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타임스=홍성욱 기자] 야구경기가 끝나고 조명탑에 불이 꺼지는 시간. 백스톱 뒤에 위치한 기록위원석의 형광등 불빛은 홀연히 빛난다. 잠시 뒤 공식기록지 한 장이 완성된다. 프로야구 역사의 한 페이지가 쓰여지는 순간이다.
이 기록지 한 장에는 경기의 시작부터 종료시까지의 희노애락이 고스란히 함축돼 있다. 기록의 책임자인 기록위원은 공 하나의 상황마다 깨알같이 칸을 채워간다.
야구 기록원은 다른 종목에서 상상할 수 없는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 안타와 에러를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까지 담당한다. 타자에게는 타율이, 투수에게는 평균자책점이 바뀌는 중요한 결정이다. 이 외에도 야구규칙에 따라 시시각각 바뀌는 상황을 기록위원은 순간순간 판단해야 한다. 기록은 물론이거니와 경기에 대한 개입도 상당부분 이뤄진다.
현재 프로야구 기록위원은 김제원 위원장을 비롯해 15명. 그러나 이 숫자로는 10구단 체제로 바뀌는 2015시즌을 소화할 수 없다. 기록위원의 유일한 등용문인 ‘2015 기록강습회’는 기록을 취미로 삼는 팬들에게는 설레임의 자리지만, 기록위원을 꿈꾸는 적잖은 사람들에게는 치열한 입사시험의 무대다.
많은 이들이 손꼽아 기다려온 ‘2015 기록강습회’가 오는 2월 5일부터 7일까지 건국대학교 새천년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김제원 기록위원회 위원장은 “약간명이지만 올해는 꼭 충원이 이뤄진다. 기록강습회 마지막날 시행되는 실기테스트 우수자들이 1차 대상이다. 이들을 대상으로 2차 테스트를 다시 실시한다. 이후 시범 경기 전에 대구로 스프링캠프를 떠나 규칙에 대한 강의와 테스트를 통해 최종 선발자가 결정된다”고 말했다. 막중한 임무가 기다리고 있는 만큼, 여러 관문이 존재하는 것은 당연하다.
현재 기록위원회의 주축을 이루는 고참들은 대부분 90년대 초반에 입사한 베테랑들이다. 경력이 20년을 훌쩍 넘긴다. 1군 경기만 2000경기 이상을 치른 기록위원만 무려 7명이다. 한국프로야구가 역사를 더해가며 이룬 소중한 인적자산이다.
이들은 이번 기록강습회에 강사로 나서 세세한 규칙을 속시원히 풀어준다. 야구광이라면 무척이나 도움이 되는 흥미로운 자리다. 일례로 팬들이 헷갈리기 쉬운 자책점과 비자책점에서 끝나지 않고, 투수에게는 자책점이 기록되지만 팀에게는 자책점으로 기록되지 않는 반자책점까지 정확히 설명을 들을 수 있다.
해마다 수강 희망자가 넘쳐 선착순 조기마감됐었던 기록강습회를 수강하려면 올해도 서둘러야 한다. KBO 홈페이지에서 접수가 가능하다. 28일 오전 10시부터 접수가 시작된다. 수강료는 2만원이며 수강자 전원에게 실습용 공식야구기록지와 기록 가이드북이 제공된다. 또한 성적 우수자에게는 수료증도 발급된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사진=김제원 위원장, 지난해 기록강습회.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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