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타임스=홍성욱 기자] 10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을 거머쥔 한국도로공사의 에이스 니콜 포셋에게 우승의 원인을 직접 물었다.
물론 질문에 앞서 ‘본인도 잘했지만’이라는 접두어를 넣었다. 한국에서, 그것도 도로공사에서 3시즌을 연속으로 뛰었던 니콜에게 2014-2015 시즌의 감회는 분명 이전 시즌과 달랐다.
니콜은 7일 수원 현대건설 전에서 3-1로 승리하며 우승을 확정지은 뒤, 서남원 감독의 지시로 정규시즌 우승 트로피를 직접 받았다. 무거운 우승트로피를 번쩍 든 니콜은 감격한 나머지 눈가에 이슬이 맺혔다. 이런 니콜의 모습을 직접 옆에서 지켜본 어머니도 감격해했다. 지난해말 아버지의 방문에 이어 최근 어머니가 한국을 찾으며 니콜의 플레이를 현장에서 지켜봤던 것.
니콜은 시상식 직후 열린 공식 인터뷰를 위해 기자실 문을 열고 들어온 뒤 밝힌 우승 소감에서 “지난 2년 동안 우승은커녕, 플레이오프도 올라가보지 못했다. 지금은 얼떨떨하다”며 솔직한 감정을 내비쳤다.
이어 우승의 이유를 기자가 묻자 “어메이징 효희”라는 첫 마디를 던졌다. 세터 이효희의 분배가 승리의 지름길이었다는 의미다.
니콜과 이효희 세터는 올 시즌 처음으로 한솥밥을 먹었다. 그러나 손발을 맞출 시간은 짧았다. IBK기업은행에서 FA(자유계약선수) 신분으로 이적한 이효희는 2014 인천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뽑혀 팀 합류가 늦었고, 니콜 역시 미국 대표팀에 차출돼 입국이 늦었던 것. 이에 따라 정규시즌 1라운드는 서로의 스타일에 맞추는 적응의 시간이 필요했다.
2라운드로 접어들면서 니콜은 이효희 세터와 플레이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작은 동작 하나가 어긋날 때마다 세세한 논의과정을 거쳤다. 커피 브레이크를 갖기도 했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홍이수 통역이 동석한 가운데 난상토론을 벌였다.
니콜은 이효희 세터의 토스에 맞추려 했고, 이효희도 니콜의 공격 스타일에 맞추려고 노력했다. 그러면서 둘은 접점을 찾아냈다. 그 무렵 도로공사는 1라운드 2승3패의 부진을 털고, 2라운드에서 4승1패를 수확하며 선두를 향한 진군을 이었다.
3라운드 중반 이후 파죽의 9연승을 내달리며 선두 자리를 꿰찬 것도 니콜과 이효희의 찰떡궁합에 기인한 것이었다.
니콜은 이효희에 대해 ‘똑똑한 세터’라는 한국어 표현도 서슴치 않았다. 블로킹을 따돌리며 알맞게 올려주는 토스는 볼 것도 없이 득점과 연결됐다. 서브 리시브가 흔들린 상황에서 올라온 2단 볼도 니콜의 손을 거치면 완벽한 공격으로 거듭났다.
니콜과 이효희는 경기 때마다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서로를 격려했다. 우승을 일궈낸 두 주역은 손을 맞잡았다. 자칫 외국인선수의 자만이 앞서기 쉬운 상황에서 니콜이 언급한 “어메이징 효희”는 모두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했다. 지금은 챔피언결정전만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걱정은 없다. 니콜과 이효희 명콤비는 시간을 거듭할수록 자로 잰 듯 오차없는 토스웍과 정확한 공격력을 뽐내고 있다.
정규시즌을 넘어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어메이징 니콜과 어메이징 효희의 호흡이 기대되는 것도 이런 이유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사진=니콜이 우승컵을 들고 있다.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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