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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이아웃 회고](1) 2015년 여자부 최초 도입...미국 선수로 제한ㆍ헤일리 1순위 지명
홍성욱 기자 | 2026.05.18 14:22
2015 트라이아웃을 통해 선발된 선수들 왼쪽부터 헤일리 스펠만(KGC인삼공사), 리즈 맥마혼(IBK기업은행), 캐서린 벨(GS칼텍스), 레즐리 시크라(한국도로공사), 테일러 심슨(흥국생명), 에밀리 하통(현대건설). [애너하임(미국)=홍성욱 기자]

[스포츠타임스=홍성욱 기자] 2026 KOVO(한국배구연맹)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 및 드래프트가 지난 10일 체코 프라하에서 마무리 됐다. 마지막 트라이아웃 체제 선발이었다. 

2015년 여자부가 먼저 도입했던 트라이아웃 제도는 12시즌 동안 외국인선수를 선발하는 시스템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한국 리그 진출을 희망한 제한된 선수 풀 안에서 전년도 성적 역순으로 구슬을 차등 배분하고 순번을 추첨해 팀 1년 농사의 근간인 외국인선수를 선발한다는 건 롱런하기 어려운 제도였다. 

특히 선발한 선수의 부상으로 대체 선수를 찾는 상황에서는 이 제도의 아킬레스건이 드러나기도 했다.

그럼에도 트라이아웃 체제가 10년 넘게 유지된 건 KOVO의 구성원인 일부 구단의 변함없는 지지 때문이었다.

중지를 모아 의견을 도출해야 하는 KOVO는 구단들과 심도 깊은 대화를 통해 자유로운 선발로의 전환을 유도했다. 이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였고, 하향평준화되는 외국인선수 수준을 끌어올릴 타계책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모든 구단이 자유롭게 외국인선수를 선발하게 된다. 선수 모집 이후 기량 테스트를 거치는 시스템이 아닌 구단 역량에 따른 선발로의 전환이다.  

스포츠타임스는 2015년부터 2026년까지 12년 동안 한국을 비롯해 미국(2회), 이탈리아, 캐나다, 튀르키예(2회), 아랍에미리트, 체코 등 7개국 8개 도시(서울, 인천, 애너하임, 몬차, 토론토, 이스탄불, 두바이, 프라하)에서 열린 모든 여자부와 남자부 트라이아웃 현장을 취재하고 기사를 송고했다. 

이를 바탕으로 프로배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트라이아웃 시대 12년을 시리즈로 정리하며 돌아봤다. <편집자주> 

# 2015년 여자부 우선 도입

이 땅에 프로배구가 시작된 건 2005년이었다. 축소 시행된 2005년 원년 정규시즌 이후 두 번째 시즌인 2005-2006시즌 남자부부터 외국인선수 제도가 도입됐다. 자유계약에 의한 선발이었다.

여자부는 2006-2007시즌부터 외국인선수 제도를 채택했다. 이후 9시즌을 이어온 여자부에서는 외국인선수의 몸값을 감당하기 버거워하는 구단들이 나타났다. 이에 동조하는 구단들도 점차적으로 늘어났다.

이는 자유계약으로 외국인선수를 선발하는 시스템에 대한 변화를 예고했다. 출발점은 금전적인 문제였다. 

여기에 외국인선수 한 명이 공격을 전담함에 따라 국내 공격수들의 성장이 더디다는 논리가 가세했다. 

추가로 적은 돈을 주고 외국인선수를 영입한다면 그 차액을 유소년 선수 육성에 사용해 선순환 구도를 만들 수 있다는 희망찬 구상까지 더해졌다. 

KOVO는 여자부 6개 구단의 중지를 모아 외국인선수 선발 시스템을 고민한 끝에 미국 시장에 눈을 돌렸다. 

2015년 기준 미국 여자대학배구(NCAA) 1부리그 팀은 무려 334개였다. 대부분 18명 이상의 선수를 보유하고 있었고, 해마다 배출하는 졸업생 선수만 1,500명 전후였다. KOVO는 이들 가운데 국내에서 활약할 외국인선수를 찾기로 했다. 

당시에는 미국 프로배구 리그가 없는 상황이라 일부 우수 선수만 유럽 무대 혹은 남미와 아시아 무대를 노크했고, 우수한 실력에도 선수 생활을 이어가지 못하는 선수들이 많았다. 이들이 V-리그에 활약하는 구도 속에 트라이아웃이 펼쳐졌다. 

# 미국국적, 만 21~25세, 해외리그 3년 이하 경력

트라이아웃 시행 첫 해. KOVO는 미국 여자대학배구 출신 선수들을 초청함에 앞서 세 가지 기준을 세웠다. 

우선 국적은 미국으로 제한했다. 또한 나이를 만 21세에서 25세 사이로 묶었다. 대학교 졸업예정자도 한국에서 뛸 수 있도록 했다. 

해외리그 경험이 있는 선수도 신청은 가능했지만 3년 이내 경력자만 응시할 수 있도록 했다. 포지션 제한도 있었다. 아포짓스파이커, 아웃사이드히터, 미들블로커 등 공격수만 트라이아웃에 나설 수 있도록 했다.  

연봉은 상위 1~3순위 지명선수는 15만 달러, 하위 4~6순위 지명선수는 12만 달러였다. 세금 22%가 포함된 금액이었다.

단, 승리수당은 구단이 경기당 300달러에서 1천 달러 이내에서 자유롭게 정할 수 있도록 했다. 

재계약 조항도 마련했다. 1년에 한해 재계약이 가능토록 했고, 재계약시 연봉 3만 달러를 인상토록 했다. 

대체선수가 필요할 때는 1회에 걸쳐 가능토록 했으며 마지막 라운드 시작 전일까지만 교체가 가능토록 제한했다. 대체선수의 연봉 기준 금액은 12만 달러 이내였다. 

# 한국 세터가 직접 연습경기에 참가

2015년 첫 트라이아웃 당시에는 현지에서 세터를 구하지 않고 국내 세터가 현장을 방문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이에 따라 6개 구단 주전 세터가 현장에 합류토록 구단들이 합의했다. 이효희(한국도로공사), 김사니(IBK기업은행) 정지윤(GS칼텍스), 한수지(KGC인삼공사/현 정관장), 염혜선(현대건설), 김다솔(흥국생명)이 현장에 함께 했다. 흥국생명은 조송화 세터가 미국에 갈 예정이었으나 부상으로 인한 재활로 인해 김다솔이 미국으로 향했고, 현장에서 가장 열심히 토스를 올렸다. 

하지만 한국에서 장거리 비행을 한 세터들의 컨디션은 썩 좋지 않았다. 결국 국내 세터의 해외 트라이아웃 현장 방문은 첫 해가 마지막이었다.

트라이아웃 경기에 사용된 볼은 당시 KOVO 공식사용구인 스타 그랜드챔피언이었다. 

참가 선수들은 처음 접해보는 세터의 볼을 때려야 했고, 처음 사용해 보는 볼에 적응해야 했다. 

# 트라이아웃 홍보대사 역할 자처한 니콜 포셋

니콜 포셋은 아직도 V-리그 올드팬들에게 회자되는 이름이다. 미국 국가대표팀에 뽑혔던 그는 2012-2013시즌부터 3시즌 동안 한국도로공사 유니폼을 입고 활약했다. 당시 한국도로공사는 성남에 연고지를 두고 있었다.

니콜은 분당 집과 판교 훈련장을 직접 운전해 출퇴근했고, 한국 음식과 문화를 무척이나 사랑했던 선수였다. 그는 첫 시즌 득점상에 이어 마지막 시즌에는 정규리그 MVP를 이효희 세터와 공동 수상하기도 했다. 

니콜은 트라이아웃 제도를 모르는 미국 선수들에게 한국리그를 홍보했고, 니콜을 통해 정보를 듣고 지원한 선수도 있었다. 현장을 방문해 한국에서 온 모든 관계자들에게 커피를 돌린 니콜은 미국 선수들의 질문 공세에도 정성스럽게 임했다. 

니콜이 마지막으로 뛴 2014-2015시즌 한국도로공사에서 받은 수령액 총액(세전)은 50만 달러가 넘었다. 니콜보다 더 많은 연봉을 수령한 선수도 있었다. 

트라이아웃 제도 도입을 무척이나 아쉬워한 니콜이었지만 한국 사랑 만큼은 변함이 없었다. 

니콜은 현장에 방문한 이효희 세터와 2개월 만에 다시 만나 포옹했고, 심찬섭 단장 등 도로공사 일행들을 특급 레스토랑으로 초대해 대접하기도 했다. 

# 선택받지 못한 선수에 대한 KOVO의 배려

트라이아웃이 시행된 첫 해. KOVO 직원들은 미국 출국에 앞서 회의를 했다. 전체 지원자 가운데 선택받지 못한 선수를 위해 작은 선물을 하자는 의견이 나왔고, 이는 전격 수용됐다. 

여러 아이디어를 모은 끝에 구매한 자개 문양의 보석함을 예쁜 포장지로 둘렀고, KOVO 직원과 현지 통역들이 함께 쓴 자필 편지까지 동봉했다. 

선수들은 쇼핑백을 열어보며 깜짝 놀랐고, 탈락의 아쉬움을 털어버린 가운데 미소를 지으며 드래프트 현장을 빠져나갔다. 작은 배려가 감동으로 전해지는 순간이었다. 

# 처음으로 선발된 6명, 그리고 첫 시즌  

트라이아웃 첫 해인 2015년은 신청자는 총 21명이었다. 6명이 선택받는 상황이었으니 취업률은 28.5%였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 위치한 아메리칸 스포츠 센터에서 사흘 동안 연습경기가 펼쳐졌다. 창고를 개조해 만든 곳으로 미국 국가대표와 상비군의 훈련장으로 알려진 곳이었다. 그물망으로 코트 24면을 확보해 여러 팀들이 곳곳에서 볼을 때리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KOVO는 트라이아웃을 위해 코트 3면을 빌려 사용했다. 

6개 구단 감독들은 눈에 들어온 선수들의 후위 공격 등 특정 상황에서의 해결 능력을 테스트하기도 했다. 

마지막 날 드래프트에서 1순위 자격을 얻은 KGC인삼공사(현 정관장) 이성희 감독은 헤일리 스펠만을 지명했다. 2순위 GS칼텍스 이선구 감독은 케서린 벨(등록명 켓벨)을 호명했다. 3순위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은 테일러 심슨을 지명했다. 

후순위 추첨은 이후 별도로 진행 했다. 4순위 현대건설 양철호 감독은 에밀리 하통을 뽑았다. 5순위 IBK기업은행 이정철 감독은 당초 6순위라 생각하며 미들블로커를 고민하고 있었지만 5순위가 나오자 미소 속에 리즈 맥마혼을 지명했다. 마지막 6순위 한국도로공사 이호 감독은 레즐리 시크라를 지명했다. 

2015-2016 V-리그 정규리그 성적을 살펴보면 IBK기업은행이 1위, 현대건설이 2위, 흥국생명이 3위를 차지했다. GS칼텍스가 4위, 한국도로공사가 5위, KGC인삼공사가 6위로 뒤를 이었다. 

현대건설은 에밀리 하통의 활약 속에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을 쓸어담으며 정상에 올랐다. 반면 정규리그 우승팀 IBK기업은행은 맹활약을 펼치던 리즈 맥마혼이 시즌 막판 손가락 골절 부상으로 챔피언결정전에 결장하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흥국생명은 테일러 심슨이 족저근막염 이유를 들어 전력을 이탈하자, 대체 외국인선수 알렉시스 올가드를 투입했지만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첫 해 트라이아웃에서 선발된 6명의 활약은 합격점을 받았다. 맥마혼은 정규리그 MVP에 올랐고, 헤일리는 득점 1위를 기록했다. 켓벨은 블로킹 2위를 기록하며 베스트7에 선정됐다. 시크라는 오픈공격 1위로 활약했다. 에밀리 하통은 리시브와 공격 모두 준수한 활약을 펼치며 팀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에밀리도 베스트7에도 이름을 올렸다.  

2015 여자부 트라이아웃이 펼쳐진 아메리칸스포츠센터. [애너하임(미국)=홍성욱 기자]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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