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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욱의 배구 산책](76) 불안하기 짝이 없는 감독 대행 4명 체제
홍성욱 기자 | 2025.12.31 14:23
왼쪽부터 IBK기업은행 여오현 감독대행, 삼성화재 고준용 감독대행, 우리카드 박철우 감독대행, KB손해보험 하현용 감독대행. [KOVO 제공]

2025-2026시즌 전반기가 마무리 됐습니다. 2025년 마지막 날인 오늘부터는 4라운드로 접어듭니다.

전날까지 치열하게 펼쳐진 전반부에서 무려 감독 4명이 차례로 물러났습니다. 동시에 감독대행 4명이 임시로 지휘봉을 들었습니다. 이례적입니다.

시작은 IBK기업은행이었습니다. 우승 후보로 꼽혔던 IBK가 7연패에 빠지면서 지난 11월 22일 김호철 감독이 물러났고, 여오현 코치가 대행으로 나섰습니다. 이후 팀은 연승행진을 펼치기도 했지만 상승세에는 브레이크가 걸린 상황입니다.

IBK기업은행은 김성태 행장 임기가 내년 1월 2일로 만료되는 만큼, 신임 행장이 새 감독 선임에 대한 결정도 내릴 것입니다. 따라서 이번 시즌은 여오현 대행 체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삼성화재도 감독이 바뀌었습니다. 김상우 감독이 지난 18일 10연패를 당한 직후 물러나면서 고준용 코치 체제로 전환됐습니다.

고준용 대행은 26일 OK저축은행과의 홈경기에서 3-2 승리를 끌어내면서 팀의 연패를 끊어냈고, 미소를 지었습니다.

하루 전인 30일에는 감독 두 명이 지휘봉을 반납했습니다. 모두 외국인감독입니다. 우선 우리카드 마우리시오 파에스 감독이 물러나면서 박철우 코치가 남은 시즌을 이끌게 됐습니다.

우리카드는 올 시즌 봄배구는 물론이고, 더 높은 곳을 바라보려 했지만 팀 성적이 6위로 쳐졌고, 최근 4연패 과정에서 분위기 전환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수장 교체에 이르렀습니다.

우리카드는 박철우 대행 체제로 시즌을 마무리 할 방침입니다.

KB손해보험도 같은 날 오후 레오나르도 카르발류 감독과의 동행을 마무리하고, 하현용 코치가 팀의 구심점이 됐습니다.

KB손해보험은 현재 3위를 기록중이고, 최근 3연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이례적으로 비칩니다. 하지만 이미 연승과정에서 감독의 역할이 축소됐고, 교체 가능성은 수면위로 떠오른 상태였습니다.

4개 구단 감독 퇴진에는 공통점과 차이점이 공존합니다. 일단 공통점은 구단과 합의 하에 지휘봉을 내려놨다는 점입니다. 지휘봉을 반납한 감독 4명은 계약된 기간 동안 잔여 연봉을 보장 받습니다. 이는 감독 교체가 구단에 의해 이뤄졌다는 걸 말해줍니다. 외부적으로는 에둘러 표현했지만 사실상 경질입니다.

IBK기업은행과 삼성화재, 그리고 우리카드는 성적 부진으로 감독이 팀을 떠난 케이스입니다. 반면 KB손해보험은 외국인감독 선임 과정에서부터 조급했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결국 이로 인한 리스크가 누적된 상황에서 결단을 내린 경우라 하겠습니다.

문제는 대행체제 그 이후입니다. IBK기업은행은 새 행장의 결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단, 현재 구단 수뇌부에서는 여오현 감독대행을 지지하는 의견과 더불어 선수단을 꽉 잡고 갈 수 있는 장악력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 시즌이 끝날 즈음 상황이 정리될 것 같습니다.

삼성화재와 KB손해보험은 국내 감독과 외국인 감독까지 문호를 활짝 열어뒀습니다. 구단의 방향성, 그리고 세계 배구의 흐름에 맞는 지도자를 신중히 검토해 뽑겠다는 생각입니다.

우리카드는 국내 감독이 새로 선정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립니다.

남은 시즌을 이끌 감독대행 4명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여오현, 고준용 대행은 이미 선수단을 이끌며 승리와 패배를 모두 맛봤습니다.

반면 박철우, 하현용 대행은 아직 데뷔전을 치르지 않았습니다. 하현용 대행은 코치 신분으로 작전지시를 한 장면이 보였습니다. 하지만 오늘 열리는 현대캐피탈전부터 본격적인 감독대행 신분으로 나서는 만큼 평가의 출발점이 시작된다 하겠습니다.

박철우 대행은 1월 2일 OK저축은행전이 데뷔전입니다. 어떤 지도력을 보여줄 것인지 궁금합니다. 

감독은 비시즌 동안 팀 훈련을 지휘하며 시즌을 준비합니다. 하지만 이런 시스템이 시즌 절반을 소화하지 못하고 곳곳에서 무너졌습니다. 이는 구단도 돌아봐야 할 대목입니다. 감독과의 소통도 문제거니와 감독을 어떤 과정을 통해 어떻게 뽑았는지도 점검해야 할 것입니다.

V-리그 후반부는 치열한 순위싸움과 함께 봄배구에 나설 팀이 정해지는 전쟁터입니다. 여기에 또 하나의 관전포인트는 감독대행 4명의 행보입니다. 과연 살아남아 신임 감독으로 선임될 사람이 나올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감독 체제가 아닌 감독 대행체제는 팀이 비상상태라는 걸 말해줍니다. 시즌 절반 이상을 불안정한 상태에서 보내야 하는 건 마지막 순간 불리하게 작용할 겁니다. 감독이 가진 리더십은 팀의 중요한 자산이기 때문입니다.  

4개 구단의 차기 감독 선임 프로세스 또한 면밀하게 점검하겠습니다. 좋은 지도자가 새롭게 선임된다면 이 네 구단은 다음 시즌 더 강력해 질 것입니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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