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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타임스=홍성욱 기자] 2015-2016 NH농협 V리그가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여자부에서는 현대건설이 5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거머쥐었다. IBK기업은행은 정규시즌 우승 이후 주공격수의 잇단 부상에 통합우승 문턱에서 발목이 잡혔다. 3위 흥국생명은 ‘5년 만의 봄 배구’라는 수확을 일궜다. 4위 GS칼텍스와 5위 한국도로공사는 마지막 6라운드까지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렸지만 한 발 늦은 스퍼트에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KGC인삼공사는 리빌딩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절감했던 시즌이었다.
스포츠타임스는 지난 시즌을 되돌아보는 ‘구단회고’ 시리즈를 기획했다. 이미 비시즌이 시작됐고, 구단들은 저마다 다음 시즌을 기약하고 있지만 적막한 코트에 남아있는 여운만큼은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편집자 주>
▲ 슬로우 스타트, 예열이 필요했던 시즌 초반
디펜딩 챔피언 IBK기업은행은 시즌 전 ‘공공의 적’이었다. 김희진과 박정아라는 막강한 공격라인에 김사니라는 걸출한 세터까지 보유했고, 남지연 리베로가 건재했기에 최강 전력에 토를 달 사람은 없었다.
여기에 트라이아웃에서 리즈 맥마혼을 뽑는 행운까지 잡았다. 당시 기업은행은 맨 마지막인 6순위가 예상됐지만 구슬 추첨에서 5위로 한 계단 올라섰고, 트라이아웃 참가선수 가운데 가장 크고(198cm) 강력한 공격력을 뿜어냈던 맥마혼을 앞 순위 구단들이 외면하면서 쾌재를 불렀다.
하지만 시즌 개막과 함께 기업은행은 초라한 출발을 보였다. 전 시즌에도 슬로우 스타트였던 모습이 반복됐다. 2015년 10월 12일 화성 개막전에서 기업은행은 GS칼텍스에 0-3 완패를 당했다. 기업은행 다운 플레이를 펼쳐보지도 못한 채 경기를 마쳤다. 이정철 감독도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기다”라며 당황스런 모습이었다.
맥마혼은 15점을 올렸지만 공격성공률이 33%였고 범실 8개로 고개를 숙였다. 경기 후엔 눈물을 쏟았다. 하지만 다음 경기인 17일 인천 원정길에서 흥국생명을 3-0으로 일축하며 기업은행은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맥마혼이 19점(공격성공률 44%) 맹활약을 펼쳤다.
20일 KGC인삼공사전 3-1 승리까지 이어지며 안정감을 찾는 듯 했던 기업은행은 10월 28일 현대건설전과 31일 도로공사전에서 연패를 당하며 4위(2승 3패)로 1라운드를 마쳤다.
2라운드 시작과 함께 기업은행은 3연승을 내달리며 권토중래(捲土重來)에 나섰다. 11월로 접어들며 힘찬 행진이 시작되는 듯 했다. 4일 인삼공사전, 10일 GS칼텍스전, 14일 흥국생명전에서 차례로 3-0 셧아웃 승리를 기록했다.
하지만 22일 김천 도로공사 원정길에서 0-3 완패로 고개를 숙였다. 상대 강서브에 리시브 라인은 불안감을 노출했다. 이어진 25일 현대건설전에서도 2-3으로 패하며 기업은행은 2라운드를 3위(5승 5패)로 마무리했다.
기업은행의 초반 반타작 승률은 리시브 불안에서 기인했다. 채선아가 흔들리며 세트플레이가 줄어들었다. 이정철 감독은 전새얀을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부담감을 나눠가진 두 선수를 번갈아 기용하면서 서서히 리시브도 안정감을 찾았다. 맥마혼과의 호흡도 차츰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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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죽의 12연승, 다시 찾은 선두 자리
2015년 12월 13일 IBK기업은행은 흥국생명에 3-1 승리를 거둔다. 김희진은 생애 첫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며 환호했다. 16일 인삼공사전 완승에 이어 19일 도로공사전에서 3-1 승리를 거둔 기업은행은 본격적인 질주를 시작했다. 2연패를 당했던 도로공사에 첫 승을 거두며 분위기는 완연한 상승세로 전환됐다.
3연승을 거두며 4라운드를 시작한 기업은행은 무적함대의 위용이 살아나며 아무도 넘보지 못하는 단단한 팀이 됐다. 안정된 수비라인 속에 김사니 세터의 토스는 맥마혼과 김희진을 번갈아 향했다.
1월 18일 기업은행은 화성 홈에서 현대건설을 만났다. 중요한 일전이었다. 올 시즌 3연패를 당했던 거북한 상대였다. 하지만 기업은행의 기세가 현대건설을 압도했다. 결과는 3-0 완승이었다. 맥마혼(31점)과 더불어 김희진(11점)과 박정아(12점)까지 삼각편대가 활약하며 선두탈환에 성공했다. 더불어 4라운드 전승을 거둔 기업은행은 연승행진을 ‘8’까지 늘렸다.
이후에도 기업은행의 파죽지세는 계속됐다. 5라운드에서도 인삼공사, 흥국생명, GS칼텍스를 차례로 물리쳤다. 하지만 변수가 생겼다. 팀의 기둥인 김희진이 1월 30일 GS칼텍스전에서 이소영의 스파이크를 막아서다 오른손 네 번째 손가락 근위지골 골절로 2월 2일 수술을 받은 것.
김희진이 공백 속에 기업은행은 2월 7일 다시 만난 현대건설을 3-1로 제쳤다. 상대도 양효진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이었다. 이로써 12연승을 내달린 기업은행은 선두 굳히기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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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전 2명 공백 속에 기적 같은 정규시즌 우승
김희진의 공백 속에 경기를 펼친 기업은행은 2월 9일 도로공사전에서 1-3으로 패하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공격 뿐 아니라 블로킹과 강서브까지 여러 부문에서 활약했던 김희진이었기에 빈자리는 컸다.
기업은행은 6라운드 첫 경기인 2월 14일 흥국생명전에서 1-3으로 무너졌다. 이어 25일 도로공사전에서도 2-3으로 패하며 3연패를 기록했다. 설상가상으로 3세트에 맥마혼이 블로킹 과정에서 왼손 네 번째 손가락 골절을 당했다. 이는 암울한 시즌 결말의 서곡이었다.
이제는 철옹성 같던 선두자리도 현대건설의 추격 속에 오리무중이 되는 상황이었다. 2월 27일 기업은행은 화성으로 현대건설을 불러들였다. 김희진도 맥마혼도 없는 가운데 펼친 경기였다. 하지만 기적이 일어났다. 박정아의 맹활약 속에 최은지가 거들고 나서며 1세트를 따낸 기업은행은 4세트 역시 두 선수의 투혼을 발판으로 잡아냈고, 마지막 5세트까지 잡아내며 기적 같은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었다.
선수들은 모두 눈물을 쏟았고, 차가운 승부사 이정철 감독도 눈물을 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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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망했던 챔프전, 백업 부재가 남은 과제
기업은행은 정규시즌 우승 확정 이후 3월 2일 인삼공사전과 6일 GS칼텍스전에서 김희진을 시험 가동했다. 하지만 부상 여파는 남아있었다. 통증과 더불어 트라우마가 생긴 것. 또 한 명의 부상 선수인 맥마혼은 상처가 아물지 않아 챔피언결정전 출전이 어렵게 됐다.
3월 17일부터 시작된 챔프전은 싱거웠다. 도전자 현대건설이 플레이오프 때부터 최상의 경기력을 유지한 반면, 기업은행은 맥마혼이 빠지며 공격력에서 구멍이 났다. 에이스 역할을 기대했던 김희진은 이전의 모습을 되찾지 못했다. 박정아가 고군분투했지만 혼자서 모든 걸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기업은행은 챔프전에서 힘 한 번 쓰지 못하고 3연패를 당했다. V리그 사상 처음으로 한 세트도 빼앗지 못한 치욕적인 챔프전이었다.
창단 이후 줄곧 호성적을 낸 까닭에 신인 영입에 어려움을 겪은 기업은행 입장에선 주전과 후보 선수들 사이의 갭이 너무 컸던 점이 한스러웠다. 결국 주전 선수들의 줄부상이라는 암초를 만나자 이를 극복해내기 어려웠던 것.
하지만 기업은행의 2015-2016시즌은 투혼의 정규시즌 우승을 이룬 점에서 의미를 둘 수 있다. 물론 선수보강을 통해 미래전력 구축이 시급하다는 숙제 또한 남겼다.
[사진=기업은행 선수들. (C)IBK기업은행]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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