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타임스=춘천, 홍성욱 기자] ‘전천후 요격기 박혜진을 누가 막을 것인가.’
우리은행의 보물 박혜진의 활약이 보석처럼 빛나고 있다. 23일 춘천서 열린 KDB생명과의 홈경기에서 74-71로 승리를 거둔 우리은행은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었다. 선수들은 경기가 끝나자 담담하게 3년 연속 우승을 자축했다. 그 대열에는 가드 박혜진이 자리하고 있었다.
지난 시즌 MVP를 차지했던 박혜진의 장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많다. 우선 꾸준한 선수다. 자유투 43개를 연속으로 성공시키며 WKBL 신기록을 세운 것만 봐도 그렇다. 기복이 없는 선수라는 점은 강력한 무기다. 게다가 강철 체력을 바탕으로 중장거리포를 쏘아댄다. 클러치 상황에서 그의 활약은 더욱 빛난다.
그런 박혜진에게 올 시즌 더 큰 무기 하나가 장착됐다. 다름 아닌 수비 능력이다. 박혜진은 지난해까지 공격에 주력했다. 2012-2013 시즌에는 티나 톰슨과 임영희가 해결사 역할을 해냈지만 2013-2014 시즌은 노엘 퀸으로 외국인선수가 바뀌면서 그 자리를 박혜진이 메울 수밖에 없었던 것.
이에 따라 박혜진은 접전 상황에서 클로저 역할을 도맡아하며 팀 승리를 견인해왔다. 그러나 올 시즌은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샤데 휴스턴이 합류하면서 공격력은 상승됐다. 샤샤 굿렛도 두 시즌째 함께 뛰면서 팀 전술에 녹아들었다. 자연스럽게 박혜진은 수비범위를 넓히며 자신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할 여유가 생겼다. 성과는 바로 나타났고, 자신감이 붙었다.
우리은행을 이끌고 있는 위성우 감독 역시 박혜진을 칭찬했다. 위 감독은 “(박)혜진이는 중요한 선수다. 특히 올 시즌은 수비에서 눈을 뜬 게 보인다. 2번 자리를 맡는 혜진이가 요즘 (이)승아의 부상으로 1번에 들어갈 때도 있지만 수비 때는 상대 3번 선수도 잘 막아내고 있다”며 이례적으로 치켜세웠다.
박혜진은 지난 시즌까지 타이트한 수비를 유지하는 정도였지만 올 시즌은 상대 선수의 길을 알아차린 뒤 자신있게 막아내며 수비 활동폭을 넓히고 있는 것. 우리은행은 박혜진의 보이지 않는 수비 공헌을 발판으로 개막 이후 16연승을 내달렸고, 우승까지 이뤄낼 수 있었다.
이제 남은 건 챔피언결정전. 상대는 신한은행 아니면 KB스타즈다. 한국 농구의 최근 화두인 ‘수비 농구’가 승리의 관건인 상황에서 박혜진의 수비능력은 팀에 큰 활력이 되고 있다. 스위치 상황에서도 밀리지 않고 제 역할을 다해주고 있기에 박혜진은 우리은행 입장에선 보배고, 상대 입장에서는 가장 힘들고 까다로운 선수가 됐다.
마인드도 성숙해졌다. 박혜진은 “다른 팀보다 훈련은 많이 하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훈련 때 고통스러우면 승리가 따라왔다”라며 시련을 이겨내고 우승을 거머쥔 과정을 함축적으로 표현했다.
공격 때는 7미터 이상 거리에서 장거리 3점포를 쏘아올리고, 수비에서는 상대 선수들을 꼭꼭 묶는 박혜진. 그는 우리은행의 핵심 플레이어이자 우승의 키워드가 됐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사진=박혜진. W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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