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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회고②] V리그 새 역사 썼지만... 피날레 아쉬웠던 현대캐피탈
김가을 기자 | 2016.04.12 06:20
현대캐피탈 선수단. (C) 현대캐피탈

[스포츠타임스=김가을 기자] 2015년 10월 닻을 올린 V리그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리그가 끝난지 어느덧 보름이 훌쩍 지났지만, 시원한 스파이크 득점에 환호하고 생각지 못한 실책에 자책하던 코트 위 모습은 여전히 배구팬 가슴에 남아있다.

스포츠타임스는 지난 시즌을 되돌아보는 ‘구단회고’ 시리즈를 기획했다. 구단의 시계는 어느덧 새 시즌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2015-2016시즌을 되짚어보며 그때 그 순간을 꺼내본다. <편집자 주>

Chapter 2. 현대캐피탈

정규리그 1위(승점 81점) / 챔피언결정전 준우승

prologue

현대캐피탈의 2015-2016시즌을 돌아보기 위해서는 2014-2015시즌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V리그 원년 정규리그 1위 현대캐피탈은 삼성화재와 양대 산맥을 이루며 전통의 강호로 불렸다. 2005시즌부터 10시즌 연속으로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으며 봄 배구 단골손님으로도 꼽혔다.

그러나 2014-2015시즌 15승 21패(승점 52점)을 기록하며 정규리그 5위에 머물렀다. V리그 출범 후 처음으로 봄 배구 진출에 실패한 것. 현대캐피탈은 성적 부진을 이유로 사퇴한 김호철 전 감독의 뒤를 이어 최태웅 감독을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파격적 행보였다. 최 감독은 2014-2015시즌까지 현대캐피탈에서 세터로 뛰었다. 은퇴 선언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코치 등을 거치지 않고 사령탑에 오른 첫 번째 인물이 됐다.

Story 1. 스피드 배구... V리그 부는 새 바람

최 감독은 부임과 동시에 ‘스피드 배구’ 도입을 공언했다. 스피드 배구 기본 축은 세터가 토스를 올리는 순간 모든 선수가 한 발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다. 최 감독은 스피드 배구를 위해 두 가지 모험을 택했다.

첫 번째는 레프트 외국인 선수 선발이다. 그동안 V리그를 밟은 대부분의 외국인 선수는 공격 비중이 높은 라이트 포지션에 섰다. 그러나 최 감독은 레프트 자리에서 서브리시브를 할 수 있는 외국인 선수 오레올을 뽑았다.

사실 오레올은 2012-2013시즌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유니폼을 입고 한국 무대를 밟은 바 있다. 당시 ‘까메호’라는 이름으로 뛰었던 오레올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활약을 보이며 쓸쓸하게 한국을 떠났다.

다시 한 번 기회를 잡은 까메호는 등록명을 오레올로 바꿨다. 라이트 대신 주포지션인 레프트로 이동하며 명예 회복을 노렸다.

최 감독이 택한 두 번째 모험은 주전 세터 변경이다. 최 감독은 트레이드를 통해 데려온 2년 차 신인 세터 노재욱을 주전으로 낙점했다.

그러나 시작은 좋지 않았다. 현대캐피탈은 지난해 10월 17일 대한항공과의 개막 2번째 경기에서 1시간 38분 만에 세트스코어 0-3으로 완패했다. 경기를 치르면서 경험을 쌓고 호흡을 맞추면서 안정을 찾았지만 전반기 마지막 3경기 연속 패배를 기록하며 휘청였다.

최 감독은 시즌이 끝난 뒤 당시를 회상하며 “스피드 배구를 괜히 한 것은 아닌가 고민이 많았다. 그만둘까 생각도 했다”고 털어놨다.

현대캐피탈 선수단. (C) 현대캐피탈

Story 2. 쉼표 찍은 현대캐피탈, 18연승 신기록 작성

2015년 12월 19일 OK저축은행전을 끝으로 전반기를 마무리한 현대캐피탈은 다소 긴 올스타 휴식기에 들어갔다. 약 2주 동안 재정비를 마친 현대캐피탈은 후반기 반격에 돌입했다.

현대캐피탈은 4라운드 첫 경기에서 우리카드를 세트스코어 3-0으로 제압했다. 이 승리를 시작으로 2월 2일 KB손해보험전까지 10연승을 달렸다. 2005-2006시즌 이후 처음으로 맛본 두 자릿수 연승이었다.

외국인 선수 오레올과 문성민 쌍포가 공격을 이끌었고, 한층 성장한 노재욱이 경기를 침착하게 풀어냈다. 군에서 돌아온 신영석은 팀 중앙을 든든하게 지키며 힘을 보탰다.

최 감독의 따뜻한 리더십도 주목받았다. 선수들에게 ‘즐기는 배구’를 요구한 최 감독은 작전 타임 때마다 명언을 쏟아내 ‘최태웅 어록’ 신드롬을 일으키기도 했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 10일 동안 이틀 간격으로 4경기를 치른 현대캐피탈은 체력 저하와 함께 집중력을 잃었다. 2월 7일 한국전력전에서 5세트 한때 11-14로 밀리며 패색이 짙었었다.

흔들리는 순간 장기인 블로킹이 빛을 발했다.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세트 평균 블로킹 2.737개를 잡아내며 이 부문 1위에 올랐다. 이날도 현대캐피탈은 신영석과 문성민이 상대 공격을 연속으로 가로막으며 극적인 역전승을 챙겼다. 고비를 넘긴 현대캐피탈은 상승 가도를 달렸다.

현대캐피탈은 이틀 뒤 치른 OK저축은행과의 5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 완승을 거뒀다. 이후 6라운드 6경기 모두 퍼펙트 경기를 펼치며 V리그 최다인 18연승 대기록을 세웠다. 2008-2009시즌 이후 처음으로 정규리그 1위 자리에 오르는 기쁨도 누렸다.

Story 3. 끝내 넘지 못한 우승 문턱

정규리그를 1위로 마친 현대캐피탈은 챔피언결정전(5전 3승제)에서 OK저축은행과 맞붙었다. 전문가들은 후반기 18연승을 달리며 챔프전에 오른 현대캐피탈의 우위를 점쳤다.

불안 요소는 있었다. 경기 감각과 경험이었다. 현대캐피탈은 정규리그 이후 열흘 이상 공식 경기를 치르지 않았다. 대학팀과의 연습 경기를 통해 감각을 유지했지만 실전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긴 공백기를 거치며 현대캐피탈 경기 감각을 다소 떨어졌다.

우승 경험 있는 선수가 많지 않다는 것도 약점으로 평가됐다. 큰 경기에서 위기 상황을 이겨내고 승리한 경험이 없는 만큼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었다. 특히 최 감독은 어린 세터 노재욱의 경기력과 부족한 경험을 걱정했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현대캐피탈은 3월 18일 열린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1~2세트를 내주며 흔들렸다. 3~4세트를 챙기며 승부를 5세트로 끌고 갔지만 중요한 순간 범실을 기록하며 눈앞에서 승리를 내줬다. 1차전을 패한 현대캐피탈은 2차전에서 세트스코어 0-3으로 완패했다.

벼랑 끝에 몰린 현대캐피탈은 3차전 반격에 나섰다. 현대캐피탈은 포지션 변경을 통해 상대 서브폭탄에 흔들린 오레올의 짐을 덜어줬다. 부담을 던 오레올은 3차전에서 V리그 챔피언결정전 1호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며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하지만 기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현대캐피탈은 4차전에서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하며 길었던 시즌을 마감했다.

epilogue

현대캐피탈은 정규리그에서 많은 기록을 새로 썼다. V리그 최다 연승 기록은 물론이고 6라운드 6경기를 세트스코어 3-0으로 승리한 첫 번째 팀이 됐다. 비록 챔피언결정전 무대를 넘지 못하고 아쉬움을 남겼지만 최 감독은 2015-2016시즌을 통해 희망을 봤다고 전했다.

최 감독은 챔피언결정전 준우승 직후 “선수들이 경험을 쌓았다. 무엇보다 주장 문성민을 중심으로 선수들이 단단하게 뭉치며 ‘원팀’이 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스피드 배구는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라고 구상을 밝혔다. 현대캐피탈이 스피드 배구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외국인 선수 선발부터 자유계약선수(FA) 협상까지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있다.

현대캐피탈 선수단. (C) 현대캐피탈

김가을 기자  spec2@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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