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타임스=속초, 홍성욱 기자] 트레이드는 선수생활의 변곡점이다. 임명옥처럼 한 팀에서 11년 동안 활약하며 주장까지 했던 상황에서의 이적은 더 그렇다.
모든 것이 익숙한 상황에서 전부가 낮선 상황이 된 임명옥. 19일 강원도 속초시 도로공사 연수원에서 전지훈련중인 그를 만났다. 도로공사 유니폼이 제법 어울렸다.
“인삼공사 때 최고참이라 힘든 점이 있었어요. 언니들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거든요. 도로공사에 오니 친했던 언니들이 많이 계셔서 정말 좋았어요. 전 그냥 운동에만 집중하면 되더라고요.”
언니 얘기를 꺼내자 임명옥의 입가는 더 올라갔다. 인삼공사 때 함께 했던 장소연 플레잉코치, KT&G 시절 3년 동안 동고동락했던 이효희 세터, 21살 때 국가대표팀에 처음 뽑혔을 때 잘 보살펴줬던 정대영 주장까지 든든한 언니들이 임명옥을 챙겨준다.
산전수전을 다 겪고, 이적의 경험 또한 뇌리 속에 있는 언니들이었기에 눈빛 교환만으로도 대화가 통할 정도였다. 그래서였을까. 임명옥의 도로공사 적응은 순조로웠다. 특히 성남시 숙소에서 잠깐 지내다 지난 8일 김천으로 이사를 한 것은 임명옥에게는 새로운 마음을 굳게 먹을 수 있는 기회였다.
“모두가 새 연고지에 적응해야 하는 출발점이었어요. 저도 성남에서 김천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다시 한 번 ‘새출발하자’고 다짐했어요. 와보니 시설도 훌륭하고요. 운동만 생각할 수 있는 곳입니다.”
임명옥은 개인적인 욕심을 다 버렸다. 그는 “우승팀에 온 것은 부담입니다. 그렇지만 부담을 떨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제 욕심을 다 버렸습니다. 정말 운동만 열심히 하려고요”라며 진지한 표정을 보였다.
‘월드 리베로’ 출신 이호 감독도 그런 임명옥의 마음을 잘안다. 이 감독은 미팅 때 “명옥이의 리시브 자세는 표본이다”라며 칭찬했다. 임명옥은 이례적인 칭찬에 부끄러운 마음도 있었지만 더 열심히 하라는 칭찬으로 받아들인다.
이 호 감독은 “명옥이가 이적하면서 마음고생이 있었을 것이다.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많을 것이다. 그래서 최대한 말을 아끼려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자신감 불어넣기에는 적극적인 이 감독이다.
19일 속초고와의 연습 경기. 남자 고등학교 팀과 매 세트 20점대 접전을 펼치며 세트 스코어 2-2로 경기가 끝났다. 체육관을 가득 메운 학생들의 박수도 우렁찼다. 이 감독은 임명옥에게 “실수가 하나 나와도 다음 공에 움츠러 들지 말고 더 대담하게 해. 하나 잘 보내면 되”라고 말한다.
임명옥도 고개를 끄덕이며 큰 소리로 대답한다. 그에게 이적은 배구 인생의 새출발이나 다름없다.
“막상 이적 과정을 처음 겪고 보니 마음에서 우러나는 승부욕이 나오는 것 같아요. 신인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나이 서른에 배구인생 변곡점에 선 임명옥. 그의 파이팅 넘치는 활약은 다음 시즌 도로공사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사진=임명옥. 발리볼코리아 닷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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