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타임스=김덕중 기자] 한국축구는 그동안 아시안게임과 이렇다할 인연을 맺지 못했다. 한국에서 열린 1986년 서울 대회서 금메달을 땄으나 이후 28년 간 아시안게임에서 우승을 하지 못했다. 성적만 기대에 못미쳤던 게 아니다.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어린 선수들은 언제나 팬들의 비난과 조롱거리가 돼야만 했다.
23세 이하 선수들이 주축이 되고, 연령에 상관없는 와일드카드를 최대 3명까지 사용할 수 있는 현대축구 시스템이 아시안게임에 도입된 이후에도 적지않은 나라들은 이 룰을 적극 활용하지 않는다. 프로리그에 속한 성인 선수들을 와일드카드로 차출하기 쉽지않은 현실적 문제가 있고, 2년 뒤 올림픽을 위해 아예 21세 이하 대표팀을 꾸려 아시안게임에 도전장을 내미는 나라들도 있다. 여기에는 전력 평준화가 이뤄지지 않은 아시아 지역의 특수성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사정이 조금 다르다. 금메달을 땄을 경우 군 면제가 될 수 있다는 목적성이 확실하다. 때문에 가능한 전력을 모두 투입하는 쪽으로 대회를 치러왔고 자연스레 다른 아시아 나라보다 아시안게임에 대한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었다. 이런 아시안게임에서 지난 28년 동안 헛물만 켰으니 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은 팬들의 따가운 눈총을 피할 길이 없었다.
이번 이광종호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은 3명의 와일드카드로 김신욱, 김승규, 박주호를 썼는데 이들은 지난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 출전했던 멤버들이다. 23세 이하 선수들도 가능한한 최고 전력을 꾸렸다. 레버쿠젠 소속 손흥민을 데려오진 못했으나 호펜하임에 성공적으로 정착한 김진수를 호출했고 K리그 클래식에서 내로라하는 어린 선수들이 이번 이광종호에 이름을 올렸다.
스타트는 좋다. 14일 조별리그 첫경기서 말레이시아를 3-0으로 깔끔하게 꺾었다. 단 내용을 들여다보면 위기의 순간도 있었다. 후반 33분까지 1-0으로 박빙의 승부를 펼쳐야 했는데 답답한 경기내용에 아시안게임의 28년 묶은 저주와 비극이 다시금 떠오르기도 했다. 위기를 타파한 선수는 1골 1도움을 기록한 포항 소속 김승대다. 뒷공간을 파고드는 센스있는 침투와 변칙적 움직임이 경기시작 78분 만에 빛이 났다. 지난 28년 간의 굴곡진 역사가 이들에 의해 정리될 수 있을지 주목을 끈다.
김덕중 기자 djkim@thesportstimes.co.kr
[사진=한국 대표팀 선수들.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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