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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인터뷰] ‘첫 성인대표팀 동행’ 이우진 “어디에서도, 어느 포지션에서도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마나마(바레인)=홍성욱 기자 | 2024.06.10 17:25
이우진(가운데)이 미소를 보이고 있다. (C)AVC

바레인 마나마에서 막을 내린 2024 AVC(아시아배구연맹) 남자부 챌린지컵에서 한국 대표팀은 3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타이완에서 열린 대회에서도 3위였지만 올해는 조금 결이 달랐다.

당시에는 국가대표 정예멤버들이 대부분 합류한 반면, 이번 대표팀은 부분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시작점이라 불릴 만했다.

특히 윙스파이커 이우진(베로발리몬자)에게는 이번 대회가 특별한 기억으로 남았다. 2005년생인 그는 지난 시즌을 이탈리아리그에서 보냈다. 한국에 계속 있었다면 올해 대학 신입생이었겠지만 이탈리아에서의 6개월에 대한 후회는 전혀 없다.

이우진은 언제 봐도 밝은 표정이다. 성인대표팀에서의 모든 것이 즐겁고 흥미롭다. 그는 “대표팀에 와보니 좋네요. 아주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우선 그는 주포지션인 아웃사이드히터가 아닌 아포짓스파이커 백업으로 대회를 준비했고, 마쳤다. 생소한 자리였다.

이우진은 “라미레스 감독님이 해보자고 하셔서 시작했는데 처음 해봤어요. 그리고 어색했어요(웃음)”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래도 소중한 경험이었다. 조별리그 첫 경기부터 마지막 3-4위전까지 이우진은 교체로 투입돼 활약했다. 득점 이후에는 활기찬 표정과 하이파이브로 코트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우진은 “짧게라도 들어가는 게 정말 큰 경험이었습니다. 성인대표팀에 처음 와보니 잘하는 형들도 많고, U19 대표팀과는 실력이나 환경 면에서 큰 차이를 느꼈습니다. 운동에 집중할 환경이다보니 대표팀 욕심이 생기네요”라며 미소를 보였다.

그는 대표팀에서 막내다. 바로 위에 형은 2004년생인 최준혁이다. 두 사람이 함께 막내의 일을 했다. 이우진은 “운동이 끝나면 수건을 들고 나르고, 물통에 물을 채우는 정도였죠. 다 재미있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1부리그에서 한 시즌을 동행하다 대표팀에 합류한 이우진에게 몬자에서 머문 6개월은 배구 인생의 전환점으로 삼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바레인에서의 대표팀 동행 또한 궤를 같이 했다.

이우진은 “이탈리아에서는 만 18세라 경기에 나설 수 없었어요. 만 19세부터 출전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세계 최고 선수들이 모여있고, 경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많이 배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탈리아에 있으면서 이우진은 영어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해 열심히 하고 있다. 지금은 거의 알아들을 수 있는 수준이다. 라미레스 감독의 지도 또한 통역 없이 알아듣는다.

이우진은 “이탈리아에서 가장 인상적인 건 서브를 강하게 구사하고, 훈련 때도 강한 서브를 성공률 높게 구사한다는 점이었습니다. 또한 강한 서브를 습관처럼 받으면서 적응할 수 있었어요. 공격 때는 높은 블로킹이 왔을 때 쳐내는 기술도 습득할 수 있었습니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라미레스 감독님의 지도 방식도 이탈리아 감독님과 거의 비슷합니다. 생소하지 않았어요. 수비 위치를 잡는 법, 반격을 할 때 파이프 공격을 준비해서 들어가는 것 모두 유럽에서 하는 방식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처음 받는 지도라는 국내 선수들과는 다른 대답이었다.

이우진은 “아, 다른 점이 있었어요. 라미레스 감독님의 훈련량이 이탈리아보다는 확실히 많았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우진은 리시브 보완을 가장 큰 과제로 꼽았다. 그는 “한국과 이탈리아의 리시브를 비교하면 이탈리아의 서브가 훨씬 강하기 때문에 리시브 능력 또한 많이 요구됩니다. 스파이크서브가 오면 일단 볼을 올려놔야 합니다. 연타 서브가 오면 발을 움직여 최대한 정확하게 세터 쪽으로 패스를 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이우진은 “우리 팀 주전세터인 페르난도 크렐린(브라질)의 토스는 정말 정확하게 오더라고요. 손만 들면 1점이예요. 제가 다른 공격수보다 키가 조금 작으니 살짝 낮게 주겠다고 하면서 토스 높이를 조정했는데 정확하게 왔어요”라고 말했다.

세계적인 수준의 택배 토스를 경험하면서 이우진은 또 한 번의 적응이 필요했다. 대표팀에서의 공격 전술에 적응해야 했던 것.

이우진은 “이탈리아와 한국리그는 공격수들이 원하는 토스가 조금 다른 것 같아요. 이탈리아에서는 안테나까지 길게 주는 데 한국은 그 전에 떨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라미레스 감독님은 상황에 따라 변화를 주는 부분이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수비에 대한 변화도 언급했다. 이우진은 “이탈리아는 자신의 개인기량으로 수비를 합니다. 반면 라미레스 감독님은 아주 세세하게 알려주세요. 골드박스를 만든 것도 그런 부분입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는 8월 다시 이탈리아로 날아간다. 올 시즌은 만 19세가 지났기에 출전도 가능하다. 이우진은 “구단에서 집을 제공해줍니다. 그런데 이번 시즌에는 차가 나온다고 하네요”라고 미소를 보였다.

지난해 이우진은 어머니와 함께 이탈리아도 향했다. 3개월 동안 어머니와 함께 지냈고, 이후는 혼자 보냈다.

이우진은 “슈퍼마켓에 가서 재료를 사다가 스파게티를 해서 거의 매일 먹었는데 제가 생각해도 맛있었어요”라며 “한국에 오니 그런 맛이 나는 곳을 찾지 못했어요”라고 웃었다.

그는 이탈리아에서 다음 시즌까지 보낸 이후 거취를 결정할 생각이다. 유럽에 남을 수도 있고, V-리그에 들어올 수도 있다.

이우진은 “일단 다음 시즌을 해보고 나서 결정하려고 합니다. 이번에 와서 아시아권 배구를 경험해보고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표팀에서 계속 이기는 경기를 하니 재미었었습니다. 아시아 여러 팀들을 보니 이탈리아보다 키는 작은데 점프력은 비슷하거나 오히려 좋더라고요. 때로는 이탈리아보다 높은 고공 플레이를 구사하기도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우진은 일본 배구도 많이 본다. 기본기를 바탕으로 신장을 극복하는 플레이를 하기 때문이다. 이우진은 “몬자 동료로 다카하시 란이 있었습니다. 훈련 때 리시브 하는 걸 보면 100% 세터 머리 위로 보냅니다. 정말 100%였어요”라며 작은 감탄사를 터뜨렸다.

이어 “일본 배구를 보면 서브를 강하게 쳐 상대 리시브를 흔들고, 강점인 수비로 포인트 만들어 냈어요. 리시브를 워낙 잘하니 사이드아웃을 빨리 돌리더라고요. 스피드 면에서 이탈리아 프로팀과 일본 대표팀이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세계적인 수준의 배구를 접하고 함께하면서 이우진은 성장의 발판을 조금씩 마련하고 있었다. 

그는 “좀더 배우고 싶어요. 지금은 우선 배우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나중에는 어디에 있어도, 어떤 포지션을 소화해도 잘 하는 선수로 남고 싶습니다. 지켜봐주세요”라며 특유의 미소를 지었다.

이우진의 활약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이우진이 득점 이후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C)AVC

마나마(바레인)=홍성욱 기자  mark@thesports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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