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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레블을 달성한 현대캐피탈 블랑 감독이 트로피 3개 앞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C)KOVO |
현대캐피탈이 2024-2025시즌 구단 최초 ‘트레블’을 달성했습니다. 통영 컵대회 우승 이후 2024-2025 정규시즌 1위에 이어 챔피언결정전에선 4시즌 연속 통합우승에 빛나는 대한항공을 3연승으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습니다.
현대캐피탈이 빛나는 성과를 올린 건 여러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포인트는 프랑스 출신 필립 블랑 감독의 선임이었습니다.
블랑 감독은 화려한 이력을 지녔습니다. 2001년부터 2012년까지 프랑스 남자 대표팀 감독을 역임했고, 2013년부터 2016년까지는 폴란드 남자 대표팀의 수석코치를 지냈습니다.
이후 2017년 일본 남자 대표팀 수석코치로 부임한 블랑 감독은 2022년부터는 감독으로 승격, 2023년 VNL에서 단신 라인업의 일본을 3위로 끌어올렸습니다. 더불어 일본이 2024년 파리올림픽 본선 진출하는 구심점이 됐습니다.
현대캐피탈은 최태웅 감독 경질 이후 새 감독 선임 과정에서 후보를 추렸고, 이들을 현지에서 인터뷰하며 구단과의 적합성을 고려했습니다.
가장 신뢰를 준 건 블랑 감독이었습니다. 현대캐피탈은 블랑 감독을 최종후보로 선정하는 과정에서 일본 내부에서의 평판까지 세심하게 조사했습니다. 실무에서 블랑 감독을 겪은 사람들, 그리고 일본 미디어에서 바라본 블랑 감독의 성향까지 꼼꼼하게 분석했습니다.
현대캐피탈은 블랑 감독이 세심하고 너무 강성도 아니면서 선수단 장악 능력 및 소통 능력을 보유했다고 판단, 구체적인 계약 협상에 돌입했고, 어렵지 않게 계약서에 사인을 받았습니다.
이후 현대캐피탈에 부임한 블랑 감독의 지도력은 탁월했습니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습니다. 팀 훈련장인 캐슬 오브 스카이워커스에 도착해 훈련에 나선 첫 날부터 블랑 감독은 볼을 때리며 선수들과 호흡했습니다.
세터와 리베로 선수들을 따로 모아 훈련을 진행하는 과정에서는 전체적인 플랜을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블랑 감독은 선수 개개인에 대한 세밀한 지도를 바탕으로 팀 전체적인 조화를 만들어내는 감독입니다. 그는 선수의 장점을 우선 봅니다. 그리고나서 단점을 보완할 수 있을지를 판단합니다.
단점을 보완하는 과정 또한 체계적입니다. 우선 해당선수가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는데 필요한 영상을 여러개 보여줍니다. 그리고 이를 터득할 시간과 과정을 제시합니다. 마지막으로 선수의 동의를 얻은 이후 훈련을 진행합니다.
선수의 동의를 거치는 전후 단계에서 블랑 감독은 프런트와 긴밀한 소통을 통해 이 선수의 이런 부분을 이렇게 개선하겠다고 논의하고 협조를 구합니다. 프런트의 요청 사항을 절충하며 시너지를 내고 있었습니다.
이번 시즌 허수봉이 리시브를 보완하며 한 계단 올라선 부분. 그리고 레오가 블로킹에서의 능력치를 끌어올린 부분은 대표적인 케이스입니다. 신펑이 아포짓스파이커의 역할을 감당할 때 정확한 롤을 부여한 것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가장 핵심은 황승빈 세터의 토스 능력이었습니다. 블랑 감독은 챔프전 경험이 없는 황승빈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동시에 세터의 역할에 대한 명확한 목표와 방향성을 제시했습니다.
또 한 명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있습니다. 전역 직후 주전으로 도약한 미들블로커 정태준입니다. 위에 서술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정태준은 미세한 단점 보완을 단기간에 이뤄냈습니다.
선수들은 블랑 감독을 절대적으로 신뢰하고 있습니다.
훈련 시간에 늦게 나오기로 유명했던 레오는 챔프전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현대에 와서는 한 번도 지각하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블랑 감독이 선수들을 존중하니, 선수들이 감독을 존경하고 있다는 의미였습니다.
실제로 블랑 감독은 식사 때 테블릿PC를 들고 나가 바로 레오를 불러 티타임을 하면서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 소통했습니다. 이는 오후 훈련을 통해 실전으로 응용됐습니다.
현대캐피탈이 우승한 직후 복도에서 만난 선수 한 명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저 또한 저의 발전 방향에 대해 고민을 합니다. 그런데 블랑 감독님은 저보다 저에 대한 더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는 동료들이 여럿 있었습니다”라며 “진심으로 감독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습니다.
블랑 감독은 챔프전 우승 직후 이번 시즌 팀이 획득한 트로피 3개를 앞에 두고 기념촬영을 했습니다.
그는 "앞에 놓인 트로피 3개에는 우리 팀의 성장과 스태프의 노력이 담겨있습니다"라고 말하며 미소 지었습니다.
성과를 낸 블랑 감독에게 처음 만나는 선수의 어떤 점을 가장 먼저 살펴보는지 물었더니 그는 “선입견을 버리려 노력합니다. 그리고 장점을 먼저 보려합니다. 단점을 먼저 보면 그 선수의 진가를 알아내기 힘듭니다. 모든 부분에서 다 잘하면 모두가 국가대표선수이겠지요. 나는 선수의 장점을 보고 나서 그 가능성으로 단점을 고치는 계획을 세웁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의 대답을 듣는 순간, 이번 시즌 현대캐피탈 트레블 달성의 진정한 원인은 한 번에 해결됐습니다. 동시에 다음 시즌 현대캐피탈의 플레이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습니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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