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타임스=인천, 홍성욱 기자] 여자배구 대표팀의 맏언니 이효희(도로공사)에게는 ‘우승제조기’라는 별칭이 따라다닌다. 지금까지 몸담았던 세 팀을 모두 우승으로 이끌었기 때문이다.
프로원년인 2005년 KT&G(현 KGC인삼공사)와 2007~2008시즌 흥국생명에 이어 2012~2013시즌에는 IBK기업은행의 우승을 두 손으로 일궈냈다. 손에 낀 우승반지만 세 개나 된다.
그러나 만족은 없다. 아직 배가 고프다. 아시안게임 개막을 하루 앞두고 막바지 훈련에 열중하고 있는 이효희는 “두 가지 목표가 남아있어요.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소속팀 도로공사의 우승이예요. 지금은 오로지 아시안게임 생각밖에 없어요”라며 입술을 꽉 깨문다.
이효희는 승부욕이 아주 강한 선수다. 만족스러운 플레이를 하지 못했을 때도 그렇지만 패한 뒤에는 마음속의 분노가 치민다. 그렇지만 서른을 기점으로 확연히 달라졌다. 화를 다스릴 줄 알게 된 것. 속으로 삭이며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지혜까지 생겼다.
최근 열린 AVC컵 대회에서 중국에 연패를 당했지만 마음속으로는 복수의 칼날을 갈며 결전을 준비하고 있는 든든한 맏언니다. 이효희는 “중국이나 일본은 선수층이 워낙 두터워서 1진이니 2진이니 하는 의미가 크지 않은 것 같아요. 특히 중국을 이기기 위해서 많은 생각을 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1998년 실업리그부터 성인무대에 선을 보인 이효희는 아시안게임이 처음이다. 각오가 남다르다. “저에게는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죠.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 같은 큰 대회는 처음이고, 특히 이번 대회는 금메달을 딸 수 있는 가장 적합한 환경인 것 같아요”라고 차분하게 말한다.
선수단도 대회로 접어들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선수촌에 입촌하면서 SNS 프로필 사진을 대회 금메달로 바꿨다. 의지의 표현이다. 구호까지 바꿨다. 한 명이 ‘금메달!’을 선창하면 다른 선수들이 “고~ 금메달! 고~ 금메달! 고~ 금메달! 가자!!!”라고 이어받는다.
“중국에서 다들 지쳐있었을 때 미팅을 했는데 자연스럽게 구호변경 얘기가 나왔어요. 논의하고 결정하는 과정에서 웃음꽃이 활짝 피어오르면서 선수단 분위기도 확 살아났어요”라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언제까지 선수 생활을 할 계획이냐고 묻자 “저는 지금까지 항상 한 시즌만 생각하고 뛰어왔어요. 이번 시즌만 무사히 마친다는 계획뿐입니다. 제가 언제까지 할지는 저도 궁금해요”라며 활짝 웃은 이효희다.
가장 궁금한 건 그의 몸 상태다. 왼쪽 무릎 연골이 찢어지는 부상으로 힘든 재활을 이어온 그다. “지금은 많이 회복됐어요. 중요한 경기는 풀타임 소화도 가능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비행기를 타면 부어오르며 통증이 심했어요. 이선구 감독님의 배려로 컨디션이 많이 올라왔어요”라며 결전의 날을 기다리고 있다.
리시브를 받아 최종공격수에게 볼을 공급하며 경기운용을 좌지우지해야하는 고독한 세터의 자리를 믿음직스럽게 지켜주고 있는 이효희.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이효희의 ‘금빛토스’를 지켜보는 것도 체크포인트가 될 것 같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사진=이효희. 홍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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