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타임스=강릉, 홍성욱 기자] “이겨내고 있습니다.”
GS칼텍스의 간판 선수 한송이의 표정은 밝았다. 지난 3월 23일 왼쪽 발목 인대 재건수술을 받은 뒤, 10주가 경과된 시점에서 재활 속도는 상당히 빠른 상태였다. 주치의는 전치 16주 진단을 내렸지만 한송이는 김효승 트레이너와 함께 하체 훈련부터 차곡차곡 다져오며 훈련 강도를 조금씩 높이는 중이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 직전 열린 AVC대회 중국과의 결승전 도중 발목 부상을 당한 한송이는 수술 여부를 놓고 고심했지만 금메달이 우선이었다. 이후 곧바로 V-리그 시즌이 시작됐고, 발목이 부은 상태에서 치료를 병행하며 시즌을 치렀다. 한송이에게는 시련의 시간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시즌 도중 왼쪽 어깨 부상까지 당하며 고통은 배가 됐다. 당시 주장 역할까지 맡은 상황이라 힘들고 아픈 기색을 내보일 수도 없었다. 팀 성적까지 쳐지고 풀세트 경기에서 마지막에 패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한송이의 시름은 깊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수술도 잘됐고, 회복과 재활도 순조롭다. 특히 7년 전 같은 부위에 이미 수술을 받았었기에 우려도 있었지만 의외의 잰걸음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의지가 없다면 나올 수 없는 결과다.
상체와 하체 재활을 병행하고 있는 한송이는 특히 하체 훈련 진행속도가 빨라 9일 대관령 등반 훈련에도 동행했고, 11일 설악산 대청봉 등반에도 다른 선수보다 2시간 일찍 출발하는 선발대 조에 편성돼 산행길에 함께 한다.
“정상에서의 성취감을 맛보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한송이의 입가에선 강한 의지가 보였다. 그는 “우승해야죠. 비시즌에 이렇게 열심히 하는 건 우승 하나만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아직 통증이 남아있지만 참고 이겨내다 보니 마음도 더 긍정적으로 바뀌는 것 같아요”라며 옅은 미소를 보였다.
“내년에는 브라질에서 올림픽이 있어요. 제가 뽑힐지는 모르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마지막 올림픽이 될 것 같아요”라며 각오를 말하는 한송이. 그는 21살인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 대표선수로 선발되며 첫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일본을 꺾는 등 공동 5위를 기록하며 나름의 성과를 냈던 시절이다.
이후 2012 런던 올림픽에 참가해 주전으로 활약했던 한송이는 내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무대에서 메달을 따는 상상을 가끔씩 한다. “4위를 해보니 메달에 대한 욕심이 더 나는 것 같아요. 만약 제가 출전해서 메달을 딴다면 선수 생활 뿐 아니라 인생의 큰 영광일 것 같아요”라고 차분하게 말했다.
성호초등학교 4학년 때 배구를 시작해 벌써 21년째 배구공과 함께 살아온 한송이. 이제 우리 나이 서른 둘로 접어든 그의 배구는 무르익었다. “나이가 들면서 떨어지는 것도 있지만 대처하는 면에서 발전도 있는 것 같아요. 한 번은 최고의 시기가 더 올 것으로 믿고 있어요”라며 활짝 웃는다.
GS칼텍스 이선구 감독은 “(한)송이가 수술 후 재활을 잘하고 있다. 자기 몸 관리를 잘하는 선수다”라고 말했다. 긴 산행을 하루 앞둔 10일 점심 회식 때도 이 감독은 한송이에게 덕담을 건네며 공개적으로 칭찬하기도 했다. 믿음의 우회적 표현이었다.
앞으로 3년 동안은 배구만 생각하고 살겠다는 한송이. 부상을 이겨내고 또 한 번 비상을 위해 묵묵히 준비하는 그의 땀방울을 보며 다음 시즌이 기다려졌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사진=한송이. 홍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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