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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20주년을 맞이한 한국배구연맹(KOVO)의 최근 화두는 글로벌(Global)입니다. 지구촌으로 우리 배구 역량과 권역을 확대해 셰계와 교류하고 어깨를 당당히 하겠다는 의미라 하겠습니다.
실제로 연맹은 올해 이탈리아 베로 발리 몬차를 초청해 이틀 동안 경기를 펼쳤습니다. 주관방송사가 기획한 프로그램에 협조했습니다. 몬차의 경기력은 아쉬웠지만 교류라는 의미는 둘 수 있었습니다.
또한 2024 통영-도드람컵 여자부에는 일본 SV리그 아란마레 야마가타를 초청하기도 했습니다.
이밖에도 연맹은 코치 해외연수 프로그램을 기획해 권준형과 최석기 두 지도자를 일본 구단에 파견하고 항공권과 체재비를 지원합니다.
FIVB(국제배구연맹) 코치 코스 레벨1을 개최한 것도 의미있는 발걸음이었습니다.
지난 시즌부터 미카사로 공인구를 바꾼 것 또한 글로벌의 일환이라 하겠습니다.
제도적인 부분도 눈에 들어옵니다. 이번 컵대회부터 비디오판독을 세트당 2회로 늘리고, 렐리 도중 판독 요청도 가능토록 했습니다. 그린카드 제도도 도입했습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AI기반 판독시스템 개발까지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배구연맹이 글로벌을 기치로 내걸고 있다는 사실이 피부로 느껴집니다. 긍정적인 변화입니다.
부디 더 강한 추진력으로 ‘글로벌 코보’가 만들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 몇 가지 첨언을 드립니다.
우선 한국배구연맹에 글로벌 부서가 마련되길 희망합니다. 글로벌팀이나 글로벌본부, 혹은 글로벌TF가 꾸려진다면 연맹의 의지가 확고하게 반영되고, 글로벌에도 힘이 실릴 수 있습니다.
‘글로벌’이라는 기치만 내걸고 추진하는 부서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면 지속성 측면에서 의심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몇 가지 하다 그 때 뿐이겠지'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진정한 글로벌로 가기 위해선 선제적으로 두 가지 노력이 필요합니다.
우선 남자부와 여자부 14개 구단들이 해외 대회에 출전할 수 있도록 연맹이 기회를 열어줘야 합니다.
올해 AVC(아시아배구연맹) 클럽챔피언십은 당초 5월에 열릴 예정이었지만 9월로 미뤄졌습니다. 남자부는 이란에서 열린 관계로 대한항공이 출전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지만 여자부는 태국에서 열린 만큼 출전이 가능했습니다. 이 부분이 내년에는 보장돼야 합니다.
시즌 우승팀이 다음해 클럽챔피언십에 출전할 수 있도록 배구연맹은 밀어줘야 합니다. 이것이 진정한 글로벌의 첫 걸음입니다. 내년 여수 컵대회에 2024-2025시즌 우승팀이 나가지 못하더라도 클럽챔피언십에 참가할 수 있도록 제도화 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승팀의 빈자리가 생긴다면 유수의 해외 클럽을 초청하면 됩니다. 이렇게 되면 코보컵도 더 풍성해집니다.
또한 우리나라 팀이 AVC클럽챔피언십에서 우승할 경우, 시즌 일정 조정도 이뤄질 수 있도록 대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올해 여자부 우승팀은 일본 NEC였습니다. 현대건설이 통영 컵대회가 아닌 클럽챔피언십에 나가 NEC, LP뱅크 닌빈, 나콘라차시마 큐민씨, 카자흐스탄 쿠아니시 등과 자웅을 겨뤘다면 어땠을까요. 내년에는 꼭 이런 대결을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또 하나. 급선무가 있습니다.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과 아시아쿼터선수 트라이아웃 제도에 대한 보완이 절실합니다. 특히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은 변화가 필요합니다. 현 제도상으로 우리 프로 구단들은 적지 않은 연봉을 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연봉 수준에 합당한 선수들을 뽑지 못하고 있습니다. 선수 교체 풀도 좁습니다.
현재 한국에서 뛰고 있는 외국인선수들이 해외리그에서 뛴다면 연봉을 어느 정도 받을 수 있을까요. 훨씬 적은 금액일겁니다. 여자부는 절반 이하인 선수들도 나올겁니다.
그렇다면 이런 부분을 글로벌팀에서 주관해 추진하면 어떨까요. 그리 된다면 우리가 외국인선수를 뽑을 때 ‘글로벌 스탠다드’를 적용시킬 수 있을겁니다.
우리는 이미 ‘코로나19’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비대면 드래프트를 열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 방식에 대한 연구를 확대할 필요가 있습니다. 비대면 선발을 통해 트라이아웃 절차를 없애고, 드래프트 시기도 2월이나 3월로 당길 수 있습니다. 대상 선수 범위도 대폭 늘려 한국에 올 의향이 있는 선수라면 누구든 영상을 제출해 한국 시장에 노크할 수 있게 문호를 열어야 합니다.
또한 외국인선수들의 활약상이 궁금하다면 연맹 주관하에 올스타 브레이크 전후나 마땅한 시기에 해외리그를 직접 가서 보면 됩니다.
글로벌 팀이 각 구단의 글로벌 담당자, 의사결정권자와 함께 해외리그 참관을 지원하면 트라이아웃을 대처할 수 있습니다.
지금 ‘글로벌 코보’에 필요한 건 가지수를 늘리는 작은 성과보다 확실하고 실리적인 정책을 굵직하게 추진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프로배구는 진정한 글로벌의 일원이 될 수 있을겁니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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