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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명옥. (C)KOVO |
[스포츠타임스=홍성욱 기자] 배구는 세 차례 볼 터치를 통해 상대 코트를 향한 강한 공격으로 득점을 올리는 스포츠다. 철저한 분업이 필수적이다. 그러다보니 ‘리베로’라는 특수한 포지션도 생겨났다.
공격이 득점을 위한 마지막 방점이라면 수비는 기초공사다. 수비라인이 흔들리면 세터가 정교한 토스를 할 수도 없고 득점 확률도 떨어진다. 결국 수비는 승리와 직결된다는 얘기다.
2017-2018 V리그 여자부가 반환점까지 달려온 가운데 순위표를 보면 한국도로공사가 11승 4패 승점 34점으로 단독 선두를 내달리고 있다. 2위 현대건설(27점)과의 격차도 7점까지 벌어졌다.
도로공사가 파죽의 8연승을 내달리며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임명옥 리베로의 뒷받침을 꼽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의 활약에 팀도 선두를 기록하고 있는 것.
임명옥은 현재 수비 부문에서 세트당 9.367개로 전체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리시브 부문과 디그 부문에도 3위(세트당 3.2개)와 2위(세트당 6.167개)에 올라있다. 팀 리시브 1위와 수비 2위도 임명옥의 뒷받침 덕분이다.
전반기를 마무리한 임명옥은 자신감이 넘쳐 있었다. 임명옥은 스포츠타임스와의 통화에서 “시즌 개막 이후 3연패를 하는 동안 저도 흔들렸습니다. 반전의 계기는 팀이 첫 승을 거둔 11월 1일 흥국생명 전이었죠”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날 경기가 끝나고 김종민 감독님이 저를 부르셨어요. 그리고는 제게 ‘명옥아 배구는 그렇게 하는 거야’라고 하셨죠. 이어진 5일 현대건설전에서도 좋은 경기를 하고 나니 ‘아 내가 잘하고 있구나’라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라고 했다.
이후 임명옥은 흔들리지 않았다. 매 경기 자신의 몫을 해내며 경기력을 뒷받침했다. 차곡차곡 자신감도 쌓여갔다. 팀 승리는 이어졌다.
임명옥은 “처음에 한 두 경기를 잘했을 때는 다음 경기에 대한 조바심이나 강박관념이 많았어요. 고민과 걱정 속에 지냈지요. 하지면 요즘은 달라졌어요. ‘다음 경기를 또 잘해야 할텐데’ 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이제는 ‘내일도 잘 할 수 있을거야’라는 생각이 들죠”라고 했다.
그만의 생각이 아니다. 감독이 자신을 믿어주고 있고, 동료들 또한 자신을 믿어주고 있다는 강한 확신 속에서 그에 대한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용솟음치는 상황이었다.
도로공사에 이적 후 2년. 임명옥에게는 혼란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자신에 대한 기대치에 부응하지 못한 점도 큰 부담감으로 작용했다. 팀은 달랐지만 믿고 따랐던 고등학교 2년 선배 김해란과의 맞트레이드는 인생의 전환점이기도 했지만 큰 짐이기도 했다.
“이번 시즌을 통해 부진을 만회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단단히 마음을 먹었지요. 2년간 부진을 씻어내겠다는 생각을 정말정말 많이 했어요”라는 부분에선 조근조근 얘기하던 임명옥의 목소리에도 힘이 들어갔다.
체력적으로 자신이 있었다. 훈련에 매진했고, 비시즌 동안 쉬지 않고 혹독하게 자신을 몰아붙였다. 지금의 안정감은 그 때부터 이어진 결과물이다.
임명옥은 “비시즌 중에 남자 고등학교 팀과의 연습 경기 때도 거르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겠다는 자세로 임했어요. 시즌이 시작한 이후 가끔 그 때 생각이 납니다”라고 말했다.
비시즌은 시즌의 거울이다. 비시즌 동안 체력을 키우고 강한 훈련을 이어온 선수는 시즌에서 답을 찾는다. 이번 시즌 임명옥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요즘 그의 컨디션이 좋은 건 서브가 오지 않는 점으로도 설명된다. 상대 팀들은 서브를 임명옥 쪽으로 가지 않도록 한다. 그러다보니 임명옥은 리시브 감각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그는 “어느 정도 리시브를 받으면서 경기를 이어가야 하는 데 너무 공이 오지 않으면 감각이 둔해질 때가 생깁니다. 애매한 상황에서 받게 되기도 하고요. 결국은 훈련을 통해서 감을 찾아야 해요”라고 말했다. 훈련에 훈련을 거듭하면서 오늘의 임명옥이 완성됐다는 얘기였다.
요즘 임명옥은 몸도 가볍고 마음도 가볍다. 우선 팀이 자신을 믿어주는 부분에서 자부심을 느낀다.
임명옥은 “경기 전 미팅 때 제 쪽으로 오는 공에 대해서는 책임감을 부여해 줍니다. 신뢰가 생겼다는 점에서 저도 힘이 납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팀에 언니들이 많은 것도 제겐 큰 도움입니다. 사실 팀에서 맏언니는 여러 가지로 부담스럽고 힘든 자리거든요”라고 덧붙였다.
임명옥은 선수단에서 이른바 ‘넘버 쓰리’다. 이효희 플레잉코치가 최고참이고, 주장인 정대영이 두 번째다. 그 다음이 임명옥이다. 이후 이소라, 이바나, 배유나가 뒤를 잇는다. 언니 둘이 중심을 잘 잡아주니 따라가는 입장에서는 한결 수월하다는 얘기였다.
임명옥은 “사실 우리 팀이 작년에 어려운 일을 많이 겪었지만 그 때도 분위기는 좋았어요. 지금은 계속 이기면서 더 믿음이 생기고 단단해졌다는 게 차이점이죠. 이기겠다는 생각보다 지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언니들부터 쉽게 물러나면 안된다고 강조하죠”라며 팀 분위기를 전했다.
임명옥의 이번 시즌 목표는 팀의 우승이다. 그는 “흔들림 없이 꾸준하게 시즌 끝까지 가면서 팀 우승에 일조하고 싶어요. 다른 목표는 없습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우승을 향해 힘차게 내달리는 과정 속에 함께하고 있다는 걸 강조했다.
상대 코트에서 공이 넘어올 때면 쏜살같이 달려들어 걷어 올리는 임명옥. 그의 활약에 도로공사는 연승가도를 내달리고 있다. 더불어 ‘V1’을 향한 힘찬 행진도 이어가고 있다. 묵묵히 팀 승리를 뒷받침하는 임명옥의 존재감 또한 커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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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명옥. (C)KOVO |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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