 강력한 스파이크가 일품이었고, 만 18세로 나이도 젊어 장래가 촉망되는 선수였다.

삼성화재 고희진 감독은 2순위로 바토즈 크라이척(폴란드/207cm)을 지명했다. 지난 시즌 폴란드 2부 리그에서 활약한 선수였다.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은 3순위 행운을 잡아 V-리그 경험이 있는 알렉산드리 페헤이라(포르투갈/200cm)를 선택했다. 실력은 검증이 끝난 선수였지만 2017-2018시즌부터 두 시즌 동안 KB손해보험 유니폼을 입고 활약하면서 부상으로 완주하지 못한 기억은 남아있었다.

4순위 지명권을 얻은 대한항공은 안드레스 비예나(스페인/194cm)와 재계약을 선택했다. 지난 시즌 득점 부문 1위에 오르며 맹활약을 한 만큼 당연한 선택이었다. 

5순위 한국전력 장병철 감독은 카일 러셀(미국/205cm)을 선택했다. 지난 시즌 프랑스리그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선수였다. 

드래프트 당시 OK저축은행 석진욱 감독이 미리 준비한 미하우 필립 가면을 쓴 구단 직원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C)스포츠타임스

6순위 OK저축은행 석진욱 감독은 미하우 필립(폴란드/197cm)을 선택했다. 26세인 필립은 영상만 볼 때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OK저축은행은 유심히 분석한 끝에 선택했다.

OK저축은행은 미하우 필립의 가면을 준비해 프런트가 대신 착용하고, 석 감독과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비대면 드래프트의 아쉬움을 달래는 장면이라 현장에서는 기발한 아이디어에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마지막 7순위 현대캐피탈은 지난 시즌 대체 외국인선수로 활약한 다우디 오켈로(우간다/201cm)와 재계약을 선택했다. 

KOVO는 지명된 선수와의 영상 통화를 시도했다. 실시간 연결이 이뤄지지 못한 경우도 있었고, 통신 환경에 따라 끊김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 남자부 2020-2021시즌 성적 

남자부 2020-2021 정규시즌 성적은 대한항공(승점 76)이 1위, 우리카드(승점 67)가 2위, KB손해보험(승점 58)이 3위, OK금융그룹(승점 55)이 4위, 한국전력(승점 55)이 5위, 현대캐피탈(승점 41)이 6위, 삼성화재(승점 26)이 7위를 기록했다. 

남자부 준플레이오프에선 OK금융그룹이 KB손해보험에 3-1 승리를 거뒀다. 

플레이오프에선 우리카드가 1차전에 이어 2차전까지 OK금융그룹에 3-1 승리를 거두며 챔프전에 진출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선 대한항공이 우리카드에 5차전까지 가는 혈투를 펼친 끝에 3승 2패를 거두며 정상에 등극했다. 시즌에 앞서 부임한 이탈리아 출신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은 우승과 함께 한 시즌만 지휘하고 팀을 떠났다. 

2020-2021시즌 외국인선수를 교체한 팀은 3팀이었다. 먼저 OK저축은행이 시즌 전 가장 먼저 외국인선수를 교체했다. 미하우 필립이 입국 후 훈련 과정에서 왼쪽 무릎 상태가 완전치 않다는 걸 알게 됐다. 

결국 OK저축은행은 펠리페 알톤 반데로(브라질)를 영입해 시즌을 마쳤다. 펠리페 영입을 통해 봄배구 진출까지 이뤄낸 부분은 성과였다.

두 번째 외국인선수 교체는 삼성화재였다. 삼성화재는 12월 17일 바토즈 크라이척과 계약을 해지하고, 마테우스 크라우척(브라질/201cm)을 영입했다. 하지만 외국인선수 공백기간이 길었고, 초반에 쳐진 성적을 만회하지 못한 가운데 시즌을 최하위로 마쳤다. 

대한항공도 12월 21일 외국인선수를 교체했다. 비예나의 무릎 부상으로 인해 요스바니 에르난데스(이탈리아-쿠바/201cm)를 영입했다.

요스바니의 활약 속에 대한항공은 정규리그 1위에 이어 챔프전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서브를 넣고 있는 안나 라자레바. (C)KOVO

# 여자부 드래프트...1순위는 IBK기업은행 안나 라자레바  

6월 4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2020 KOVO 여자부 외국인선수 드래프트가 열렸다. 

이번 트라이아웃에는 74명이 신청서를 제출한 가운데 6개 구단의 추천에 따라 최종 41명이 추려졌다. 공동 40위가 나오면서 41명으로 명단이 1명 늘어났다. 여기에 지난 시즌 활약한 선수 4명까지 더해 총 45명이 구단 들의 선택을 기다리게 됐다.

여자부도 남자부처럼 외국인선수 연봉을 1만 달러씩 인상했다. 이에 따라 신규 계약 선수는 16만 달러(세금 별도), 재계약 선수는 21만 달러(세금 별도)를 받게 됐다. 

드래프트 순번에선 지난 시즌 최종 성적을 근거로 6위 한국도로공사가 구슬 30개, 5위 IBK기업은행이 26개, 4위 KGC인삼공사가 22개, 3위 흥국생명이 18개, 2위 GS칼텍스가 14개, 1위 현대건설이 10개를 각각 부여받았다.

드래프트 결과 IBK기업은행이 행운의 1순위로 안나 라자레바(러시아/190cm)를 지명했다. 모든 구단이 탐낸 선수로 김우재 감독은 1순위가 확정되는 순간, 미소 지었다.

2순위 KGC인삼공사 이영택 감독은 발렌티나 디우프(이탈리아)와 이미 재계약에 합의한 상태였다.

3순위 한국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은 캘시 패인(미국/191cm)을 선택했다. 점프력이 돋보인 선수였다. 

4순위 GS칼텍스 차상현 감독은 지난해 활약한 메레테 러츠(미국/206cm)와 재계약을 선택했다. 

5순위 현대건설 이도희 감독은 헬렌 루소(벨기에/187cm)를 선택했다. 아웃사이드히터로 테크닉이 뛰어다나는 의견이었다.

마지막 6순위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은 루시아 프레스코(아르헨티나/191cm)를 재지명했다. 흥국생명은 다른 선수들까지 검토했지만 순위가 밀리면서 루시아를 다시 지명하게 됐다.

# 여자부 2020-2021시즌 성적 

여자부 2020-2021 정규시즌 성적은 GS칼텍스(승점 58)가 1위, 흥국생명(승점 56)이 2위, IBK기업은행(승점 42)이 3위, 한국도로공사(승점 41)가 4위, KGC인삼공사(승점 39)가 5위, 현대건설(승점 34)이 6위를 기록했다. 

플레이오프에선 흥국생명이 IBK기업은행에 2승 1패를 거두며 챔프전에 진출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선 GS칼텍스가 흥국생명에 3연승을 거두며 챔피언에 올랐다. 컵대회 우승, 정규리그 1위에 이은 트레블 달성이었다. 

여자부에서 2020-2021시즌 외국인선수를 교체한 팀은 흥국생명이 유일했다. 흥국생명은 개막 이후 10연승을 질주하다. 루시아의 어깨 부상으로 큰 악재를 만났다.

결국 새 외국인선수로 브루나 모라이스(브라질/192㎝)을 영입했지만 입국 직후 진행된 '코로나 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아 격리됐고, 경기에 나선 상황에서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지는 못했다. 우승을 놓친 아쉬움 속에는 외국인선수의 기대이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는 원인이었다. 

# '코로나 19'로 인한 무관중 경기 지속

'코로나 19'는 전세계적으로 삶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프로배구도 그 여파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2020년 당시 KOVO 외국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지명된 선수들은 모두 입국과 동시에 2주 동안 자가격리가 필수였다.

구단들은 자가격리 기간을 감안한 입국시점을 잡으려 합의를 이루는 과정에서 신경전을 펼쳤다. 남자부는 외국인선수 국내 입국을 7월 중 자유롭게 정하기로 깔끔하게 합의했지만 여자부는 5개 구단이 7월 15일 입국, 8월 1일 훈련 합류를 주장했지만 GS칼텍스만 기존처럼 8월 1일 입국을 고수해 난항을 겪기도 했다.

KB손해보험 케이타는 입국 직후 '코로나 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자, 수원시 영화동 소재 선수단 숙소를 즉시 방역조치한 후 임시 폐쇄하기도 했다. 

관중 입장과 경기 일정도 변화가 심했다. V-리그는 10월 17일 무관중으로 개막했고, 10월 31일부터 30% 관중 입장이 시작됐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완화 조치에 따른 것이었다. 

11월 11일부터는 관중 입장이 50%까지 확대됐다가 19일부터 다시 30%로 줄어들었고, 24일부터는 다시 무관중 경기로 바뀌는 등 혼란스러운 상황이 이어졌다. 

남자부의 경우, 일부 선수들의 '코로나 19' 확진으로 경기가 2주 동안 중단되기도 하는 등 파행 끝에 어렵사리 시즌이 마무리 됐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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