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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를 말한다⑦] 타치바나 요시이에 "하체의 움직임이 이대호와 이범호의 차이"
지바(일본)=홍성욱 기자 | 2014.08.27 09:36
롯데의 4번 타자와 대한민국의 4번 타자로 활약했던 이대호는 2012시즌부터 일본프로야구로 무대를 옮겼다. 오릭스에서 2년 연속 24홈런과 91타점을 기록하며 퍼시픽리그 타점왕과 베스트나인에 뽑힌 이대호는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어 올 시즌을 앞두고 소프트뱅크로 이적했다. 
 
'분석'과 '세밀'로 축약되는 일본프로야구에서 성공스토리를 이어가고 있는 이대호. 그를 바라보는 일본 야구인들의 시각을 파헤쳤다. <편집자주>
 
거센 바닷바람이 세차게 유니폼을 때린다. 백구는 바람을 뚫고 훨훨 날아다닌다. 시시각각 변하는 바람의 방향은 이쪽저쪽에서 예고없이 휘몰아친다. 마치 인생의 파도처럼. 바람의 시샘을 물리쳐야 승리를 움켜쥘 수 있는 곳. 지바롯데의 홈구장인 QVC 마린필드에서 장훈 선생의 후계자로 알려진 타치바나 요시이에(56) 코치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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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치바나 요시이에 코치가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지바(일본)=홍성욱 기자]


이대호는 ‘안타’ 이미지가 강한 선수
 
지바롯데 선수들의 타격지도를 마친 타치바나 코치는 밝은 표정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소프트뱅크의 4번 타자 이대호에 대한 얘기부터 풀어냈다. 
 
타치바나 코치는 이대호를 가리켜 “홈런 보다는 안타 이미지가 강한 선수다”라고 정리했다. 그리고는 한마디를 덧붙였다. “지금은 더더욱 그렇다”라고. 그도 그럴 것이 이대호는 올 시즌 홈런 수가 많이 줄었다. 홈구장인 후쿠오카돔이 큰 이유도 있지만 일본 투수들의 이대호 공략법도 다양해진 까닭이다. 
 
사실 4번 타자에게 꼭 필요한 건 ‘해결능력’이다. 한 방을 때려낼 수 있는 힘은 상대에게 중압감으로 작용한다. 그런 부분에서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계속 안타를 생산해내며 존재감을 이어가는 점에 대해선 타치바나 코치도 칭찬했다. 
 
타율이 낮아 큰 것만 조심하면 되는 4번 타자와 3할 타율을 유지하며 4번에 도사리고 있는 타자 가운데 후자가 훨씬 상대 팀에게는 불편한 상황이라는 얘기였다. 
 
타치바나 코치는 “이대호의 타격을 보면 어지간한 코스에는 방망이가 잘 따라 나간다. 그나마 약한 코스가 몸쪽 높은 공이다”라고 말했다. 약점이 보이면 지독하게 공략하는 것이 일본야구다. 제구를 바탕으로 하는 수준급 투수들이 몸쪽 높은 코스를 집중적으로 공략하며 이대호를 상대하고 있다. 유인구는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상황이다. 
 
실제로 이대호가 밀어치면서 타격감을 끌어올리자 바깥쪽 공이 현저히 줄었다. 대신 스크류볼(슈트볼)로 유인하면서 몸쪽 높은 공으로 승부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런 상황에서도 이대호가 안타를 쳐내는 것은 수싸움에 강하고, 공략할 수 있는 코스가 넓다는 증거라고 타치바나 코치는 거론했다. 
 
이대호와 이범호의 차이점
 
타치바나 요시이에 코치는 2012년까지 소프트뱅크의 타격코치였다. 당시 제자였던 이범호(KIA)를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이범호의 실패 원인에 대해 물었더니 이런 대답이 왔다. 
 
“이범호는 하체가 굳어있었다. 뻣뻣했다. 반면 이대호는 하반신이 상당히 부드러웠다. 하체의 유연함이 3할을 치는 비결이다”라고 말했다. 
 
이는 타치바나 코치의 타격 지론과도 연결된다. 그는 ‘볼을 길게 보는 것’이 ‘성공적인 타격으로 가는 길’이라는 지도철학을 갖고 있었다. 최대한 볼을 오래 보는 것. 즉 공에 시선을 오래 두면서 몸이 반응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확신했다. 그러기 위해서 하체 훈련이 필수적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타치바나 코치는 “지바롯데 선수들에게도 이 점을 가장 중요하게 가르치고 있다. 특히 낮은 공을 잘 치는 건 기본적으로 하체가 잘 따라가야 한다. 이 능력이 떨어지면 결코 좋은 타자가 되기 어렵다”고 했다. 
 
“몸집이 큰 이대호가 낮은 공을 잘 받아치는 것은 전반적으로 몸이 유연하지만 특히 하체의 움직임이 상당이 빠르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타치바나 코치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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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치바나 요시이에 코치(오른쪽)와 이토 이토 쓰토무 감독이 타격 훈련을 마무리 하며 얘기를 나누고 있다. [지바(일본)=홍성욱 기자]


야구 인생의 키워드는 꾸준함
 
야구와 함께한 그의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자 “좋은 기억이 없네요. 현역 때 잘 못해서요”라며 웃음을 보인다. 이어 “19살에 프로에 입단해 곧바로 3번 타자를 했는데 못치는 날은 관중들에게 욕을 많이 먹었어요. 어린 마음에 상처였지만, 내가 잘 치면 욕이 박수와 환호로 바뀐다는 사실을 알았기에 그 상황을 그리며 열심히 했을 뿐입니다”라며 담담히 말했다. 

제자들과 어린 선수들에게 한마디를 부탁했더니 “훈련이라는 게 힘듭니다. 똑같은 걸 계속 반복하는 과정이라 그렇지요. 잘 되는 날도 있지만 잘 되는 않는 날이 더 많아요. 그래서 꾸준함이 중요합니다. 훈련 때 잘 참고 이겨내는 선수가 결국 경기 때도 꾸준하게 잘하는 선수가 됩니다”라며 타치바나 코치는 조언했다. 작은 순간 하나하나가 모아져 실력이 되는 만큼, 꾸준함을 잃지 말라는 당부였다.
 
세이부에서 함께 뛴 4년 후배 이토 쓰토무 감독(전 두산 수석코치)과 또 다시 한 팀에서 만난 소감을 물었더니 타치바나 코치는 “오랫동안 함께 할 수 있다는 건 정말 좋은 일이다”라며 미소를 머금었다. 세이부의 전성기를 함께 했던 두 사람이 감독과 코치로 만나 지바롯데의 전성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 즐겁다고 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타치바나 코치는 “범호가 지금 KIA에서 뛰죠. 한국에 가면 꼭 안부 전해줘요”라며 트레이드마크인 미소를 다시 한 번 보였다. 인사를 나눈 뒤 클럽하우스로 발걸음을 옮기던 그는 긴 복도에서 몇 차례나 뒤를 돌아보며 손을 흔든 정겨운 사람이었다. 
 
▲ 타치바나 요시이에는?

1958년 후쿠오카현에서 태어난 타치바나 코치는 야나가와상고를 졸업하고 1977년부터 크라운 라이터 라이온스(현 세이부 라이온스)에 입단했다. 그의 스승이자 장훈 선생의 스승이었던 미츠키 겐지(전 도에이 감독. 1986년 작고)가 ‘제2의 장훈’이라고 그를 지칭하면서 더 큰 주목을 받았다. 
 
‘19세의 3번 타자’로 유명한 그는 1978년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 때 오 사다하루(왕정치, 현 소프트뱅크 호크스 회장)와 함께 클린업트리오를 이루기도 했다. 
 
일본프로야구에서 14시즌 동안 1149경기에 출전해 통산 2할 6푼 1리의 타율을 기록하며 세이부의 황금시대에 한 몫을 했던 그는 1985년부터는 대타로 많이 출전했지만 중요할 때 한 방씩을 쳐주며 팬들의 기억 속에 회자되는 선수다. 세이부와 한신에서 활약한 뒤 선수 생활의 마지막 시즌은 대만에서 활약했고, 은퇴 후에는 소프트뱅크, 세이부, 오릭스에 이어 지바롯데에서 타격 코치로 활약하고 있다. 
 
▲ 지금 이대호는?

이대호의 소속팀 소프트뱅크는 8월 25일 현재 67승 42패 5무(승률 0.615)로 퍼시픽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인 오릭스와는 3.5게임차. 이대호는 팀이 치른 모든 경기에 4번 타자로 나서 타율 3할 8리(448타수 138안타)와 13홈런 50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퍼시픽리그 타격 5위, 최다안타 2위, 홈런 10위, 타점 12위에 이름을 올려놓았다. 특히 팀 동료인 나카무라 아키라(140안타)와 최다안타 타이틀을 놓고 경쟁하는 모양새다. 
 
이대호는 8월 14일 라쿠텐전에서 시즌 13호 홈런을 터뜨렸다. 7월 2일 지바롯데전 이후 42일 만에 가동한 반가운 홈런포다. 1-3으로 뒤진 상황에서 나온 추격의 홈런포는 결국 연장 승부 끝에 역전승을 거두는 발판이 됐고, 이대호는 이 홈런으로 퍼시픽리그 전구단 상대 홈런을 기록했다. 
 
이대호는 12일 라쿠텐전 4타수 3안타를 시작으로 2주 동안 12경기에서 멀티 히트 7차례를 기록하며 물오른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18일 세이부전 이후 6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하며 꾸준함을 보여주고 있다. 

▲ 이대호의 사랑의 쌀 나눔 
 
이대호는 이번 시즌 들어 홈런을 터뜨릴 때마다 비거리(미터)를 무게(킬로그램)로 바꿔 소외가정 아동에게 쌀을 기부하는 사랑의 쌀 나눔 캠페인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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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도 비시즌에 연탄배달을 하는 등 참여하는 기부를 이어왔던 이대호는 시즌 중에도 기부프로그램을 이어가고자 사랑의 쌀 나누기를 시작하게 됐다. 이번 캠페인은 네티즌도 동참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대호는 참여 네티즌들을 위해 매월 선물을 내놓고 있다. 9월에는 글러브와 사인공을 준비했다.

지바(일본)=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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