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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택, "정현, 나를 넘어 세계로"
허진우 | 2014.09.03 12:35


[스포츠타임스=허진우 기자] 인천아시안게임 대표팀 막내 정현(249위·삼일공고)이 지난달 31일 남자프로테니스(ATP) 방콕오픈챌린저 단식에서 우승했다. 한국 남자테니스 사상 최연소인 18세 나이로 챌린저대회를 제패하며 세계랭킹도 200위 이내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정현의 성장이 누구보다 반가운 이가 한국 남자테니스의 살아 있는 전설 이형택(38)이다. 요즘 세대에 이형택은 ‘우리동네 예체능-테니스편’에서 강호동, 성시경, 정형돈 등을 지도하는 감독으로 더 익숙할 지 모른다. 하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테니스 선수가 누구냐”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이가 바로 이형택이다.

메이저대회인 US오픈에서 두차례 16강에 진출하며 한국 역대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을 거뒀으며, 역대 최고랭킹(36위)에 오르기도 했다. 챌린저보다 레벨이 높은 ATP투어대회에서도 우승을 거두기도 한 그는 명실상부한 한국 남자테니스의 간판스타다.

마흔을 앞둔 나이임에도 현역으로 뛰면서 테니스 유망주를 육성하는 지도자로도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이형택. 그가 정현의 성과에 함박웃음을 짓는 것은 정현같이 자신을 뛰어넘어 세계에 한국 테니스를 알리는 후배들이 많아지는 날을 누구보다 손꼽아 기다리고 있어서다.

이형택은 “정현이는 정말 대단한 선수다. 주니어 선수로 성인무대에서 뛴다는 점을 칭찬해줘야 한다. 주니어 무대와 성인 무대는 레벨이 다르다. 국제대회에 나가면 정신적으로나 경기 외적으로도 힘든 일이 생기곤 한다. 어린 나이에도 그런 상황을 이겨내고 성과를 내고 있으니 대단할 수밖에 없다. 정현이와같은 후배들이 성장해 나를 뛰어넘는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정현이 이형택에 이어 세계에 한국 테니스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을까. 이형택은 “그러길 바란다. 잘 커나가길 응원하고 있다”라고 했다.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그동안 이형택과 정현 사이에 임규태, 임용규 등 다수의 선수들이 ‘포스트 이형택’이라고 불려졌다.

하지만 아직 이형택만큼 성과를 낸 선수들은 나오지 않았다. 이형택은 “선수들이 성장하지 못한 것은 다양한 원인이 있을 것이다. 부상 때문일 수도 있고, 후원이 없어 많은 대회에 참가하지 못해 경험을 쌓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을 수도 있고, 정신적으로 강해지지 못했을 수도 있다. 다양한 상황 때문에 성장이 더뎌졌을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정현은 주니어 선수로 윔블던주니어대회에서 준우승을 거뒀고, 역대 최연소로 챌린저대회를 제패했다. 이형택도 못 이룬 성과다. 그렇다고 주니어 시절의 이형택보다 뛰어나다고 하긴 어렵다. 이형택은 주니어 시절 국제대회에 나갈 기회가 없어 정현과 성적을 단순비교할 수 없다.

이형택은 “주니어 시절부터 성인경기에서 뛰는 정현은 어릴 때부터 다양하고 많은 경험을 하고 있기에 앞으로 성장가능성이 높다. 정신적인 면이나 경험 면에서는 그 나이의 나보다 낫다. 하지만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자신감을 가지고 더 큰 무대, 더 강한 상대와 자꾸 싸워봐야 한다. 그래야 지더라도 배우는 게 많다. 그렇게 경험을 쌓다보면 이길 때가 더 많아진다. 자신을 믿고 최고의 선수가 되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한국 남자 테니스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정현은 특별한 선수임이 분명하다. 앞으로 정현이 이형택을 뛰어넘는 큰 선수로 성장해 ‘한국 테니스의 미래’가 아닌 ‘한국 테니스의 간판’이 되리라는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글·사진=허진우 기자 zzzmaster@thesportstimes.co.kr

허진우  zzzmaster@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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