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타임스=니시노미야(일본), 홍성욱 선임기자] 한신의 수호신 오승환의 곁에는 항상 그가 있다. 바로 운영팀 직원 이우일 씨다. 2011년 가을부터 삼성에서 통역을 담당했던 이 씨는 오승환이 일본에 진출하면서 2년째 일거수일투족을 함께하는 사이가 됐다.
오사카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야구를 했던 이 씨는 오승환, 그리고 한신과 함께하는 지금 이 ‘아주 특별하고도 행복한 시간’이라고 했다. 완연한 가을날이던 13일. 4만6천여 관중이 빼곡히 들어찬 일본 야구의 성지(聖地) 한신고시엔구장에서 그를 만났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성장했다.
“한국인 어머니와 일본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한국은 어머니의 나라다. 아주 어릴 때는 서울 할머니 댁에서 자랐다. 처음에는 한국말만 하면서 살았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일본으로 갔고, 그 때부터 일본말도 배웠다.”
-한국에 다시 온 건 언제부터인가.
“중학교 2학년 때다. 그 사이 할머니께서 거창으로 이사하셨다. 가장 가까운 대구에 둥지를 틀었다. 일본에 있으면서 초등학교 5학년 때 야구를 시작했고, 한국에 오면서 경상중학교 야구부로 전학했다. 경북고를 졸업하고 제주산업대에서 야구를 계속했다. 포지션은 내야수였다.”
-삼성과의 인연은 언제부터 시작됐나.
“모교인 경상중 손경호 감독님께서 연락 주셨다. 2011년 가을 캠프 직전에 오키나와 캠프에서 한 달 동안 통역으로 지냈고, 2012년 1월에 정식 직원이 됐다. 세리자와 코치(현 야쿠르트 2군 배터리코치)의 통역으로 두 시즌을 치렀다.
-오승환과 함께 일본으로 오게 된 과정이 궁금하다.
“승환이 형이 일본에 진출하게 됐다는 소식에 내심 함께 가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 때 형이 다가왔다. ‘같이 갈 생각 있어?’라고 물었을 때 정말 기분이 좋았다.”
-24시간을 거의 함께 지낸다. 처음엔 좀 어색했을 것 같다.
“우르르 함께 지내다 둘만 딱 떨어지니 처음엔 확실히 그랬다. 더구나 둘 다 말이 없는 스타일이고, 9살 차이나는 야구 선배님이셨다. 그렇지만 어색함이 없어지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금방 가까워졌다. 함께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빨리 상황 적응이 됐다.”
-삼성도 겪었고, 한신도 겪었다. 두 구단의 차이점이 있나.
“시스템의 차이는 거의 없는 것 같다. 다만 일본의 야구 환경이 조금 더 좋고, 시설도 좋은 것 같다. 특히 한신은 선수는 물론이고, 스태프 전원이 원정 때 특급호텔에서 1인 1실로 지낸다.”
-두 사람이 식사를 같이 할 기회가 많은데 식성은 비슷한가.
“특별히 가리는 것도 없고, 좋아하는 음식이 비슷하다. 승환이 형이 면을 즐긴다. 나 역시 그렇다. 보통 경기 전에 형이 오늘 경기 후 어떤 걸 먹겠다고 얘기한다. 곧바로 예약을 하거나 어느 집을 갈지 결정해 놓는다.”
-구단 식사는 어떤가.
“음식이 아주 잘 나온다. 그렇지만 선수들 대부분은 경기 전에 많이 먹지 않는다. 식사량이 많은 건 주로 코치님들이다. 랜디 메신저, 맷 머튼, 마우로 고메즈 등 외국인 선수들이 의외로 적게 먹는다. 왼손 투수인 다카미야 카즈야가 선수 가운데 대식가다.”
-경기가 있는 날 하루일과는 어떻게 이뤄지나.
“홈경기는 오후 2시에 훈련이 시작된다. 보통 1시 쯤 야구장에 도착한다. 구단이 지정한 택시로 출퇴근을 하는데 우리 집에 택시가 오면 내가 먼저 타고 승환이 형 집으로 갔다가 야구장으로 향한다. 도착하면 몸을 풀고, 외야로 나가 운동이 이어진다. 함께 캐치볼을 하고, 러닝과 복근운동이 계속된다. 경기 시작 때부터 3~4회까지는 치료를 받고 이후 불펜에 대기한다.
-원정경기 때는 어떤 점이 달라지나.
“호텔에서 쉬다가 3시 반쯤 야구장에 도착한다. 그것 말고는 특별히 다른 건 없다. 한신의 경우 외국인선수는 원정에 나설 때도 구단 버스에 타지 않고, 택시로 이동한다.”
-쉬는 날은 따로 지내는가.
“(미소를 지으며)대부분 함께 지낸다. 나가서 식사도 하고, 아주 가끔은 해먹기도 한다. 거의 떨어져본 적이 없다.”
-일본 생활 2년째다. 지난해와는 여러 가지로 달라졌을 것 같다.
“그렇다. 처음 하는 생활에서 익숙해진 생활로 바뀐 것 같다. 이젠 승환이 형도 일본어를 거의 이해한다. 말하는 것만 내가 도와준다. 동료들과 정말 잘 지낸다. 그런 면에서 수월해진 부분이 있다.”
-경기를 마친 뒤 결과에 따라 분위기가 확 달라질 것 같다.
“특별히 그렇지도 않다. 승환이 형은 내가 봐도 돌부처다(웃음). 세이브를 했다고 기분이 확 좋고 그런 게 아니다. 다만 결과가 좋지 않은 날은 말을 걸기 힘들다. 옆에 조용히 그냥 있는다. 시간이 흐르면 형이 얘기를 한다.”
-한국에서 보다 등판이 늘어났다.
“사실이다. 등판이 많다. 형을 보면서 ‘정말 힘들 텐데…’라는 생각을 한다. 다른 외국인선수 같으면 힘들다고 하루 쉰다고 할 것 같은데 형은 절대 그렇지 않다. 옆에 있다 보면 ‘오늘은 하루 쉬는 게 더 좋지 않을까’라고 혼자 생각한 적도 있다.”
-오승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잠깐 생각에 잠기더니)음… 형과 함께 지내고 있어 정말 행복합니다. 제가 외동이라 함께 지내면서 친형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홍성욱 선임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사진=고시엔구장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이우일씨. 홍성욱 기자]
홍성욱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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