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타임스=용인, 홍성욱 기자] 젊은 팀 흥국생명 선수들의 함성이 메아리치는 경기도 용인시 흥국생명연수원내 체육관. ‘분홍거미’들의 굵은 땀방울이 웨이트장 바닥을 비처럼 적신다. 무리들 사이에서 후배들을 독려하며 훈련에 열중하는 선수가 눈에 쏙 들어왔다. 긴 머리를 질끈 동여매고 남은 힘까지 쥐어짜내고 있는 맏언니 김수지였다.
지난 2006년 한일전산고를 졸업하고 프로무대에 뛰어든 김수지는 지난 해 흥국생명으로 이적했다. 두 번째 얻은 FA(자유계약선수) 기회는 그의 인생에 터닝포인트가 됐다.
김수지는 “작년에는 이적하고 나서 저도 팀에 적응하는 상황이었어요. 융화가 중요했죠. 올해는 달라요. 이제는 욕심이 나요.”
차분하게 말을 이어가는 김수지의 입 끝에 힘이 실린다. 꼴찌 팀에 이적해온 맏언니가 한 시즌을 겪은 뒤 털어내는 자연스러운 소회였다.
“작년에는 어린 선수들에게 조근조근 얘기했어요. 딱 집어서 얘기하면 어려워할까봐 걱정도 됐거든요. 지금은 달라요 강하게 얘기할 때가 많죠. 후배들도 얘기해줘서 고맙다고 찾아오니 팀 분위기도 살아나요”라며 김수지는 특유의 미소를 보인다.
개인적인 욕심도 언급했다. “제가 팀에서 나이도 제일 많고, 키도 제일 커요(웃음). 올 시즌에는 블로킹 순위에 잘 보일 수 있게 해야죠”라고 덧붙였다.
그는 시즌이 끝난 뒤 대표팀에 선발됐다. 중국 텐진서 열린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에 다녀왔고, 8월에 다시 소집되는 대표팀에 동료 조송화, 이재영과 함께 합류할 예정이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을 목표로 힘찬 발걸음을 이어가고 있는 여자 배구 대표팀에서도 힘을 보태고 있는 김수지다.
그의 배구인생에 이번 올림픽은 간절함으로 다가온다. 3년 전인 2012년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오른쪽 무릎 수술을 했던 김수지였기에 내년으로 성큼 다가온 올림픽은 꿈의 무대다.
“브라질에 꼭 가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김수지의 말속에 각오가 실렸다.
팀에서는 맏언니로, 대표팀에서는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김수지를 바라보는 박미희 감독은 흐뭇한 미소를 보냈다.
박 감독은 “우리 (김)수지가 작년에는 (조)송화와 맞출 시간이 없었지만, 올해는 좀더 해줄 것으로 믿고 있다. 이적과 동시에 팀의 맏언니가 됐지만 그것도 잘 극복해냈다”며 강한 신뢰를 표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양)효진(현대건설)이와 맞장을 떠야할 것 같다”며 승부욕을 드러냈다. 선수들에 대한 신뢰가 바탕에 깔린 자신감의 표출이었다.
김수지 역시 “우승하고 싶어요. 챔프전 우승은 딱 한 번 밖에 하지 못했어요. 시즌을 기쁘게 마치고 싶어요”라고 화답하며 박 감독과 손을 맞잡았다.
배구 선수로 전성기에 접어든 김수지. 그는 “어렸을 때는 길어도 서른까지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나이가 차고 보니 더 이루고 싶은 게 많아요”라며 욕심을 보인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김수지는 ‘조용히 도와주는 게 많은 선수’라는 소리를 들었어요. 물론 좋은 얘기지만 이제는 ‘어렵고 까다로운 선수’로 기억에 남고 싶어요”라고 강조한다.
팀 우승과 올림픽 출전이라는 두 가지 꿈을 가진 스물아홉 김수지. 그가 오늘도 묵묵히 구슬땀을 흘리는 이유는 분명한 목표가 있기 때문이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사진=김수지. 흥국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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