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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등 켜진’ 여자배구 선수수급, 신인드래프트 13명 뽑고 종료
홍성욱 기자 | 2020.09.23 09:09
왼쪽부터 1라운드 1순위 김지원, 2순위 이선우, 3순위 최정민. (C)KOVO

[스포츠타임스=홍성욱 기자] ‘심각 단계다.’

인기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여자프로배구의 미래가 잿빛이다.

22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 베르사이유홀에서 열린 2020-2021 KOVO 여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신청자 39명 가운데 단 13명만이 프로 유니폼을 입게 됐다. 

1라운드 지명 행운을 얻은 GS칼텍스가 김지원(세터/제천여고)을 선택했고, 2순위 KGC인삼공사는 이선우(레프트/남성여고)를 선택했다. 3순위 IBK기업은행은 최정민(레프트/한봄고)을 뽑았다. 4순위 한국도로공사가 김정아(레프트/제천여고)를, 5순위 흥국생명이 박혜진(세터/선명여고)을, 마지막 6순위 현대건설이 한미르(리베로/선명여고)를 뽑으면서 1라운드 지명이 순조롭게 끝났다. 

하지만 이후 지명은 ‘패스’가 반복되는 암울한 상황이었다. 구단이 선수를 선발할 때는 당장 실전에 투입하거나, 훈련을 통해 끌어올릴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여기에 취약포지션이라면 지명 확률은 상승한다. 

현실은 냉혹했다. 구단 들은 이미 다가올 시즌에 대한 선수 구성을 끝냈다. 신인 들을 크게 기대하지 않고 있었다. 이번 신인드래프트가 예년에 비해 지명 숫자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은 이미 작년 신인드래프트 때부터 나온 상황이었다. 

결국 2라운드 3명, 3라운드 2명, 수련선수 2명으로 지명이 마무리 됐다. 엔트리에 포함되지 않는 수련선수 지명도 적었다. 

구단별로는 현대건설이 3명(수련선수 1명 포함)으로 가장 많았고, 나머지 5개 구단은 각 2명씩 뽑았다. 흥국생명은 1라운드 지명 이후 패스만 반복하다 수련선수로 그룹사에서 운영하는 세화여고 현무린을 선택하며 테이블을 접었다. 

가뜩이나 배구를 하려는 선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마지막 목표인 프로행까지도 어려워지는 현실이다.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  

일선 고등학교 지도자들은 이미 심각 단계를 몸으로 느끼고 있다. 선수들을 중학교에서 스카우트 해서 성적도 내야 하고, 프로도 보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대학과 실업을 보내야 하지만 이 마저도 어려워지면 배구를 포기해야 하는 난관과 마주하게 된다. 

엘리트 선수가 배구가 아닌 다른 진로로 어쩔 수 없이 선회하는 건 우리나라 배구 환경이 많은 선수를 필요로하지 않는다는 얘기와 다름 없다. 배구 저변이 취약한 가운데 신인드래프트는 점점 암울해지고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더 많이 뽑고 싶었지만 눈에 들어오는 선수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다른 구단 관계자도 “감독님과 상의했지만 2명만 선택하며 지명을 끝냈다”라고 말했다. 

감독들도 괴롭긴 마찬가지다. 수련선수를 뽑아도 한 두 시즌 남짓 지내다 내보내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이번 신인드래프트는 “뽑을 선수가 없다”는 구단 논리와 “많이 뽑아달라”는 일선 고등학교의 이해가 접점에서 만나지 못한 가운데 막을 내렸다. 

지명 받지 못한 26명은 새로운 진로를 찾아나선다. 관계자들은 내년 신인드래프트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금은 한국배구연맹과 대한민국배구협회가 머리를 맞대고 프로젝트를 가동해야 할 시간이다. 프로만의 문제도, 아마추어만의 문제도 아닌 '대한민국 여자배구'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드래프트 현황=KOVO 제공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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