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타임스=애너하임(미국), 홍성욱 기자] 대한민국 여자배구를 대표하는 최고 세터 이효희(한국도로공사)와 김사니(IBK기업은행)가 만났다.
두 사람은 29일(이하 한국시간) 트라이아웃이 열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서 함께 인터뷰에 응했다. 전날 같은 비행기를 타고 현지에 도착한 뒤, 다소 피곤한 기색이었지만 표정은 환했다.
트라이아웃이 가져올 변화에 대해 먼저 물었더니 이효희는 “몰빵배구는 줄어야겠죠. 아무래도 실력이 떨어진다면 외국인선수에 대한 점유율도 떨어질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김사니도 “같은 생각이에요. 저도 패턴을 좋아하니까요. 세터가 돋보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라며 말을 이었다.
외국인선수 의존도가 심한 현실을 타계하기 위해서는 두 베테랑 세터의 역할도 중요해졌다. 코트의 야전사령관인 세터가 사실상 팀 공격력에 대한 선택 권한을 가진 때문이다. 특히 두 선수는 볼 분배에 있어 국내 최고수다. 일명 ‘기술자’로 불리는 만큼, 두 선수가 적절한 점유율을 배분하면서 외국인 선수 활용도를 어떻게 극대화시킬 것인지가 주목거리다.
2014-2015 정규시즌과 챔피언결정전에서 각각 MVP를 차지한 두 선수에게 ‘그간 서로 사이가 나쁘다는 소문이 있었다. 경기장에서 만나면 눈도 마주치지 않는다고 하더라. 사실인지 궁금하다’고 했더니 손사래를 쳤다.
이효희는 “나쁜 감정이 전혀 없는데 우리 사이를 모르는 사람들의 오해예요”라고 말했고, 김사니는 “언니랑 웃으며 인사하고 잘 지내는데 모르는 분들이 오해하시는 것 같아요”라며 웃음을 보였다.
한 살 차이 선후배인 두 선수는 어린 시절부터 알고 지냈다. 이효희는 “사니가 신광초등학교에 다닐 때부터 봤어요. 그 학교 선수들이 전부 키가 컸어요”라며 옛날 얘기를 꺼냈다.
김사니는 “저는 언니가 수일여중 다닐 때부터 봤어요. 사실 저는 어릴 때 작았는데 동료들이 커서 덩달아 커보였던 것 같아요. 경기 중에 어느 팀 세터와도 서로 쳐다보는 경우가 없어요. 가끔 상대 센터들과 눈이 마주치죠”라며 미소를 보였다.
그 때부터 지금까지 두 선수는 시대를 대표하는 세터로 성장했지만 같은 팀 유니폼을 입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태극마크도 번갈아 달았다. 한솥밥을 먹은 경험이 없어 살갑게 지내는 사이는 아니었지만 코트에서는 항상 웃으며 인사를 나누는 선후배 사이였다.
혼기가 찬 두 선수에게 결혼 얘기를 꺼냈더니 ‘그럴 줄 알았다’며 묘한 표정을 지었다. 두 선수 모두 남자친구가 있는 만큼 결혼 시기가 궁금했다. 김사니는 “배구를 그만두면 바로 결혼 할려구요. 그런데 언제 그만둘지는 모르겠어요”라고 했고, 이효희는 “결혼은 아직 언제할지 모르겠어요”라며 겸연쩍은 미소를 지었다.
대표팀으로 화제가 넘어가자 김사니는 “지난번에도 말씀드렸지만 대표팀은 이제 그만 하려고요. 오래했고, 무릎 때문에 너무 힘이 들어요. 소속 팀에서 뛰면서 비시즌은 평범하게 살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이효희는 “제 선택으로 대표팀에 뽑힌 건 아니었어요. 그렇지만 뽑혔기에 열심히 하고 있어요. 트라이아웃이 끝나고 한국에 돌아가면 인천공항에서 바로 진천선수촌으로 들어가 다시 대표팀에 합류합니다”라고 말을 이었다.
이때 IBK기업은행 이정철 감독(현 대표팀 감독)이 인터뷰 현장을 지나치다 “효희 오늘 아침 운동 했니?”라고 물어보자 두 선수는 파안대소했다.
트라이아웃은 한국시간으로 30일 새벽부터 진행된다. 분주한 일정에 앞서 단 하루 자유시간이 주어진 아침. 이효희와 김사니는 인터뷰가 끝나자 택시를 잡아타고 함께 쇼핑에 나섰다. 꼭 잡은 두 손 만큼 정겨움이 가득했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사진=이효희와 김사니. 홍성욱 기자]
애너하임(미국)=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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