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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경기 연속 서브 득점, 신기록을 써내려가는 도로공사 문정원
홍성욱 | 2015.01.16 02:52


[스포츠타임스=홍성욱 기자] 문정원(한국도로공사)이란 이름은 이번 시즌이 시작되기 전까지 배구 팬들에게조차 낯설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세 시즌 동안 V리그에서 고작 17경기에 교체선수로만 출전했기 때문이다. 득점은 3년을 통틀어 달랑 9점뿐이었다.

 

그는 왼손잡이 라이트 포지션이다. 팀 동료인 외국인선수 니콜 포셋과 포지션이 겹친다. 소속팀 도로공사는 레프트 자원이 넘쳐 포지션 이동은 아예 꿈도 꾸지 못했다. 묵묵히 훈련을 이겨내며 기량을 갈고 닦았지만 출전기회는 찾아오지 않았고, 무명의 설움은 그를 포기 직전으로 몰고 갔다.

 

그럴 때마다 문정원은 강서브를 연마하며 출전 기회를 노렸다. 지난해 10월 21일 KGC인삼공사와의 개막전에서 문정원은 2세트에 원포인트서버로 투입돼 강서브를 날려 득점을 올렸다. 이날 기록한 그의 유일한 득점이었다. 이어진 흥국생명전과 GS칼텍스전에서도 팀은 패했지만 문정원은 스파이크서브로 1점씩을 기록했다.

 

그에게 기회가 찾아온 건 다음 경기였던 11월 8일 현대건설전이었다. 앞선 경기에서 서브리시브가 흔들리며 패하자 서남원 감독이 문정원에게 기회를 줬던 것. 프로 데뷔 4년 만에 찾아온 선발 출전 기회는 그를 설레게 했다.

 

떨리는 마음을 추스르며 나간 경기에서 문정원은 10득점(서브 1점 포함)을 폭발시키며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이 때부터 문정원의 배구인생은 바닥을 치고 상승했다. 그리고 두 달이 흘렀다.

 

문정원은 배구인생의 전환점이 된 11월 8일 이후, 단 한 경기도 빼놓지 않고 선발로 출전해 팀 승리에 기여했다. 현재 그의 소속팀 한국도로공사는 7연승을 내달리며 단독선두를 질주하고 있고, 문정원은 무려 183득점을 올리며 득점 부문 11위에 이름을 올렸다. 성공률은 무려 40.85%를 자랑했다.

 

더 놀라운 건 19경기 연속 서브 득점을 기록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V리그 출범 이래 독보적인 신기록 행진이다. 종전 기록은 김희진(IBK기업은행)과 케니 모레노(현대건설)가 기록한 13경기였다. 이미 지난해 12월 18일 성남 현대건설전에서 14경기 연속 서브 득점 행진 기록을 세운 그는 차분하게 한 경기 한 경기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문정원은 서브에이스 43점을 올렸다. 세트당 0.652개로 현대건설 폴리(0.667개)에 이어 이 부문 2위다. 역대 최고수치인 2012-2013시즌 니콜의 0.566개를 능가함은 물론이고, 이번 시즌 남자 서브 1위인 시몬(OK저축은행)의 0.649개 보다도 높은 수치다.

 

문정원은 “연속 경기 기록을 의식하지 않는다. 내 목표는 올해 서브 에이스 50개를 채우는 것이다. 꼭 하고 싶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폴리와 다투고 있는 서브부문 1위에 대해서도 “욕심이 없지는 않다. 할 수 있는 만큼 해보겠다”며 도전의식을 드러냈다.

 




그는 동료인 니콜과 함께 팀내 유이한 그린라이트 서버다
. 다시 말해 목적타에서 제외된 선수다. 서브가 워낙 강하기에 서남원 감독도 ‘자율권’을 줬다.

 

서 감독은 “키가 큰 선수들은 볼을 높이 올려 타점을 이용해 내리꽂지만 키가 작은 (문)정원이의 스파이크 서브는 볼을 감아올려서 네트 바로 위로 지나가게 하되, 드롭이 빨리되도록 하는 스타일이다. 손목 스냅을 이용해 스윙을 한다. 회전을 많이 주기 때문에 강하면서도 상대가 받기 까다롭다”고 설명했다.

 

문정원은 “감독님이 믿음을 주셔서 서브를 넣을 때 확실히 편하다. 주로 서브를 받는 사람들 사이사이를 노린다. 가끔은 리시브가 흔들리는 사람 쪽을 겨냥한다. 머릿속으로 그린 목적지점에 서브가 떨어지는 확률은 70% 정도다”라고 말했다. 대단한 정확도다.

 

왼손잡이인 그는 서브 때도 왼손으로 공을 올리고 왼손으로 때린다. 서브 롤모델인 KGC인삼공사 백목화가 오른손으로 모든 걸 다하는 것과 똑 같다. 고등학교 때 잠깐 오른손으로 올리고 왼손으로 때리는 걸 시도했다가 어색해서 다시 돌아왔다.

 

문정원은 언제나 스파이크 서브다. 듀스 때도 마찬가지다. 가끔 약하게 서브가 들어가는 것은 스텝이 꼬이거나 토스타이밍이 잘 맞지 않았을 때다.

 

문정원은 “제 서브는 스파이크 서브 하나예요. 이게 편해요”라고 웃는다. 그를 이 자리로 올려놓은 건 서브였다. 지금은 팀의 주축선수로 발돋움한 문정원. 이제 그가 경기에 나설 때마다 혼을 담은 멋드러진 스파이크 서브를 지켜보는 것도 특별한 재미가 될 것 같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사진=문정원. 도로공사 제공]

 

홍성욱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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