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단독코너 ST피플
[ST피플] 오승환의 조력자 이우일 “형은 내가 봐도 돌부처”
홍성욱 | 2015.09.15 05:52



[스포츠타임스=니시노미야(일본), 홍성욱 선임기자] 한신의 수호신 오승환의 곁에는 항상 그가 있다. 바로 운영팀 직원 이우일 씨다. 2011년 가을부터 삼성에서 통역을 담당했던 이 씨는 오승환이 일본에 진출하면서 2년째 일거수일투족을 함께하는 사이가 됐다.

 

오사카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야구를 했던 이 씨는 오승환, 그리고 한신과 함께하는 지금 이 아주 특별하고도 행복한 시간이라고 했다. 완연한 가을날이던 13일. 46천여 관중이 빼곡히 들어찬 일본 야구의 성지(聖地) 한신고시엔구장에서 그를 만났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성장했다.

한국인 어머니와 일본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한국은 어머니의 나라다. 아주 어릴 때는 서울 할머니 댁에서 자랐다. 처음에는 한국말만 하면서 살았다.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일본으로 갔고, 그 때부터 일본말도 배웠다.”

 

한국에 다시 온 건 언제부터인가.

중학교 2학년 때다. 그 사이 할머니께서 거창으로 이사하셨다. 가장 가까운 대구에 둥지를 틀었다. 일본에 있으면서 초등학교 5학년 때 야구를 시작했고, 한국에 오면서 경상중학교 야구부로 전학했다. 경북고를 졸업하고 제주산업대에서 야구를 계속했다. 포지션은 내야수였다.”

삼성과의 인연은 언제부터 시작됐나.

모교인 경상중 손경호 감독님께서 연락 주셨다. 2011년 가을 캠프 직전에 오키나와 캠프에서 한 달 동안 통역으로 지냈고, 20121월에 정식 직원이 됐다. 세리자와 코치(현 야쿠르트 2군 배터리코치)의 통역으로 두 시즌을 치렀다.

오승환과 함께 일본으로 오게 된 과정이 궁금하다.

승환이 형이 일본에 진출하게 됐다는 소식에 내심 함께 가고 싶은 마음이었다. 그 때 형이 다가왔다. ‘같이 갈 생각 있어?’라고 물었을 때 정말 기분이 좋았다.”

24시간을 거의 함께 지낸다. 처음엔 좀 어색했을 것 같다.

우르르 함께 지내다 둘만 딱 떨어지니 처음엔 확실히 그랬다. 더구나 둘 다 말이 없는 스타일이고, 9살 차이나는 야구 선배님이셨다. 그렇지만 어색함이 없어지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금방 가까워졌다. 함께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빨리 상황 적응이 됐다.”

삼성도 겪었고, 한신도 겪었다. 두 구단의 차이점이 있나.

시스템의 차이는 거의 없는 것 같다. 다만 일본의 야구 환경이 조금 더 좋고, 시설도 좋은 것 같다. 특히 한신은 선수는 물론이고, 스태프 전원이 원정 때 특급호텔에서 11실로 지낸다.”

두 사람이 식사를 같이 할 기회가 많은데 식성은 비슷한가.

특별히 가리는 것도 없고, 좋아하는 음식이 비슷하다. 승환이 형이 면을 즐긴다. 나 역시 그렇다. 보통 경기 전에 형이 오늘 경기 후 어떤 걸 먹겠다고 얘기한다. 곧바로 예약을 하거나 어느 집을 갈지 결정해 놓는다.”

구단 식사는 어떤가.

음식이 아주 잘 나온다. 그렇지만 선수들 대부분은 경기 전에 많이 먹지 않는다. 식사량이 많은 건 주로 코치님들이다. 랜디 메신저, 맷 머튼, 마우로 고메즈 등 외국인 선수들이 의외로 적게 먹는다. 왼손 투수인 다카미야 카즈야가 선수 가운데 대식가다.”

경기가 있는 날 하루일과는 어떻게 이뤄지나.

홈경기는 오후 2시에 훈련이 시작된다. 보통 1시 쯤 야구장에 도착한다. 구단이 지정한 택시로 출퇴근을 하는데 우리 집에 택시가 오면 내가 먼저 타고 승환이 형 집으로 갔다가 야구장으로 향한다. 도착하면 몸을 풀고, 외야로 나가 운동이 이어진다. 함께 캐치볼을 하고, 러닝과 복근운동이 계속된다. 경기 시작 때부터 3~4회까지는 치료를 받고 이후 불펜에 대기한다.

원정경기 때는 어떤 점이 달라지나.

호텔에서 쉬다가 3시 반쯤 야구장에 도착한다. 그것 말고는 특별히 다른 건 없다. 한신의 경우 외국인선수는 원정에 나설 때도 구단 버스에 타지 않고, 택시로 이동한다.”

쉬는 날은 따로 지내는가.

“(미소를 지으며)대부분 함께 지낸다. 나가서 식사도 하고, 아주 가끔은 해먹기도 한다. 거의 떨어져본 적이 없다.”

일본 생활 2년째다. 지난해와는 여러 가지로 달라졌을 것 같다.

그렇다. 처음 하는 생활에서 익숙해진 생활로 바뀐 것 같다. 이젠 승환이 형도 일본어를 거의 이해한다. 말하는 것만 내가 도와준다. 동료들과 정말 잘 지낸다. 그런 면에서 수월해진 부분이 있다.”

경기를 마친 뒤 결과에 따라 분위기가 확 달라질 것 같다.

특별히 그렇지도 않다. 승환이 형은 내가 봐도 돌부처다(웃음). 세이브를 했다고 기분이 확 좋고 그런 게 아니다. 다만 결과가 좋지 않은 날은 말을 걸기 힘들다. 옆에 조용히 그냥 있는다. 시간이 흐르면 형이 얘기를 한다.”

한국에서 보다 등판이 늘어났다.

사실이다. 등판이 많다. 형을 보면서 정말 힘들 텐데라는 생각을 한다. 다른 외국인선수 같으면 힘들다고 하루 쉰다고 할 것 같은데 형은 절대 그렇지 않다. 옆에 있다 보면 오늘은 하루 쉬는 게 더 좋지 않을까라고 혼자 생각한 적도 있다.”

오승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잠깐 생각에 잠기더니)형과 함께 지내고 있어 정말 행복합니다. 제가 외동이라 함께 지내면서 친형 같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습니다.”

홍성욱 선임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사진=고시엔구장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이우일씨. 홍성욱 기자]

홍성욱  mark@thesportstimes.co.kr

<저작권자 © 스포츠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홍성욱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포토존
PREV NEXT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