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타임스=홍성욱 기자] SK 투수 메릴 켈리는 레인 켈리로 불린다. 선발로 예고되면 비가 내린다. 시범경기 때부터 그러더니 정규시즌에도 벌써 두 번째다.
올 시즌 KBO리그에 뛰어든 켈리는 시범경기 첫 등판 예정일인 지난달 10일 대전 한화전이 비로 취소되며 등판을 미뤘다. 다음날 등판했지만 이번에는 경기 전 내린 눈 때문에 일시 중단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시즌 개막 이후에도 켈리는 비의 여신을 움직였다. 지난달 31일 경기가 우천취소되면서 1일 예정이던 등판 일정이 2일로 밀렸고, 2일 경기에 나섰지만 4회까지 던지다 굵어진 비로 인해 경기가 취소됐다.
14일도 예외는 아니었다. 문학 넥센전 선발로 예고됐지만 비는 그를 마운드에 올리지 못하게 했다. 하루를 기다려 오늘 마운드에 오르는 켈리는 팀이 치른 12경기 가운데 단 한 경기에만 기록이 남아있다. 바로 8일 kt전이다. 6⅔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아쉽게도 승리를 챙기지는 못했다. 팀은 2-1로 승리했다.
오늘 켈리는 첫 승을 노린다. 날씨도 화창하고, 분위기도 좋다. 현재 SK는 8승4패로 단독선두다. 2위 삼성과 승차는 없지만 승률에서 앞선다. 오늘 켈리의 시즌 첫 승과 더불어 SK의 선두 지키기가 걸려있다.
이에 맞서는 넥센은 에이스 밴헤켄이 나선다. 전날 김대우로 선발 예고를 했지만 하루가 밀리자 밴헤켄으로 바꿨다. 올 시즌 밴헤켄은 세 차례 선발로 마운드에 올라 1승1패 평균자책점 2.55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한화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모습을 드러낸 밴헤켄은 5⅔이닝 4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팀은 5-4로 승리를 거뒀다. 이어 3일 SK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챙겼고, 9일 두산전은 6이닝 1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고도 패전투수가 됐다. 상대 마야의 노히트노런에 눌렸다.
오늘 역시 밴헤켄의 호투가 이어진다면 팽팽한 대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넥센은 4승8패로 9위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 나선 팀이라고 여겨지지 않는다. 1승을 하면 꼭 2패를 했다. 이런 페이스라면 중위권으로 치고 올라가기 힘들다.
출전기회가 없던 이성열과 허도환을 내주고 한화에서 양훈을 데려왔지만 얼마나 유용할지는 미지수다. 넥센은 불펜의 키맨이던 한현희를 선발로 돌리면서 불펜에 구멍이 생겼다. 이를 확실하게 메울 선수가 뚜렸하지 않다. 그렇다고 선발라인업이 압도적인 것도 아니다.
벤헤켄만이 자기자리를 잘 지키고 있는 가운데 한현희와 피어밴드는 자리잡기에 여념이 없고, 문성현은 2패로 흔들리는 실정이다. 밴헤켄이 나온 경기를 놓친다면 넥센에게는 치명타다. 특히 오늘 지면 3연패로 빠지기 때문에 반드시 잡아야 한다.
득점력을 보면 최근 5경기에서 SK가 31득점으로 6.2점인 반면 넥센은 17점으로 3.4점에 그치고 있다. 팀타율은 넥센(0.274)이 SK(0.263)에 근소하게 우세다. 홈런도 넥센(14개)이 SK(12개)에 살짝 앞선다.
그러나 넥센은 실책이 무려 13개로 7개인 SK에 비해 거의 2배다. 집중력과 완성도에서 SK에 밀리는 상황이다. 더구나 지난 시즌 MVP 서건창이 인대파열 부상으로 빠져있고, 중심타자 강정호까지 미국으로 떠난 상황에서 구멍이 보인다.
오늘 경기의 키는 넥센 타선이다. 처음 상대하는 켈리를 어떻게 공략하며 밴헤켄의 어깨를 가볍게 해줄 수 있는지가 포인트다. 넥센이 오늘 승리하며 중위권을 향한 거점을 마련할지, 아니면 선두 SK가 상승세를 이어갈지는 넥센 타선에 달려있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사진=켈리.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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