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타임스=홍성욱 기자] ‘서브와 리시브가 좌우한다.’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의 가장 우선적인 키워드다. 사상 첫 통합우승에 도전하는 한국도로공사와 2년 만에 통합우승을 노리는 IBK기업은행이 오늘부터 5전3선승제로 챔피언결정전을 펼친다.
두 팀의 대결은 여러 가지로 흥미롭다. 무관의 도로공사와 3시즌 연속 챔프전을 펼치는 신흥 강호 기업은행의 대결이라는 점도 그렇지만 이효희 세터와 김사니 세터의 맞대결이라는 점도 시선을 끈다. 이효희 세터는 지난 두 시즌을 기업은행에서 맏언니로 지냈다. 김사니도 정이 깊지는 않지만 도로공사가 친정이다. 한 살 차이인 30대 중반의 두 최고 세터가 펼치는 토스웍이 어떻게 코트를 수놓을지 주목된다.
배구는 ‘세터 놀음’이라는 말이 있듯 세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두 팀처럼 걸출한 세터를 보유한 상황에선 사정이 좀 다르다. 현대배구의 특성인 강력한 서브와 이에 따른 리시브가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을 제1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무리 좋은 세터가 있더라도 볼을 세터에게 정확히 전달하지 못한다면 의미는 반감된다. 리시브의 중요성은 그래서 더욱 크다. 도로공사 황민경과 기업은행 채선아의 리시브 대결은 오늘 경기의 키포인트다.
무릎부상의 여파로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던 황민경은 정규시즌 이후 브레이크 타임 동안 적절한 휴식과 훈련을 병행하며 1차전을 준비해왔다. 이효희 세터도 “리베로 오지영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 가운데는 황민경의 리시브가 가장 토스하기 좋다”고 말한 바 있다. 황민경이 잘 받아 올려만 준다면 이효희 세터의 ‘분배의 미학’은 정점을 찍을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은행도 채선아가 사실상 좌우하는 팀이 됐다. 리시브를 도맡아 처리하는 채선아가 무난한 임무수행을 완수한 날과 흔들린 날의 차이는 매우 컸다. 오늘도 그 연장선상이다. 채선아가 니콜과 문정원의 강하고 빠른 서브를 어떻게 받아낼 것이냐에 따라 승패는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 이정철 감독은 미디어데이 때 “챔프전에 진출한다면 데스티니가 해결해줘야 한다”며 역할론을 강조한 바 있다. 데스티니가 니콜과의 싸움에서 밀린다면 기업은행 입장에서 상황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
결국 최종적인 싸움은 두 주포의 대결장이 되겠지만 두 선수에게 볼이 올라가기까지의 과정이 한쪽으로 기울어진다면 승부는 이미 결정난다고 봐야한다. 따라서 리시브와 수비싸움은 오늘 경기의 핵심키워드다.
니콜과 데스티니의 대결에서 한 가지 주목거리는 서브다. 배구 경기의 시작인 동시에 공격의 출발점이다. 니콜은 시즌 막바지에 강서브와 함께 플로토 서브를 적절히 섞어 재미를 봤다. 오늘 상황에 따라 어떤 선택이 나올지가 관심거리다. 데스티니의 경우 강력한 서브를 구사하는 선수지만 오른쪽 발목 부상 이후에는 스파이크서브를 자제해 왔다. 과연 챔피언결정전에서 특유의 강서브를 다시 볼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두 감독의 지략대결도 어떻게 코트에서 나타날지 관심거리다. 사이드블로킹이 좋은 기업은행은 공격력 극대화를 위해 시즌 중반 이후 박정아와 채선아의 순서를 맞바꿨다. 오늘은 전위에서 박정아와 채선아가 누구를 상대하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박정아가 이효희 세터와 마주서게 하며 신장의 우위를 가져갈지, 아니면 채선아와 이효희를 맞물리게 할지가 경기 분위기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경기는 오후 7시 성남실내체육관에서 시작된다. 현장을 찾지 못하는 배구 팬들은 SBS스포츠채널과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통해 볼 수 있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사진=황민경(위)과 채선아. 도로공사,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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