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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회고①] 한층 매서워진 OK저축은행, 실력으로 쓴 V2
김가을 기자 | 2016.04.11 02:10
OK저축은행 선수단. (C) OK저축은행

[스포츠타임스=김가을 기자] 2015년 10월 닻을 올린 V리그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리그가 끝난지 어느덧 보름이 훌쩍 지났지만, 시원한 스파이크 득점에 환호하고 생각지 못한 실책에 자책하던 코트 위 모습은 여전히 배구팬 가슴에 남아있다.

스포츠타임스는 지난 시즌을 되돌아보는 ‘구단회고’ 시리즈를 기획했다. 구단의 시계는 어느덧 새 시즌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팬들을 웃기고 울렸던 그때 그 순간을 꺼내본다. <편집자 주>

Chapter 1. OK저축은행

정규리그 2위(승점 71점) / 챔피언결정전 우승

prologue

“우리 팀은 감독부터 외국인 선수까지 변한 게 하나도 없어요. 이제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새 시즌 각오를 묻는 말에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이 머리를 긁적이며 웃었다.

창단 2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우승컵을 거머쥔 OK저축은행은 ‘신흥 강호’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개막 전부터 OK저축은행의 2연패를 예상했다.

그러나 막상 김 감독은 잘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김 감독은 “우승 멤버가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추는 것은 장점이지만, 변화가 없는 만큼 상대에 모든 수를 읽혔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OK저축은행은 자신감과 불안함 속에서 2015-2016시즌의 문을 열었다.

Story 1. 책임감 강한 시몬, 한층 강해진 OK저축은행

시작은 불안했다. 팀을 창단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이끌었던 외국인 선수 시몬이 무릎 수술을 받았다. 최소 6개월 재활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시즌 초반 공백이 예상됐다. 김 감독이 “대체 외인을 알아봐야 할 것 같다”고 걱정할 정도였다.

그러나 시몬은 예상을 깨고 개막전부터 코트에 들어섰다. 당시 시몬은 “경기에 나서고 싶다”며 강한 책임감을 드러냈다. 2015년 10월 10일 삼성화재와의 공식 개막전에 모습을 드러낸 시몬은 혼자 30점(공격 성공률 65.85%)을 몰아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OK 3인방’으로 불리는 송명근과 송희채, 이민규도 한층 성숙한 플레이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송희채는 상대 서브를 안장적으로 받아냈고, 이민규는 정확한 토스로 공격수에게 공을 전달했다. 송명근은 정확한 공격으로 시몬과 함께 득점을 책임졌다.

한 층 강해진 OK저축은행은 전반기 18경기에서 13승 5패(승점 41점)를 기록하며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Story 2. 부상 악령... 흔들린 OK저축은행

OK저축은행은 후반기도 연승을 달리며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KB손해보험과 우리카드, 삼성화재를 연속으로 물리치며 상승세를 탔다. 그러나 1월 5일 치른 현대캐피탈과의 4라운드 경기를 시작으로 내리 3연패에 빠졌다.

위기의 가장 큰 원인은 부상이었다. OK저축은행은 주전 센터 김규민을 시작으로 세터 이민규와 레프트 송희채가 연속으로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이탈했다. 특히 이민규는 오른쪽 연골 수술로 5라운드 중반 시즌 아웃됐다. 주축 선수의 연이은 부상 탓에 팀 분위기도 가라앉았다.

OK저축은행 곽명우-한상길. (C) OK저축은행

Story 3. 위기를 기회로 만든 OK저축은행

예상치 못한 부상 악재와 급격히 가라앉은 분위기에 굳건할 것 같던 선두 자리에도 조금씩 균열이 일었다. 결국 OK저축은행은 2월 25일 안방에서 치른 현대캐피탈전에서 세트스코어 0-3으로 패하며 정규리그 우승컵을 내줬다.

그러나 OK저축은행은 위기를 기회로 삼았다. 터닝포인트는 대한항공과의 6라운드 경기였다. 당시 OK저축은행은 시몬과 송명근 등 주축 선수를 대거 제외하고 교체 선수를 선발로 투입해 경기를 꾸렸다.

비록 OK저축은행은 대한항공 벽에 가로막혀 승리를 챙기지 못했지만 ‘재미있는 배구’라는 목표를 향해 다시 한 번 힘찬 발걸음을 내딛게 됐다. 또한 마지막 홈경기 직후 시몬 송별회를 통해 끈끈한 동료애를 과시하며 포스트시즌 각오를 다졌다.

Story 4. 봄만 되면 더 강해지는 OK저축은행

굳은 다짐으로 포스트시즌 무대에 나선 OK저축은행은 코트 위에서 매서운 기세를 펼쳤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었던 삼성화재를 상대로 플레이오프 2연승을 달리며 챔피언결정전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다.

한 번 불붙은 OK저축은행을 막는 것은 쉽지 않았다. OK저축은행은 후반기 18연승을 달리며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집중력을 과시했다.

외국인 선수 시몬(120점)과 송명근(64점) 쌍포가 팀 공격에 앞장섰다. 송희채(세트 평균 서브리시브 4.500개)와 정성현(세트 평균 디그 2.250개)은 짠물 수비로 코트를 지켰다.

불안요소로 꼽혔던 세터 곽명우와 센터 한상길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큰 경기 경험이 적어 우려를 샀던 곽명우는 자신 있는 플레이로 경기를 조율했다. 공격력에 비해 블로킹 능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던 한상길은 장기를 살려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했다.

OK저축은행은 2014-2015시즌 플레이오프 1차전부터 2015-2016시즌 챔피언결정전 2차전까지 포스트시즌 9연승을 달리며 막강한 집중력을 자랑했다.

비록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1세트를 챙기고도 역전패했지만 4차전에서 승리를 챙기며 시리즈 전적 3-1로 우승 마침표를 찍었다. 이로써 OK저축은행은 해피 엔딩의 주인공을 차지하며 시즌을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epilogue

우승컵을 거머쥔 김 감독은 “우승하지 못할 줄 알았다. 선수가 다쳐서 이탈하니 경기를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몰랐다. 작전도 전술도 다 소용 없었다. 선수들도 부담이 있었던 것 같다”며 힘들었던 순간을 돌아봤다.

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송명근은 “몇몇 선수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새 선수와 호흡을 맞춰야 했다.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렸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위기의 순간을 넘긴 OK저축은행은 우승 외에도 자신감이란 선물을 얻게 됐다. 송명근은 “처음 우승했을 때는 얼떨떨했다. 그러나 두 번째 우승은 힘든 시간을 겪고 이뤄낸 만큼 우리가 한단계 성장하지 않았을까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2연속 우승에 성공한 OK저축은행은 잠시 짧은 여행을 다녀온 뒤 새 시즌을 향한 담금질에 들어간다. OK저축은행은 신흥 강호 자리를 굳힌 만큼 다음 시즌도 강력한 우승후보다. 물론 몇 가지 풀어야 하는 숙제도 있다.

가장 큰 부분은 범실이다. OK저축은행은 우승을 확정하는 챔피언결정전 4차전에서 범실 42개를 기록했다. 김 감독은 “우승하는 날 아쉬움을 남겼다. 앞으로 풀어야 할 문제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2시즌 동안 팀을 이끌었던 시몬이 V리그를 떠났다. 시몬은 코트 위에서는 물론이고 팀 내 리더로서 동생들을 알뜰히 챙겼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시몬은 없다. OK저축은행은 시몬의 빈자리를 채워야 하는 과제가 생겼다.

OK저축은행 선수단. (C) OK저축은행

김가을 기자  spec2@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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