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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현대건설 김세영과 양효진, 도로공사 정대영과 배유나. (C)KOVO |
[스포츠타임스=홍성욱 기자] 배구의 묘미를 맛볼 시간이 돌아왔다.
성탄절 연휴 첫 날인 23일 오후 4시 수원체육관에선 현대건설과 한국도로공사가 맞붙는다. 이 경기의 의미는 실로 크다. 순위표를 보면 알 수 있다. 홈팀 현대건설은 9승 5패 승점 27점으로 2위고, 원정팀 도로공사는 10승 4패 승점 31점으로 1위다.
1위와 2위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경기 결과가 기다려진다. 두 팀은 관록을 자랑하는 선수들이 많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지만 포지션별 특성에선 차이점 또한 많다. 승패의 갈림길이 어떤 포지션에서 어떻게 나올지도 관심거리다.
이번 시즌 두 차례 맞대결에선 1승 1패로 팽팽했다. 11월 5일 1라운드 대결에선 도로공사가 3-1 승리를 거뒀다. 당시 현대건설은 개막 4연승을 내달리다 첫 패배를 기록했고, 도로공사는 개막 3연패 이후 첫 연승을 거두며 상승 반전의 실마리를 찾았었다.
9일 후인 11월 14일 2라운드 대결은 반대로 현대건설의 3-1 승리였다. 현대건설은 1라운드 도로공사전 패배 이후 GS칼텍스에 패하며 주춤했지만 이 경기로 다시 일어섰다. 반면 도로공사는 개막 3연패 후 3연승 반전을 이뤘지만 이 경기 패배로 주춤했다.
현재 도로공사는 2라운드 현대건설전 패배 이후 7연승을 내달리고 있다. 오늘 경기를 통해 8연승에 도전하는 상황이다.
현대건설은 3라운드 들어 IBK기업은행과 흥국생명에 패했지만 지난 20일 KGC인삼공사전 3-0 승리로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더구나 두 팀은 나흘 뒤인 오는 27일 김천에서 다시 한 번 격돌한다. 백투백 대결이 이어지는 것. 1승 씩을 나눠가진다면 순위표 흐름은 지금처럼 이어지겠지만 반대로 한 팀이 2승을 한다면 순위표 양상이 바뀐다. 현대건설이 연승을 거둘 경우 선두로 치고 올라서게 되고, 도로공사가 연승을 거두면 9연승과 더불어 1강 독주체제를 공고히 하게 된다. 정규시즌 반환점을 도는 과정에서 백투백 대전의 의미는 실로 어마어마하다.
그렇다면 과연 승부는 어떤 쪽에서 가려질까. 우선은 서브와 리시브의 상황을 살펴봐야 한다. 도로공사는 이바나와 문정원의 강서브를 자랑한다. 두 선수의 서브 폭탄에 현대건설은 지난 KOVO컵에서 패했었다.
현재 현대건설의 리시브 라인에는 변화가 감지된다. 지난 20일 KGC인삼공사전에서 무릎이 완전치 않은 황민경 대신 고유민이 선발로 출전한 바 있다. 두 가지 의미다. 황민경을 보호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고유민이 실전감각을 익힐 수 있도록 한 측면이 분명 있다. 황민경으로 시즌을 계속 끌고가는 데 무리가 따른다면 백업이 기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한 포석이다.
현대건설은 엘리자베스와 황민경이 리시브 라인에 서서 시즌을 치러왔다. 김연견 리베로도 중원에 자리했다. 엘리자베스가 흔들릴 때는 황연주를 빼고 한유미를 투입하기도 했다. 강한 서브를 자랑하는 도로공사전에서 어떻게든 볼을 올려야 대등하게 맞설 수 있다. 도로공사의 목적타는 엘리자베스를 향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현대건설도 까다로운 서브를 구사하는 선수들이 많다. 모든 목적타는 기본적으로 문정원 앞으로 간다. 문정원이 버텨낸다면 도로공사는 속공과 이동속공을 통한 팔색조 전법을 구사할 수 있다.
센터라인을 보면 현란하다. 현대건설은 190cm가 넘은 트윈타워 김세영과 양효진이 버티고 있다. 도로공사는 키는 현대건설보다 작지만 이동속공에 능하고 배구 센스가 탁월한 정대영과 배유나가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들 네 명의 숨 막히는 대결은 오늘 경기의 체크포인트다. 양효진의 시간차 공격에 배유나의 이동속공이 맞서는 장면은 상상만 해도 기대가 된다. 김세영과 정대영 또한 국가대표 출신으로 경기 운영 능력에선 최고로 꼽힌다. 특히 김세영은 블로킹 면에서 특화됐고, 정대영은 잔볼 처리 능력에서 자타 공인 1등이다. ‘기술자들’ 4명이 어떤 경기력을 펼칠 것인지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원투 펀치 대결에도 관심이 쏠린다. 도로공사는 라이트 이바나와 레프트 박정아가 고공 강타를 뿜어낸다. 현대건설은 라이트 황연주에 레프트 엘리자베스가 큰 공격을 맞는다. 이들 네 명의 화력 대결 역시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코트의 야전사령관인 세터 대결에선 도로공사 이효희와 현대건설 이다영이 맞선다. 둘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합작했었다. 이다영은 신장이 좋고 파이팅이 넘친다. 블로킹 또한 좋다. 백전노장 이효희는 최고령 현역으로 아직도 기량 면에서 후배들을 압도하고 있다.
리베로는 도로공사 임명옥과 현대건설 김연견이 붙박이로 나선다. 임명옥은 이번 시즌 최고의 활약을 이어가고 있고, 김연견 또한 몸을 날리며 팀 승리를 견인하고 있다.
두 팀이 백투백 경기를 치르는 만큼 첫 경기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2연승이면 더 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1승만 하고 가도 큰 데미지는 없다. 23일 먼저 승리하는 쪽이 27일에도 유리한 입장에서 경기를 시작할 수 있다. 기선제압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번 시즌 들어 가장 관심이 모아지는 여자부 경기다. 배구 팬이라면, 특히 여자배구 팬이라면 결코 놓칠 수 없는 빅매치다.
중계방송은 SBS스포츠와 네이버스포츠를 통해 이뤄진다. 경기는 오후 4시 수원체육관에서 시작된다. 이번 시즌 선두경쟁 양상이 윤곽을 드러낸다는 측면에서 몹시 기다려지는 경기다. 승패도 중요하겠지만 ‘기술자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는 것만으로도 의미는 상당할 것 같다.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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