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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배구 지각변동, 만만한 상대는 없다
강종훈 | 2015.08.03 17:28

[스포츠타임스=강종훈 기자] 제18회 남자배구 아시아선수권 8강 윤곽이 드러났다. 랭킹은 그저 숫자에 불과했다.

국제배구연맹(FIVB) 랭킹 기준으로 시드 배정을 받은 이란(10위)과 호주(13위), 한국(16위)과 중국(17위), 일본(21위)과 태국(36위)이 8강행 티켓을 따냈다. 대만과 카타르(이상 45위)도 합류했다.

예상을 뒤엎는 결과가 대회 초반부터 나왔다. 카타르가 B조 1차전에서 '우승 후보' 호주를 세트스코어 3-1로 꺾었다. 호주 팀 매니저는 "선수들이 졸았다"는 농담을 던지며 패배에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카타르의 승리는 시사하는 바가 컸다.

카타르는 불과 1년여 전만 해도 랭킹 상위권 팀에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도 한국에 세트스코어 3-0으로 셧아웃 당할 정도였다. 그러나 '오일 머니'의 효과는 컸다. 아프리카 출신의 귀화 유망주들이 팀에 녹아들면서 B조 1위로 당당히 8강 무대를 밟았다.

한국도 이번 대회를 통해 랭킹 하위권 팀들의 거센 추격을 받았다. 태국과의 C조 2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2로 진땀승을 거뒀다. 지난 26년간 맞대결에서 태국에 2세트를 내준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부상 중이고, 조직력을 만들 시간이 채 3일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을 수 있다. 그러나 태국배구의 질을 놓고보면 왜 한국이 고전했는지를 알 수 있다. 모든 선수들이 화려한 테크닉을 장착하고 있었다. 여기에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청소년대표 시절 주축 선수들이 성인대표까지 바뀌지 않고 조직력을 맞춰온 효과가 드러나고 있었다.

무엇보다 태국 선수들은 즐기는 배구를 하고 있었다. 문용관 남자배구대표팀 감독은 "태국의 빠른 전위 공격은 아시아 톱클래스 수준이었다. 운 좋게 태국을 꺾었지만, 이 구도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 장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카타르와 태국 외에도 대만도 더 이상 배구의 변방이 아니었다. 대만도 태국과 같이 청소년 때부터 호흡을 맞춰온 선수들이 성인무대에서도 강력한 조직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들의 추격을 따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란을 비롯해 중국과 일본은 한국보다 한 발 더 앞서나가고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될 부분이었다.

특히 중국은 장신화를 이뤄 높이에서 상대를 완전히 압도하고 있다. 이란은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아시아 1위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란대표팀 감독이 23세 이하 대표팀의 지휘봉까지 맡으면서 자연스런 세대교체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동메달 획득이라는 계획까지 세워놓았다. 일본도 철저한 분업화와 분석 배구로 일본만의 단단함을 보여주고 있다.

2003년 대구 대회 이후 12년 만에 금메달까지 바라봤던 남자 유니버시아드 배구대표팀도 8강 진출에 실패했다. 장기적인 계획없이 운영되는 배구는 미래가 없다.

신영석은 "아직 한국배구는 아시아 4강 안에 포함된다. 그러나 5위권 팀부터 키도 커지고, 기본기도 많이 좋아진 상태라 쉽게 이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우리는 3~4년 전까지만 해도 아시아선수권 결승 전력이었는데 지금은 방심하거나 누군가 컨디션이 좋지 않게되는 등 악재가 겹치면 전력이 급격하게 떨어진다"고 말했다.

또한, "중요한건 다른 팀들의 전력이 향상되면 우리도 동반 상승을 이뤄야 하는데 현재는 답보 상태인 것 같다. 선수들도 이번 대회를 통해 체감하고 있다. 쉽게 이길 수 있는 경기가 사라진 만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강종훈 기자 kudos@thesportstimes.co.kr

강종훈  kudos@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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