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타임스=홍성욱 기자] 김희진과 박정아는 IBK의 희망이자 대한민국 대표팀의 주축선수다. 두 선수는 17일 화성 현대건설전 3-2 역전승을 이끌었다.
박정아가 25점으로 팀내 최다득점이었고, 김희진이 21득점을 올렸다. 외국인 선수 데스티니가 15점을 거들면서 제3공격수 역할을 했다. 기업은행을 제외한 나머지 5팀의 외국인 선수 쏠림 현상과는 확실히 차이가 있다.
경기 후 기자와 만난 김희진과 박정아는 힘든 표정이 역력했지만 환한 미소는 활짝 핀 꽃처럼 밝았다. 김희진은 “용병 알바를 잘 끝내고 나니 후유증이 남아 힘든 것 같아요”라고 말했고, 박정아는 “오늘 경기 전부터 몸이 좋지 않았는데 5세트에 가면서 꼭 이겨야겠다고 생각했어요”라며 웃었다.
몸이 힘든 날 오히려 더 잘되는 선수가 많다고 하자 김희진이 “몸에 힘을 빼고 하니 그런 거 같아요. 저도 감기 덜리면 더 잘되요”라고 거들고 나섰다. 박정아도 “5세트에서 지면 끝이니 더 집중했어요. 4번 다 졌는데 꼭 한 번은 이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흥국생명도 쫓아오고 있고”라며 의지를 불태웠다.
데스티니가 아예 빠진 상태에서 몇 경기를 치른 것이 도움이 된 측면도 있냐고 물었다. 답은 예상과 같았다. 김희진은 “용병이 있을 땐 아무래도 의존하는 경기를 했죠. 저나 정아가 다 안되는 날도 ‘데스티니가 해주겠지’라는 의존증이 있었는데 아예 빠지니 안되더라도 저랑 정아가 무조건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번 현대건설전에서 그런 모습이 나온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박정아는 “오히려 데스티니가 없었을 때 국내선수들끼리 ‘으샤으샤’ 하는 게 더 많았던 것 같아요. ‘못하더라도 우리끼리 끝까지 한 번 해보자’는 생각이었죠. 지금은 데스티니가 들어왔기 때문에 무조건 이겨야 하니 더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예요”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두 선수는 이구동성으로 “데스티니가 완전하게 돌아오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책임감은 더 커요”라고 말했다. 남은 6라운드와 포스트시즈을 겨냥한 의미심장한 얘기였다.
김희진은 박정아를 바라보며 “오늘 정아가 정말 잘했어요. 사실 현대건설은 지난 2년 동안 거의 진 기억이 없었는데 이번 시즌 들어 쉽지 않은 팀이 되면서 저희가 약간 패배의식 같은 게 생겼던 것 같아요. 주눅이 든 것도 사실이고요. 그런데 오늘 승리로 돌파구를 찾은 것 같아요”라며 활짝 웃었다.
박정아도 “1세트 듀스 때 제가 하나는 아웃 때리고, 하나는 블로킹에 걸려서 날렸어요. 2세트에 들어오면서 흔들릴 뻔 했는데 선아가 와서 자기 미스라고 하면서 격려해줬어요. 그 생각을 오래했으면 경기를 제가 말아먹었을 수도 있었는데 금방 다시 집중하게 됐어요”라며 미소를 보였다.
두 선수는 연휴도 없이 바쁜 일정을 이어간다. 18일 오전만 휴식을 취하고, 오후에는 훈련이 기다리고 있다. 19일은 대전으로 내려가 20일 KGC인삼공사전에 대비한 코트적응훈련을 하게 된다. 그렇지만 이겨서 기분은 날아갈 듯 좋은 김희진과 박정아였다. 외국인 선수를 뛰어넘은 토종 대포 두 선수의 다음 활약이 기다려진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사진=박정아(위)와 김희진. IBK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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