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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욱의 배구 산책](71) 삼성화재의 8분 넘는 회의, 현대캐피탈이 준비한 꽃다발 2개
홍성욱 기자 | 2025.10.28 08:17
2025 남자부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된 선수들. [KOVO 제공]

2025 KOVO(한국배구연맹) 남자부 신인드래프트가 열린 27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는 양복을 입은 선수들 뒤로 지도자와 가족들, 그리고 팬들이 함께 자리했습니다.

오전 11시에 시작된 드래프트는 빠르게 진행됐습니다. 1순위 지명권을 얻은 한국전력이 제천산업고 방강호를 지명하자, 장내에는 큰 박수가 터져나왔습니다. 이어 삼성화재는 2순위로 해외파 이우진을 선택했습니다.

1라운드 지명이 마무리되고 2라운드로 접어들면서 긴장감은 고조됐습니다. 당연히 뽑힐 것으로 여겨진 선수들이 하나둘 지명되면서 이후 어떤 상황이 이어질 것인지를 짐작하기 어려운 미묘한 분위기였습니다.

KB손해보험이 2라운드 1순위로 순천제일고 이학진을 지명하면서 고교 3인방으로 지목된 선수들은 모두 프로에 입단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이어진 현대캐피탈의 2라운드 지명 순서 때는 처음으로 ‘패스’가 나왔습니다. 가족석에서는 탄식이 흘러나왔습니다. 너무 이른 시점에서 나온 '패스'였습니다. 

이후 2라운드에서 4명이 더 뽑혔고, 한국전력은 '패스'를 선택했지만 곧바로 이어진 3라운드 1순위로 중부대 김민철을 지명했습니다. 다음 순번은 삼성화재였습니다.

이 때 ‘타임’요청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드래프트장에는 정적이 흘렀습니다.

시간은 계속 흘러 무려 8분이 지났습니다. 선수들이 자리한 오른편과 가족들이 착석한 뒤편에서 이를 기다리는 건 힘겨운 싸움이었습니다. 사회를 담당한 신승준 아나운서 또한 지명을 기대하며 시간을 넉넉하게 부여했습니다.

하지만 삼성화재는 결국 ‘패스’를 선택했습니다. 다시 한 번 탄식이 홀을 감쌌습니다.

이날 드래프트에는 총 48명이 참가를 신청해 1라운드 7명, 2라운드 5명, 3라운드 2명, 수련선수 4명 등 총 18명이 지명을 받았습니다. 취업률은 37.5%였습니다.

지명이 모두 끝나고 우선 삼성화재 관계자를 만났습니다. 그리고 8분 넘게 회의를 한 이유를 물었습니다. 답은 간단했습니다. 뽑을 선수는 이미 정해놨는데 엔트리 문제로 인해 기존 선수 중 누구를 내보낼 것인지가 고민이었던 겁니다.

이를 두고 임도헌 단장, 김상우 감독, 유대웅 사무국장이 깊은 고민 속에 논의했고, 결국 기존 선수를 잔류시키기로 최종 결정했습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도 만났습니다. 분명 꽃다발은 2개를 준비했지만 지명은 1라운드 1명 뿐이었습니다. 현대캐피탈 또한 비슷한 맥락이었습니다. 2명까지 뽑을 준비를 했지만 기존 선수를 밀어낼 만큼 눈에 들어오는 미래 전력을 찾지 못했습니다.

사실 취업률 37.5%는 매우 높은 수치입니다. 올해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에선 1,261명이 참가해 110명이 지명을 받았습니다. 지명률은 8.72%였습니다. 야구의 지명률은 항상 이 수준입니다.

반면 배구는 50%전후를 유지하다 점점 내려오고 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사유라고 보면 됩니다. 기존 선수 한 명을 밀어내야 지명이 가능한 상황입니다.

지명을 받기 위해선 여러 상황이 맞아떨어져야 합니다. 본인의 실력이 가장 중요하지만 가능성을 가졌다면 뽑힐 수도 있습니다. 특히 팀이 필요한 포지션이라면 운까지 따를 수도 있습니다. 

초등학교나 중학교 때 배구를 시작해 고등학교 혹은 대학교에 재학중인 선수들은 모두가 프로 지명을 꿈꾸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황은 희망적이지 않습니다. 어렵사리 프로에 들어와도 절반 가량은 3년 이내에 팀을 떠납니다. 지명이 곧 성공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냉혹한 현실 속에 프로배구 무대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치열한 주전 싸움 속에 더 치열한 지명 경쟁이 더해지고 있습니다. 한 명을 밀어내야 내가 프로에 들어갈 수 있다는 냉혹한 제로섬 게임은 더욱 심화될 것입니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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