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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4강전에서 수원FC 위민을 상대하는 내고향여자축구단이 17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영종도=연합뉴스) |
8년 만에 한국을 찾은 북한 스포츠 선수단인 내고향여자축구단이 굳은 표정 속에 앞만 바라보며 인천국제공항을 빠져나갔다.
내고향 선수단은 17일 오후 2시 20분께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오랜만에 한국을 찾은 북한 선수들을 보러 인천이북실향민도움회, 인천함북도민회 등 실향민 단체와 자주통일평화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이 입국장에 진을 쳤다.
이들은 내고향 선수단을 태운 중국국제항공 항공편이 도착했다는 소식에 '내고향여자축구단 여러분 환영합니다' 등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들고 기다렸다. 붉게 상기된 표정으로 "환영합니다!"라고 외치는 연습도 했다.
그러나 도착하고서 약 30분 뒤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낸 내고향 선수단은 환영한다는 실향민 단체의 인사말에 눈길도 주지 않고 앞만 보며 걸어갔다.
짙은 감색 정장을 맞춰 입은 현철윤 단장과 리유일 감독 등 스태프와 선수들은 전혀 웃지 않고 환영단과 취재진 앞을 지나쳤다.
내고향 선수단이 입국장에 들어서고서 공항 출구로 나가는 데 걸린 시간은 1분 남짓이었다. 이들은 준비된 차를 타고 곧바로 떠났다.
선수단을 환영하러 온 이인철 인천이북실향민도움회 회장은 "배달의 민족, 한 핏줄인데 연을 끊겠다 그러면 누가 그걸 좋아하겠나. 두 개 국가로 완전히 가겠다는 거는 우리가 동의할 수 없다"며 아쉬워했다.
이날 취재진, 환영단 등 100여명이 내고향 입국 현장을 찾았다. 안전 유지를 위해 배치된 경력만 50명 정도나 됐다.
통일부에 따르면 내고향 선수단은 선수 27명, 스태프 12명 등 총 39명으로 이뤄졌다.
내고향은 20∼23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전 경기가 진행되는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4강 토너먼트 출전을 위해 한국을 찾았다.
북한 스포츠 선수가 방한해 경기를 치르는 건 2018년 12월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 그랜드파이널스 이후 8년 만이고, 여자 축구 종목으로 한정하면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12년 만의 방한이다.
내고향은 지난 12일 오전 고려항공편으로 평양을 떠나 중국 베이징에 도착, 북한대사관 인근에서 훈련하다가 이날 중국국제항공편으로 한국에 들어왔다.
내고향은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오후 4시가 조금 지난 시간, 수원의 한 호텔에 도착했다.
내고향 선수단을 태운 버스는 경찰의 에스코트를 받으며 이날 오후 4시 6분께 호텔 정문에 멈춰 섰다. 버스 창문은 짙게 선팅돼 내부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버스가 멈춰 선 뒤 3분여가 지나자 백팩을 맨 선수들이 한명씩 차례대로 버스에서 내리기 시작하자, 이들의 방문을 기다리던 시민단체 회원들이 박수치고 환호하며 환영의 인사를 건넸다.
경기자주통일평화연대 회원 10여명은 "내고향 축구단의 선전을 응원합니다", "환영합니다"는 등이 적힌 현수막 4개를 들어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선수들은 인천공항 입국 당시와 마찬가지로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무표정한 표정으로 숙소에 들어갔다. 시민단체의 환호에도 주변을 둘러보지 않은 채 정면과 바닥만을 응시하며 호텔 내부로 이동했다.
선수단과 스태프들은 로비에서 별도의 체크인 절차 없이 통제선을 따라 곧장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호텔 앞 인도에서부터 정문까지 폴리스라인이 설치되고 경찰이 배치돼 일반 시민과 선수단의 접촉은 완전히 차단됐다.
우연히 선수단을 보게 된 투숙객과 시민들은 신기하다는 듯 휴대전화로 선수단의 이동을 촬영하기도 했다.
선수들은 2인 1실로 객실을 배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숙소에 짐을 푼 선수들은 곧바로 수원의 한 야외 축구경기장으로 이동해 훈련할 예정이다. 이후 숙소로 복귀에 호텔 내부에 마련된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4강 토너먼트는 오는 20일 오후 2시 멜버른 시티 FC(호주)와 도쿄 베르디(일본)가 먼저 경기에 나선다. 같은 날 오후 7시에는 수원FC 위민과 내고향이 남북 클럽 대결을 펼친다. 준결승전 승자는 23일 오후 2시 같은 구장에서 우승컵을 두고 맞붙게 된다.
우승 상금은 100만 달러(약 14억7천만 원), 준우승 상금은 50만 달러다.
내고향은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이번 준결승 경기에서 내고향과 수원FC 위민을 함께 응원하겠다며 200여개 국내 민간 단체들이 결성한 '2026 AFC-AWCL 여자축구 공동응원단'은 내고향의 방한을 환영했다.
응원단은 통일부 출입기자단에 배포한 입장문에서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해 경쟁하면서, 그 안에서 따뜻한 우의도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며 "우리 응원단은 승패를 떠나 양 팀 모두를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강종훈 기자 sports@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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