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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전 혈투의 기억’ 흥국생명 vs 현대건설
홍성욱 기자 | 2020.02.04 08:18
흥국생명 조송화(왼쪽)와 현대건설 이다영. (C)KOVO

[스포츠타임스=홍성욱 기자] 파이널세트는 15점에서 승부가 가려진다. FIVB(국제배구연맹)가 서브권에 의한 득점 대신 랠리 포인트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정착시킨 제도다. 

그런데 8일 전인 지난 1월 27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렸던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의 경기는 마지막 5세트임에도 25-23이 전광판에 새겨졌다. 

끝날 듯 끝날 듯 끝나지 않았던 승부. 손에 땀이나고, 상체를 절로 수그리게 만든 바로 그 경기였다. 배구라는 종목이 보여줄 수 있는 묘미를 제대로 느끼게 해준 경기이기도 했다. 

그날 혈투를 벌인 두 팀이 8일 만에 다시 만난다. 이번에는 장소를 수원에서 인천으로 옮겨 치른다. 

홈팀 흥국생명은 그 날 이후 아직 웃지 못했다. 지난 1일 KGC인삼공사를 상대로 1세트와 2세트를 따낸 이후 리버스 스윕패를 당했다. 현재 4연패 터널 속에 있다. 10승 10패 승점 36점으로 3위를 지키고 있지만 연패가 길어지고, 5할 승률이 무너진다면 위험한 상황이 닥칠수도 있다. 오늘 반전이 필요한 흥국생명이다. 

원정길에 나선 현대건설은 8일 전 승리 이후 지난 1월 30일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3-0 완승을 거두며 3연승을 기록했다. 16승 4패 승점 43점으로 선두를 이어가고 있다. 오늘 승리를 통해 4연승과 더불어 승점 추가를 노린다. 

이번 시즌 두 팀의 맞대결에서는 현대건설이 3승 1패로 우위를 보였다. 1라운드만 흥국생명이 3-0으로 이겼고, 이후 2라운드부터는 모두 현대건설이 승리했다. 하지만 쉬운 승리는 없었다. 세 차례 승부는 5세트에 승자와 패자로 갈렸다. 승점도 나눠 가졌다. 

오늘은 어떨까. 분위기 자체로만 보면 현대건설이 우위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현대건설은 양효진이 중원을 지키며 블로킹 벽을 쌓는 동시에 특유의 시간차 공격으로 상대 코트 빈 곳을 찌른다. 라이트 헤일리는 전후위 강타를 날리고, 레프트 황민경과 고예림은 공수활약이 좋다. 정지윤과 이다현이 중앙 한 자리를 든든히 지키고 있다. 이다영 세터가 힘 있는 볼을 올려주고 있고, 수비와 공격에 블로킹까지 재능을 뽐내고 있다. 김연견 리베로의 디그는 화려함 속에 실리까지 챙기고 있다. 빈 틈이 없는 현대건설이다. 

흥국생명은 공수의 핵인 이재영이 전력을 이탈한 부분이 아쉽다. 하지만 서둘러 복귀하는 것은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다. 지금은 이재영의 그늘에 가려 있던 선수들에게 기회의 시간이다. 이 기회가 그 선수들에게는 한없이 소중하다. 혼신의 힘을 다해 역량을 뽐내야 한다. 

흥국생명은 최근 경기에서 루시아가 맹공을 퍼부으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쇼타임을 펼칠 만큼 활약이 대단하다. 레프트에는 김미연과 이한비, 그리고 신인 박현주까지 나서고 있다. 센터는 김세영과 이주아의 신구 조화 속에 이동공격에 강점이 있는 김나희도 출격 준비를 마쳤다. 조송화 세터의 조율 속에 김해란 리베로의 ‘미친 디그’가 코트를 뜨겁게 달군다. 

두 팀의 대결에는 뭔가 끈끈함이 자리잡고 있다.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과 현대건설 이도희 감독은 실업배구 시절 미도파 전성기와 호남정유 무적시대를 이끈 장본인이었다. 두 감독 모두 해설위원을 거쳐 사령탑에 올랐다는 점도 공통점이다. 섬세한 컬러도 있지만 역경을 이겨내고 최고의 자리에 올랐던 만큼, 강인함도 지녔다. 쉽게 물러서지 않는 두 승부사의 대결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이 간다. 

팬들은 명승부를 보고 싶어한다. 그런 측면에서 두 팀의 대결은 가장 기대가 크다. 여자배구 최고 흥행카드 임은 분명한 사실이다. 

경기는 오후 7시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시작된다. 현장에서 지켜보면 재미는 몇 배 이상이다. TV 중계는 SBS스포츠에서, 웹과 모바일은 네이버스포츠를 통해 생중계로 확인할 수 있다. 여자배구 5라운드 시작을 알리는 첫 경기라는 점에서도 눈길이 간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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