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배구 홍성욱의 배구산책
[홍성욱의 배구 산책] 프로배구 감독 13명의 스트레스 해소법...남자부편
홍성욱 기자 | 2020.11.30 04:44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 삼성화재 고희진 감독,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 한국전력 장병철 감독, 대한항공 산틸리 감독, OK금융그룹 석진욱 감독, KB손해보험 이상렬 감독. (C)KOVO

감독은 승패를 책임지는 자리입니다. 그래서 감독의 이력에는 승패가 따라붙습니다.

경기가 끝나면 감독은 고독합니다. 공허한 마음도 듭니다. 승리의 기쁨은 잠깐이고, 패배의 쓰라림은 빨리 털어내고 이겨내야 합니다. 바로 다음 경기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코트 위에서 일어나는 경기는 빙산의 일각입니다. 뒤엉킨 갖가지 배경들을 뒤로하고 감독들은 불안한 마음으로 경기에 나섭니다.

그래서 감독은 스트레스를 먹고 사는 직업인 것 같습니다. 잠을 뒤척이는 건 예사고, 때론 밥이 잘 넘어가지 않기도 합니다. 궁금해서 물어봤습니다. 어떻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이겨내는지 말입니다. 남자부 감독 7명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먼저 소개합니다. 내일 여자부 감독들의 얘기로 이어가겠습니다.

요즘 가장 스트레스가 많은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은 긍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려고 한답니다. 이길 때는 상대적으로 스트레스를 덜 받지만 패하면 경험 많은 감독일지라도 제법 힘이 드는 것 같습니다.

신영철 감독은 가볍게 운동을 하면서 땀을 내면 스트레스가 조금 덜해진다고 알려줬습니다. 또 하나, 스태프들과 대화를 하면서 풀어내기도 한다고 전했습니다. 지인들과 관계자들에게도 조언을 구한다고 덧붙였죠. 혼자 있는 시간을 줄이면서 스트레스를 이겨내는 신영철 감독이었습니다. 저와의 통화시간도 덩달아 길어졌습니다. 배구가 아닌 다른 얘기를 하니 웃음을 주고받을 수 있었습니다.

삼성화재 고희진 감독은 아직 스트레스가 덜 쌓인 모양입니다. 스트레스 쌓일 시간이 없이 바쁘다네요. 감독직을 맡아 데뷔 시즌을 치르면서 하루하루가 재미있다는 명쾌한 답변을 들려줬습니다.

고 감독은 해외배구경기를 보고, 책도 읽으면서 아이디어를 찾고 있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건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풀 생각은 절대 없답니다. 선수시절 너무 지겹게 훈련을 해서 아직도 배에 왕(王)자가 새겨져 있다네요.

고희진 감독은 혼자 생각하는 시간을 좋아합니다. 사무실에서도 그렇고, 집에서도 생각할 때 앉는 전용 의자가 있다고 전했습니다. 아이들도 아빠는 항상 그 의자만 찾는다며 팔을 잡아 끈답니다.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계획에 충실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오늘 할 일을 꼭 하고 자야 편안한 스타일입니다. 할 일은 항상 미리미리 정해놓습니다. 스트레스가 밀려와도 설정한 일을 하면서 몰두하고, 성취감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있었습니다.

위기도 있었지만 잘 극복했습니다. 2년 전인 2018년에는 스트레스가 몰리면서 번아웃 증상까지 찾아왔었다고 털어놨습니다. 그 때는 찾아서 보던 해외배구 영상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답니다. 지금은 다시 회복했기에 그 때를 떠올릴 수 있었겠지요. 훈련스케줄과 경기 준비에 몰두하면서 하루하루를 분주하게 지내고 있는 최태웅 감독이었습니다.

한국전력 장병철 감독은 영화를 좋아합니다. 분야도 확실합니다. 주로 스포츠영화와 전쟁영화를 보고 또 보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있습니다.

장 감독은 좁은 공간에서 영화에 몰입하면 스트레스를 잊게 된다고 하네요. 특히 같은 영화를 여러번 보면 처음에 보이지 않던 부분도 눈에 들어온다고 전했습니다.

혼자 차를 몰고 전망이 탁 트인 산과 바다를 찾아 먼 곳을 바라보며 사색에 잠기면 여러 구상이 떠오르기도 한다는 장병철 감독은 깊고 깊은 자기만의 세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상상력을 자극하면서 스트레스도 풀고, 경기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대한항공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은 철학적인 방법을 말했습니다. 명상을 통해 마음정리를 한다고 하네요. 저에게 명상을 추천하기도 했습니다.

산틸리 감독은 스트레스를 관리할 수 있는 영역이라 판단했습니다. 스트레스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노력 또한 게을리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마음가짐을 통해 내부를 튼튼히 하면 외부적인 스트레스를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고 했습니다. 배구 감독이 아닌 철학자와 대화를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동양적인 사고를 지녔기에 한국리그에도 어렵지 않게 적응하는 것 같았습니다.

OK금융그룹 석진욱 감독은 새벽에 뛰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있습니다. 도시가 잠에서 깨어나려는 새벽 시간에 일어나는 것도 쉽지 않은데 나가서 뛰는 건 대단한 의지인 것 같습니다. 생각만해도 스트레스가 확 날아갈 것 같네요.

석 감독은 넷플릭스로 삼국지 시리즈를 보면서 전략적인 사고를 펼치고 있었습니다. 아침에는 상쾌하게 뛰고, 시간이 나면 흥미로운 작품을 보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석진욱 감독이었습니다. 상대적으로 스트레스도 덜 받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KB손해보험 이상렬 감독은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풀고 있었습니다. 가벼운 산책도 하고, 등산도 즐겼습니다. 헬스와 수영도 친구였습니다. 이 감독은 활동적인 모습을 통해 스트레스에서 빠져나오려 했습니다.

이상렬 감독이 저에게 음악 링크를 하나 보내줘 열어보니 ‘오버 더 레인보우(Over the Rainbow)가 노트북 스피커를 타고 전해졌습니다. 아마도 이 감독이 꿈꾸는 세상은 무지개 너머에 있나봅니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저작권자 © 스포츠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홍성욱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포토존
PREV NEXT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