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타임스=홍성욱 기자] 평생 한 번 하기도 어렵다는 우승을 무려 일곱 번이나 했던 정대영. 올 시즌을 앞두고 FA(자유계약선수) 신분이 된 그는 한국도로공사로 이적했다. 그리고 곧바로 주장에 선임됐다.
주장만 GS칼텍스 시절부터 내리 3년째다. 그러나 지금은 분위기가 다르다. 정대영은 “GS때는 제가 맏언니라 부담스러운 부분도 있었어요. 지금은 (장)소연언니랑 (이)효희 언니가 계시니까 저는 감독님이랑 소통하고 나머지는 언니들이랑 상의하니 부담이 없지요”라고 말한다.
정대영의 말처럼 ‘언니군단’이 된 도로공사는 젊은 팀에서 노련한 팀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최근 5연승 페이스는 언니 4인방(장소연, 이효희, 정대영, 김해란)이 함께 뛰며 이뤄낸 결과다. 기존의 경기력을 유지하면서 범실을 줄이는 효율적인 배구를 했기에 쉽게 무너질 성격이 아니다.
여기에는 특히 종아리 부상을 떨치고 다시 합류한 정대영의 합류가 큰 도움이 됐다. 정대영은 지난 4일 성남 IBK기업은행 전에서 10득점을 올렸다. 니콜에 이어 국내 선수 가운데 가장 많은 득점이다. 점유율은 9.38%로 니콜-황민경-문정원에 이어 네 번째였지만 성공률은 무려 77.7%로 압도적인 1위였다.
정대영은 “효희 언니가 워낙 잘 올려줬어요”라고 겸손해한다. 이어 “제가 높고 빠른 토스를 종아하는데 종아리 부상 이후 돌아와서는 언니랑 호흡이 착착 맞고 있어요. 언니가 절 살려주려고 시즌 초반부터 볼을 많이 올려줬는데 요즘은 리시브 잘 된 공만 주는 것 같아요”라며 웃음을 보였다.
또 한 가지 눈여겨 볼 포인트가 있다. 정대영의 서브가 바뀐 점이다. 출산 전까지 스파이크 서브를 구사했던 정대영은 2010년 출산 이후 서브 에이리어 뒤편에서 긴 서브로 바꿨다. 공을 ‘뽕’하고 맞힌다고 해서 일명 ‘뽕서브’였다. 그러나 지금은 라인 근처에서 제자리 점프서브를 때린다. 정대영이 장착한 신무기다.
정대영은 “처음 시도했어요. 나이가 드니 파워가 떨어져 제 서브를 두 명이 받더라고요. 거의 리베로가 받았어요. 서남원 감독님이 '앞에 가서 서서 때리면 어떻겠냐'라고 하시더라고요. 훈련하다 제자리 점프 서브로 바꿨어요”라며 배경을 설명했다.
완벽주의자인 정대영은 오는 19일 GS칼텍스전 때까지 제자리 점프서브를 연마해서 선보일 계획이었다. 그러나 훈련 때 서브를 직접 받아 본 서남원 감독의 OK사인을 받고 지난달 30일 KGC인삼공사전 2세트부터 구사하기 시작했다. 4일 IBK기업은행 전에서는 처음 서브부터 시도했다. 서브 득점만 2점이 나오는 성과를 올렸다.
이에 대해 서남원 감독은 “대영이가 주장 역할도 잘해주고 있다. 서브에 변화를 주려고 앞쪽으로 이동시켰는데 본인이 점프를 하는 버전으로 업그레이드를 시키더라”며 칭찬했다.
정대영은 지난달 12월 10일 흥국생명전이 끝난 뒤 오른쪽 무릎이 계속 아팠다. 다음 날 병원에 가보니 종아리 근육이 찢어지는 부상이었다. 15일 KGC인삼공사전에 결장했던 정대영은 18일 현대건설전에는 복귀가 가능했지만 스타팅에서 빠졌고, 웜업존에서 주로 경기를 지켜봤다.
“이겨서 기뻤지만 마음은 무거웠어요. 성적을 내기위해 왔는데 지금까지 별로 보여준 것도 없고, ‘내가 지금 여기서 뭘 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소연 언니가 뛰는 모습도 더 자세히 봤어요”라고 말한다. 마음의 의지가 피어올랐던 것.
이후 정대영은 3경기에서 26점(경기당 8.6점)을 올리며 팀의 승리를 뒷받침하고 있다. 출산 후 롤모델이었던 장소연과 함께 팀의 센터라인을 강력하게 만들고 있는 정대영이다.
“우승하러 왔어요”라고 강한 어조로 말하는 정대영의 눈에서는 빛이 났다. 이어 “정규시즌도 충분히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경험 많은 선수들이 함께 하면서 자잘한 실수가 줄어들고 팀이 안정적으로 변했어요”라며 미소를 보인다.
4연승 뒤 3연패로 큰 위기에 빠졌던 도로공사는 다시 5연승으로 치고 올라왔다. 주장 정대영도 함께 하면서 말이다. 도로공사의 행보가 주목되는 가운데 다시 뛰고 있는 정대영의 활약도 눈여겨 봐야 할 것 같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사진=정대영. 도로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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