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이글스파크 마지막 경기. (대전=연합뉴스)

현 KBO리그 최고(最古) 구장인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한화 구단은 29일 NC 다이노스와 치른 2024시즌 최종전을 끝으로 한화생명이글스파크를 떠난다. 내년부터는 새 구장인 대전 베이스볼 드림파크에 보금자리를 튼다.

한화생명이글스파크의 원 명칭은 한밭야구장으로써 1964년 완공됐다. 현존하는 KBO리그 9개 구장 가운데 가장 오래됐다.

전국체전과 실업 야구에 사용되던 한밭야구장은 1982년 한국프로야구 원년부터 3년 동안은 OB 베어스(현 두산 베어스)의 홈구장으로 쓰였다. 원년 당시 대전구장 외야석은 스탠드가 없었고, 플라타나스 나무가 심어져 있어 운치가 있었다.

이후 OB가 1985년 서울로 연고지를 옮기고 빙그레 이글스(한화의 전신)가 1986년 창단되면서부터 '독수리의 둥지'가 됐다.

여러 차례 보수공사를 거쳐 야구장은 수용인원이 늘었고, 편의시설 또한 폭넓어졌다.

이후 한화는 이 구장에서 정규시즌 2천213경기를 치러 1천67승 41무 1천105패를 거뒀다.

한화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각종 기록이 나온 무대이기도 하다.

송진우의 통산 3천이닝 투구와 탈삼진 2천개, 김태균의 86경기 연속 출루, 구대성의 200세이브, 정우람의 1천 경기 출전 등 대기록이 이곳에서 작성됐다.

김태균이 대전 구장 최다 출전(892경기)·안타(927개)·홈런(162개) 기록을 보유하고 있고, 마운드에선 송진우가 최다승(96승)을 수확했다.

다만, 가을 무대가 많이 차려지지 않은 점은 한화 팬들에게 아쉬운 대목이다. 한화는 2018년을 끝으로 6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했다.

한화는 창단 이래 13차례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17승 17패를 거뒀다.

한화는 올해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을 빅리그에서 데려오고 백전노장 김경문 감독을 선임해 화려한 피날레를 꿈꿔봤으나 무위에 그쳤다.

한화생명이글스파크가 문을 닫으면서 KBO리그에서 이제 50년 넘은 구장은 사라졌다.

KIA 타이거즈는 2013년 광주 무등경기장(1965년 건립)과 작별했고, 2015년에는 삼성 라이온즈가 대구 시민야구장(1948년 건립)을 떠났다.

내년부터는 1982년 개장한 서울 잠실구장이 최고참 구장으로 남게 된다. 이밖에 부산 사직구장(1985년), 수원케이티위즈파크(1989년)가 2000년 이전에 세워졌다.

잠실구장은 1982년 7월 완공됐기 때문에 이제 프로야구 원년 개막 때부터 함께한 구장이 사라졌다는 의미도 있다.

잠실구장과 사직구장도 작별 인사를 준비하고 있다. 서울시는 잠실구장을 허물고 2031년까지 그 자리에 돔구장을 새로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부산시는 2029년까지 신축 구장을 짓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이에 따라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는 2027∼2031년 5시즌 동안 잠실 주경기장을 홈으로 쓰게 된다. 사직구장 대체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정현규 기자  sports@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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