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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르트 하재훈, “내년에도 일본서 뛰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홍성욱 기자 | 2016.09.25 10:01
하재훈. (C)도쿄(일본), 홍성욱 기자

[스포츠타임스=도쿄(일본), 홍성욱 기자] 하재훈(야쿠르트)은 마산용마고를 졸업하고 시카코 컵스에 입단했던 유망주였다.

풍운의 꿈을 안고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던 그는 6년이 지난 뒤 한국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야구를 이어갈 수 없었다. 고교 졸업 후 해외에서 뛴 선수들은 2년 동안 출전 정지 유예기간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작년 9월에 귀국했다가 올 2월에 일본행 비행기에 올랐다. 먼저 향한 곳은 시코쿠의 독립리그였다. 2개월이 조금 넘는 인고의 시간이 지나면서 야쿠르트 스왈로즈와 5월말 계약을 체결하고 6월초에 입단해 뛰고 있다.

하재훈이 아내 그리고 두 살 아들과 함께 살고 있는 도쿄 중심부 레지던스 숙소 로비에서 그와 만났다. 2군 경기를 마치고 잠깐 쉬었다 내려온 그의 표정은 무척이나 밝았다. 낙천적인 성격에 미국과 일본을 거치면서 강해진 마인드까지 우리 나이 스물일곱 청년은 얘기를 나눠볼수록 성숙함을 무장하고 있었다.

시코쿠 독립리그 얘기로 시작했다. 미소를 머금던 하재훈의 얼굴색이 이내 변했다.

“고등학교로 돌아간 것 같았다. 그런 환경은 고등학교 이후 처음이었다. ‘이렇게도 야구를 하는 구나’라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야쿠르트로 가게 됐다”며 짧고 강렬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는 6월에 지난 시즌 센트럴리그 우승팀 야쿠르트의 일원이 됐다. 기대를 모은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투수 보강이 절실한 야쿠르트가 외야수를 보강한 것에 대한 반론도 있었다. 하재훈이 실력으로 이를 뛰어넘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첫 경기 이후 계속 안타를 치면서 1군에서 감을 잡아가는 데 그 상황에서 2군으로 내려왔다. 조금 아쉬웠다. 곧바로 1군으로 다시 불렀다. 그 때는 대타로 간혹 나갔다. 리듬을 찾기가 어렵더라. 타율도 다 까먹었다. 2군에 다시 왔더니 게임 뛰는데 애를 먹었다. 감각이 떨어졌다. 얼마나 힘들었는지...”

하재훈은 거침없이 말을 이었다. 몇 개월 동안의 기억이 주마간산(走馬看山)처럼 지나갔다. 이제 그는 앞으로를 준비해야 한다.

“내년, 혹은 이후에 대한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울 수는 없다. 현재로선 야쿠르트에 남거나 일본에서 다른 팀에 가거나 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1년 1년 열심히 주어진 환경에서 하는 게 나에게 중요하다.”

그는 한국인이지만 한국에서 야구를 할 수 없어 외국무대만을 바라보고 있다. 갑갑하지만 그 속에서 긍정적인 부분을 찾는다.

“몸은 힘들지만 아픈 곳은 없다. 일본에 와서 잘해야 된다는 생각도 많았고, 2군에 웨이트 시설이 없다보니 잘 먹고 있는데도 체중이 10킬로나 빠졌다. 좀더 근육을 키우면서 다시 준비 하겠다”고 했다.

쉬는 날에는 이대은(지바 롯데)과 자주 만난다. 1년 차이인 둘은 시카고에서 6년 동안 한 집에 살았던 가족 같은 사이다.

올 시즌 2군 무대에서 5차례 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결과는 5타수 1안타.

“1안타도 내야안타였다. 죽으라고 뛰어서 겨울 살았다.(웃음) 한 번은 정말 잘 쳤는데 야수 정면이었다. 경기가 끝나니 대은이 형이 ‘칠 줄 알고 그렇게 던졌다’라고 하더라. 그래서 ‘칠 줄 알았으면 그렇게 던지지 말아야지’하면서 서로 깔깔거렸다.”

그가 말하면서도 웃음을 보였다. 그러면서 2군에서 상대해본 투수 가운데 ‘대은이형 공이 최고’라고 가식 없이 말했다.

미국과 일본 야구의 차이에 대한 질문에 하재훈은 “미국은 공을 ‘빵빵’ 던지면서 감각적으로 치게 한다. 반면 일본은 공이 보이는 데 맞히는 게 어렵다. ‘야! 이거 한 번 쳐봐’라고 주는데 따라가는 데 적응이 필요하다. 포크볼이 어렵고, 아주 느린 커브도 쉽지 않다. 내년에는 확실히 더 잘 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올 시즌 1군 17경기에서 40타수 9안타(0.225)를 기록했고, 2군에선 48경기에서 199타수 57안타(0.296)와 7홈런을 기록했다.

29일 센다이 라쿠텐 원정을 끝으로 2군 경기를 마치면 10월 초에 귀국할 예정이다. 한 달 가량 쉬고 다시 몸을 만들 계획이라는 하재훈은 “타석에 들어설 때 ‘안타를 꼭 쳐야지’라는 생각을 하면 더 안되더라. 마찬가지다. 내년이 어떻게 될지를 너무 생각하면 안될 것 같다. 상황이 내 앞에 펼쳐지면 가서 살아남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하재훈의 야구 인생은 강한 성장 속에 이어지고 있다.

하재훈이 구단 제공 외국인선수 숙소인 레지던스 로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C)도쿄(일본), 홍성욱 기자

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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