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타임스=속초, 홍성욱 기자] 지난 2014-2015 V-리그 여자부에서 가장 인상적인 플레이를 펼친 선수는 한국도로공사 문정원이다.
그는 입단 3시즌 동안 17경기에 교체 출전해 9득점이 전부였던 이른바 웜업존 선수였다. 그런 문정원에게 반전의 계기는 시즌 4차전인 지난해 11월 8일 성남 현대건설전이었다. 첫 선발로 나선 경기에서 문정원은 10득점과 안정된 수비로 승리에 일등공신이 됐다.
이후 문정원은 도로공사의 주전자리를 꿰찼고, 팀의 정규시즌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또한 27경기 연속 서브에이스를 신기록을 작성하며 김희진(IBK기업은행)과 케니 모레노(현대건설)가 갖고 있던 종전 기록(13경기 연속 서브에이스)을 두 배 이상 늘렸다. 이젠 그 누구도 쉽게 도전하기 힘든 기록이 됐다.
시즌이 끝난 뒤 그는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생애 첫 국가대표팀 발탁이다. 당시 휴가를 보내던 문정원은 소식을 듣고 “신기했어요. ‘내가 국가대표라고?’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대표팀은 바람이자 로망이었는데 갑자기 연락을 받고나서 ‘그 언니들과 함께 한다고?’라며 기대감이 생겼어요.”
실제로 그랬다. 문정원은 대표팀에서 자기 역할을 해내며 14년 만에 아시아선수권 결승 진출이라는 성과 도출에 힘을 보탰다. 귀국길에는 성과를 한보따리 안고 왔다.
문정원은 “대표팀에서 정말 많이 배웠습니다. 이정철 감독님께서 많은 지적과 함께 세세한 부분까지 차근차근 알려주셨어요. 좀더 정확하고 신중한 플레이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라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시즌 때는 적장이지만 대표팀은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뭉친 팀이었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전력 극대화에 나섰고, 그 혜택은 처음 대표팀을 경험한 문정원에게 값진 수확이었던 셈.
또 한 가지 문정원은 ‘스스로 하는 배구’를 절절히 느끼고 왔다. “야간 훈련을 하는데 (김)연경 언니나 (양)효진 언니가 스스로 나와서 훈련하는 걸 보면서 정말 많은 걸 느꼈습니다. 언니들이 지금 위치까지 온 이유를 알게 됐어요”라며 문정원은 감탄사를 연발했다.
소속 팀으로 복귀하자마자 ‘월드 리베로’ 출신 이 호 감독의 지도가 이어졌다. 이적한 리베로 임명옥과 함께 팀의 리시브 라인을 책임질 문정원은 “리시브 스타일을 바꿨습니다. 감독님의 지적에 따른 것이었는데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아 적응하기 힘들었지만 지금은 조금씩 좋아지고 있는 걸 느끼고 있어요”라며 미소를 보였다.
서브도 다양해졌다. 크로스로 상대 선수 사이를 공략하며 히트상품을 만들어낸 문정원은 스트레이트로 코너를 공략하는 신무기를 장착했다. 여기에 기존 서브에 비해 힘을 70~80%만 주면서 정확도를 끌어올린 ‘유도탄 서브’까지 연마 중이다.
문정원은 “서브는 강약을 조절하면서 다양한 구질을 만들고 있어요. 기록이나 욕심 보단 하나하나 열심히 넣겠다는 생각뿐입니다”라고 말했다.
한 때 배구를 그만두려했던 문정원. 그는 이제 팀의 핵심 선수이자 국가대표 선수다. 또한 웜업존에 있는 많은 선수들의 본보기가 됐다. 지난 시즌 활약으로 연봉이 대폭 인상된건 당연지사다.
‘시즌2’를 향한 달음질을 시작한 문정원. 어렵사리 수면위로 떠오른 그의 행보는 배구 팬들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사진=문정원. 홍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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