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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인터뷰] 정지윤 “일본전 17점 최고득점보다 3세트를 따내지 못한 부분이 아쉽다"
기타큐슈(일본)=홍성욱 기자 | 2024.06.13 06:41
미소 짓는 정지윤. (C)FIVB

인터뷰를 시작할 때 정지윤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12일 일본 후쿠오카 기타큐슈 서일본전시장 특설 코트에서 펼쳐진 2024 FIVB(국제배구연맹) VNL(발리볼네이션스리그) 3주차 첫 번째 경기에서 정지윤은 홈코트의 일본을 상대로 17점을 뿜어냈지만 패한 직후라 아쉬움이 남았던 것.

이날 경기 한국은 1세트와 2세트를 16-25로 내준 반면, 3세트는 23-23까지 맞서며 세트를 따낼 수 있는 지점까지 올라섰다. 마지막 집중력이 흔들리며 세트는 23-25로 마무리 됐고, 경기는 종료됐다.

정지윤은 이날 경기 17점(공격 14점, 블로킹 3점)을 올렸다. 양팀 최고 득점이었다. 한국과 일본 선수 가운데 정지윤처럼 파워넘치는 공격을 펼치는 선수는 없었다.

정지윤은 ”개인적으로 17점을 올린 기쁨보다 수준 높은 일본을 상대로 세트를 따낼 기회가 찾아왔는데 이를 해내지 못한 부분이 정말 아쉽습니다. 제 개인성적도 중요하지만 팀 성적이 우선이죠. 세트를 딸 기회가 찾아왔는데 이걸 확 잡지 못해 아쉬움이 너무 커요“라고 말했다. 그의 표정 속에서 아쉬움이 전해졌다.

정지윤은 일본에서 대관중이 운집한 가운데 주전으로 나선 국가대표팀간의 경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멤버였지만 당시는 무관중이었고, 정지윤은 백업 멤버였다.

정지윤은 ”사실 오늘 처음에는 긴장했어요. 하루 종일 경기를 준비하면서 마음을 단단히 먹었어요. 저에게는 일본 현지에서 많은 관중 속에 일본을 처음 상대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속으로 ‘언니들이 지금까지 이런 압박감을 이겨냈구나. 정말 대단한 언니들이었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죠“라고 말했다.

정지윤은 최강 공격력을 뿜어냈지만 리시브에서는 조금 아쉬움도 남았다. 그는 ”리시브는 제가 해줘야하는 부분입니다. 그래야 다른 공격수도 풀리고, 세터도 풀어낼 수 있죠. 그 부분에서 더 좋아져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제 스르로 부족함을 인지하고 있어요. 리시브 발전이 저에게는 큰 과제입니다. 특히 3세트가 아쉽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나라들이 주로 묵직한 강서브를 위에서 넣는 반면, 일본은 짧거나 긴 서브로 길이를 조절했어요. 마지막에 휘어지는 서브도 있었죠. (문)정원 언니나 외국인선수의 서브 같은 유형이었어요. 그런 서브가 오다 갑자기 강한 서브가 날아왔죠“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일본의 서브가 좀더 다양하고 까다롭다는 얘기였다.

그래도 정지윤의 성장은 눈에 보인다. 올해 VNL 첫 주차부터 팀의 주공격수 임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 그는 ”아 진짜요?“라고 반문한 뒤 ”저 개인적으로는 잘 느끼지 못합니다. 주변에서 조금씩 그렇게 말씀을 해주세요. 분명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지금 하는 플레이를 밀어붙이면 1년 2년 3년 가면갈수록 완성도가 높아질 것이라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지금 대표팀에 온 선수들끼리도 많은 얘기를 나눕니다. 이전에는 터무니없이 졌지만 올해는 지고 있어도 어떻게 해야 한다는 걸 조금은 알고 있는 느낌입니다“라고 말했다.

정지윤은 이번 시즌 대표팀에서 새로운 타법을 구사한다. 모랄레스 감독 부임 이후 여자대표팀은 낮고 빠른 공격으로 전환했다.

정지윤은 ”이렇게 빠른 공은 처음 때립니다. 처음에는 ‘이게 될까?’라는 의문도 들었지만 지금은 된다는 확신 속에 때리고 있어요. 지금까지는 타점을 잡아놓고 눌러쳤다면 지금은 세터의 토스 타이밍에서 스텝을 한 번 밟은 느낌입니다. 그리고 상대 블로커가 자리를 잡기 전에 때리는 거죠. 일본이나 태국이 이런 플레이로 먹혔듯이 우리도 조금씩 이런 빠른 플레이를 하고 있어요. 이 방법이 훨씬 효과적이라 느낍니다“라고 말했다.

정지윤은 일본전에서 블로킹 3득점을 올렸다. 모두 인상적인 블로킹이었다. 정지윤은 웃으면서 ”손맛이 정말 짜릿했어요. 공격 득점보다 기분은 더 좋더라고요. 분석했을 때 상대 미들이 런을 간다는 건 대비했어요. 받을 준비를 하다 길목을 차단하니 기분이 정말 짜릿했어요“라고 말했다.

정지윤은 과거 V-리그에서 미들블로커로 활약했다. 이후 아웃사이드히터로 정착하는 중이다. 그는 ”미들블로커로 리딩블로킹을 해봤기 때문에 도움이 되는 부분도 분명 있습니다. 그 때는 양쪽으로 움직일 준비를 해야했지만 지금은 사이드 블로킹이라 조금 수월한 면이 있어요“라고 말했다.

정지윤은 이제 대표팀에서 없어서는 안될 선수다. 국제대회를 통해 더욱 성장해야 하는 선수이기도 하다.

그는 ”강하고 빠른 상대 서브를 잘 받는다면 제 스스로도 성장이라 인정하고 싶어요. 상대 높은 블로킹을 두고도 포인트를 내는 방법 또한 더 많이 터득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그냥 때리면 득점이 나지만 여기서는 절대 쉽게 점수가 나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연구하는 자세였다.

그는 조금 지치긴 했다. 챔피언결정전까지 치르고 여기저기 인사를 다니고, 행사를 치른 직후 바로 대표팀에 합류했다. 하지만 의지는 대단하다. 정지윤은 ”솔직히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입니다. 하지만 저는 대표팀에서 경기를 뛴다는 사실 하나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또한 몸에 아주 큰 무리가 아니라면 힘을 쏟아부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모랄레스 감독님이 부드러우면서도 강조하는 메시지가 있어요. 특히 자신감이 떨어질 때 이 부분을 알려주세요. 전술적으로도 공격 면에서 큰 변화가 있습니다. 지금 분위기도 좋고, 더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특히 프랑스전은 무조건 이기고 싶습니다“라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그의 의지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정지윤은 ”프랑스는 높이와 파워는 좋지만 수비가 엉성한 부분이 있어요. 공격결정력이 중요할 것 같아요. 잘 자고, 잘 먹고 한 번 해보겠습니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준비는 끝난 표정이었다.

그의 의지가 남은 경기를 정조준하고 있다. 

기타큐슈(일본)=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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