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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 GS칼텍스 차상현 감독, IBK기업은행 김우재 감독, KGC인삼공사 이영택 감독, 현대건설 이도희 감독, 한국도로공사 김종민 감독. (C)KOVO |
감독은 늘 고독합니다. 경기 전에도, 경기 중에도, 경기 후에도 선택을 해야하고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합니다.
무거운 책임에는 스트레스가 따르는 법입니다. 아예 스트레스를 떨쳐버릴 수는 없겠지만 가장 적게 지니고 있어야 ‘슬기로운 감독생활’이 될 것 같습니다.
어제 남자부 감독 7명의 스트레스 해소법에 이어 오늘은 여자부 감독 6명의 방법을 소개합니다.
먼저 개막 이후 9연승을 내달리는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입니다. ‘박 감독도 스트레스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는 팬들도 제법 계실 겁니다. 하지만 박 감독의 스트레스 또한 상당했습니다. 팬들의 관심과 언론의 관심이 집중된 상황에서 개성 강한 스타플레이어들을 조율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박미희 감독은 특별한 해소법은 없다고 했습니다. 일정 부분 스트레스는 안고 가겠다는 뜻이었습니다. 운명이라 판단하고 있는 것이죠.
그렇지만 스트레스가 과도하게 쌓이면 잘 풀어내고 있었습니다. 이 또한 감독 생활을 길게 할 수 있는 힘인 것 같습니다. 찜질이나 경락으로 혈액순환을 시키는 방법, 친구들과 맛있는 걸 먹으면서 조용히 쉴 수 있는 곳을 찾는 방법도 동원했습니다.
딸과 쇼핑을 하는 방법도 있다고 전해왔는데 이 때 스트레스가 팍 풀리는 건 선수들 흉보기를 하면서 쇼핑을 하기 때문이라고 귀띔했습니다.
가끔은 집 대청소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푼다고 하네요. 또 한 가지 종교와 관련한 시간을 보낸다고 합니다. 박미희 감독은 경기 후 기도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종교의 힘이 큰 것 같습니다.
GS칼텍스 차상현 감독은 확실한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었습니다. 바로 ‘낚시’입니다. 차 감독은 낚싯대를 고정시켜놓고, 찌를 바라보며 상념에 잠긴다고 합니다.
이런저런 고민을 곱씹어보면서 생각을 정리하기에는 낚시가 제격일겁니다. 월척이라도 낚는다면 금상첨화겠지요.
마침 GS칼텍스 숙소와 체육관은 아름다운 청평호를 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곳은 절대 아니라고 차 감독이 강조했습니다. 고개만 돌리면 체육관이 보이고, 선수들이 떠올라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는다고 하네요. 한 편으로는 이해가 됩니다.
차상현 감독은 한 시간 정도 차를 몰고 호젓한 곳에서 낚시를 하는 것이 좋답니다. 요즘은 가끔 하우스 낚시도 하고 있다고 알려줬습니다.
IBK기업은행 김우재 감독은 딱히 스트레스 해소법이 없다고 했습니다. 자신에게 찾아오는 스트레스를 속으로 이겨내고 있는 것이죠. 때론 속이 타들어가겠지만 이 또한 이겨내고 있었습니다.
그래도 벗들과 소주 한 잔을 기울이고 나면 조금 풀린다고 합니다. 코칭 스태프들과도 가벼운 한 잔으로 대화를 나누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있는 김우재 감독이었습니다.
아마 김 감독 같은 유형이 우리 주변에도 많을 겁니다. 스트레스를 푸는 마땅한 방법이 있기도 참 어려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KGC인삼공사 이영택 감독도 비슷했습니다. 스태프들과 소주 한 잔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날려버렸습니다. 숙소와 체육관이 있는 신탄진에서 멀지 않은 대청호에 가서 커피를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었습니다.
보통 이 감독이 선수들 혹은 스태프와 대청호를 찾을 때는 경기가 잘 풀리지 않거나 답답할 때였습니다. 대청호 넓은 수면이 이영택 감독을 달래주고 있었네요.
현대건설 이도희 감독은 정적인 방법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고 있었습니다. 책을 보거나 혼자 생각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습니다.
지인들과 만나 시간가는 줄 모르고 대화를 나누는 것도 좋은 해소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요즘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더욱 정적인 부분에 치중하는 상황이라고 했습니다.
또한 종교생활로 마음을 잡고 있었습니다. 이도희 감독 역시 기도하는 모습을 자주 본 기억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국도로공사 김종민 감독은 이번 코너를 위해 통화한 13명 감독 가운데 가장 대화를 풀어내기 어려웠습니다. 김 감독은 술을 마시지도 않고, 비시즌 때 가끔 잡았던 골프 클럽을 내려놓은지도 제법 됐답니다.
김종민 감독이 오히려 제게 물었습니다. 좋은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다면 좀 알려달라고 하더군요.
지금은 현역에서 물러난 야구감독 얘기를 잠깐 했습니다. 우승하고 좋았을 때보다 연패를 하며 고뇌하던 그 시절이 그렇게 그리울 수가 없더라는 얘기를 전했습니다. 크게 위로가 되지는 않았을겁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걱정하고 고뇌하며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다면 그 역시 행복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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